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평 숙제를 위해 <이지누의 집이야기>를 열심으로 읽고 있는데, 책 중에 나오는 회재 이언적의 독락당이니 낙산사 원통보전이니 하는 그런 것들을 찾아보려고 옛날에 읽었던 김봉렬의 <한국건축의 재발견>시리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월간 이상건축에서 1999년에 나온 초판 2쇄본인데, 이게 요즘 돌배게에서 개정 증보판이 나와서 사람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 를 다시 꺼내보기도 하고 나름으로 건축이나 집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오늘 낮에 우연히 “이금희의 파워인터뷰”라는 프로를 보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현대건축의 아버지인 김수근 문하에서 십여년을 공부했으며 현재는 건축사무소 이로재履露齋(아마도 신발에 이슬 묻혀가며 세상을 돌아다니고 열심히 건축공부해서 사람 살기 좋은 건물을 만들겠다는 뭐 그런 뜻이 이로재라는 당호에 담겨있으리라 내 멋대로 짐작해보았고, TV를 보니 이로재라는 현판이 서재같은 사무실 벽에 붙어 있었는데 고풍스런 멋이 있더라)를 운영하고 있고, 자신의 말에 의하자면 김수근으로부터 ‘기맥힌 놈’이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승효상이라는 사람이 인터뷰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니 승효상의 저서로 여러권의 책이 줄줄이 줄을 잇고, 그 중 <건축, 사유의 기호>라는 책은 내가 오다가다 슬쩍슬쩍 보면서 관심을 가지기도 했던 것인데, 오늘 내가 안 기맥힌 사실은 내가 이때까정 승효상을 송효상으로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초중고대 16년의 학교생활중 내가 아는 친구중에 승씨라고는 눈을 씻고 닦고 찾아봐도 없었던 것이니 ‘승’을 ‘송’으로 착각했다고 해서 큰 허물이라 할 수는 없으리라. 아래 사진을 보면 승효상이 입고 있는 검도복에 이로재(履露齋) 승효상(承孝相)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인터뷰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 두 토막. 하나. 승효상이 빈 유학시절에 절체절명의 어려운 시기에 처해있을 때 그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선배의 편지내용 “너는 낭중지추(囊中之錐)” 그때 그 말이 많은 도움이 되어서, 그래서 요즘 자신도 후배들에게 많이 돌려주고 있다고 한다. 칭찬은 역시 고래도 춤추게 한다.


둘. 영화 토탈 이클립스(나는 이 영화를 보지는 못했다. 다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랭보 역으로 나오고, 동성애하면서 술처먹고 지랄하며 별스럽게 예술하는 넘들의 이야기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음...)를 보다가 랭보가 베를렌에게 했다는 “너는 시를 어떻게 써야하는 지를 알지만, 나는 시를 왜 써야 하는 지를 안다”는 말을 듣고 섬뜩했다는 이야기. 건축도  멋을 부리거나 똥폼만 잡을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요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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