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배역 스펙트럼이 점점 좁아짐에도 불구하고 이연은 배우로서 지금 제 나이와 경험이 싫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 이연은 인간을 더연민하게 됐으니까. 이연은 그리스신화 속 영웅이나 현대의 범인못지않게 "그 나머지 사람들을 애정하게 되었다. 자신을 이기지못하는 이들을 잘못된 선택을 하는 자들을 변명하고 나약한 이들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들을 깊이 응시하게 되었다. 우선이연부터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이연은 착한 사람보다 성숙한 사람에게 더 끌렸다. 그리고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고싶었다. 어쩌면 젊은 시절 주사 때문에 동료들이 이연을 기피한적이 있어서일지 몰랐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 성민은 잘 몰랐지만. 김애란 <홈파티> - P106

오대표의 목소리를 듣자 이연의 머릿속에 문득 학교에서 배운 서사 이론 하나가 떠올랐다. ‘작가로서 당신이 누군가에게 뭔가 주고 싶다면 그에게서 먼저 그걸빼앗으라‘는 법칙이었다. 그래서 이연은 지금도 소설이나 연극,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너무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면, 사랑이나어떤 성취 혹은 명예 앞에서 너무 벅찬 감정을 표할 때면 어김없이 ‘저 사람 곧 저걸 잃어버리겠구나‘ 예감하곤 했다.  김애란<홈파티>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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