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펠릭스 누스바움.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정말 여담인데 문득 생각나서 몇 자 적어본다.  182페이지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한 5년 전부터 나는 여름이면 ‘잘츠부르크 음악제’를 찾는다. 구시가의 뒷골목에 있는 오래된 호텔에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오페라 두세 작품, 교향악과 실내악, 그 외의 가곡 리사이틀 등을 각각 한두 공연씩 즐기는 것이 언제나의 일정이다."

본인같은 필부에게는 팔자에 없는 꿈같은 이야기일 것이나, 능력이나 자격이 있는 인사에게는 일상의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대국 일본에서 대학교수로 재직중이며 저명한 문필가이기도 한 50대의 독신남 - 아마도 그런 듯 하다 - 에게는 매년 여름을 잘츠부르크에서 보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한데 이산 백성의 눈물과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하다가 문득 이 이야기를 듣게 되니 뭐랄까? 책을 읽는 동안 디아스포라로서의 작가의 아픔이나 고민, 비애, 애환 같은 것들이 진지하게 가슴으로 다가왔다가 이 대목에 이르러 일순 공중부양하여 붕붕 떠다니는 그런 묘한 기분을 잠시 느꼈던 것이다.


뭐 어떻다는 것이 아니고 그냥 그런 생각이 잠시 들었다 말았다는 것이다. 어제 본인은 마누라하고 둘이 모모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밥값으로 40,000원 가까이 지출했다. 그 식당은 뷔페식이라 산해진미를 배가 미어 터지도록 먹었다. 실로 함포고복하며 집으로 돌아오다가 아파트 입구에서 빈박스로 가득찬 리어카를 힘겹게 끌고가는 허리 완전 90도로 꼬부라진 할머니를 보았다. 일전에 tv를 보니 하루종일 폐지 모아서 보통 하루에 3000원을 번다고 한다.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내가 한끼 4만원짜리 식사를 했다고(어쩌다 한번 기분내는 것이지,  매일 그러는 것은 당근 아니다.) 해서 나에게 눈물 가득한 가족사나 가슴아픈 개인사가 없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알 수 없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