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6월 10일자 2면의 바로잡습니다라는 코너를 보니 일전에 정동영 의장이 사퇴의 변으로 인용한 “현애철수장부아(懸崖撤手丈夫兒)” 라는 말 중에 ‘철’은 ‘살’로 써야 맞으니 바로 잡는다고 한다.  야후 옥편을 찾아보니 ‘거두다’, ‘치우다’의 의미로 쓰일 때는 철로 읽고, - 예를 들자면 철수(撤收) - ‘뿌리다’, ‘놓다’, ‘놓아주다’의 의미로 쓰일 때는 살로 읽는 것 같다. 살포(撒布)처럼 말이다. 내 생각에는 손을 거두다로 해석해서 ‘철’로 읽어도 무방할 것 같은데 과문한 주제에 감히 왈가부 하기가 어렵다.


‘낭떠러지에 매달렸을 때 손을 탁 놓아 버리는 것이 대장부’라는 의미의 이말은 백범이 거사 전 윤봉길에게 전한 말이라고 한다. 흔들림 없는 결단과 대의를 위해 목숨을 초개로 여길 것을 주문하는 말일 것이다. 양인간에 교감되었을 감정을 생각해 보면 그 비장함이 시황제를 시해하러 가는 자객 형가의 노래 “역수의 시”를 떠올리게 한다. 지방선거에 패배해 당을 떠나는 정동영의장의 마음과 꽃 같은 대한남아를 사지로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던 백범의 마음, 그 두마음 사이의 간극을 생각해보면 비유가 차고 넘침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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