대부분의 사람이 원하고 손에 넣으려는 것이 명백한 세계에서 누군가는 남다를 것 없는 탐욕을 온몸으로 발산한다.
짓밟고 속이고 악을 쓰며 두 손 가득 그러쥐는 것만 무한히반복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다시금 공허함을 온몸으로발산하기도 한다. 그마저 속임수인 경우도 허다하다. 한편설령 속임수라는 사실을 내심 알아챈 후에도 마주한 누군가가 눈물을 흘리면 닦아주기 위해 손부터 뻗는 사람도 있다.
은하를 보면서 그런 마음이야말로 흔치 않고 귀한 것이라고성지는 진심으로 느꼈다. 동시에 귀한 것을 재빨리 알아보고 집어삼킬 기회를 노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래에서 왔습니다> - P30
여느 때와 같은 멜로디였으나 평소와는 다른 파동으로 퍼져 나가는 것처럼 아득하게 들렸다. 아, 하고 성지의입 밖으로 탄성이 비어져 나왔다. 생애 처음으로 오디션에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도 바로 이런 느낌이 들었던것이다. 극도의 불안이 일순 눈물이 샘솟는 환희로 탈바꿈되던 그날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어쩌면 그때처럼 이 전화한 통이 인생의 다음 장을 열어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그럴 것이다. 성지는 예감의 실체를 확인하기에 앞서 휴대폰을 꼭 쥔 채 천천히 숨을 내쉬며 양쪽 어깨를 쭉 폈다. 그러고는 이내 결심한 듯 화면 위로 시선을 옮겼다. <미래에서 왔습니다> - P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