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하는 그림들
이주헌 지음 / 예담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1. 일단 그림이 커서 마음에 든다. 얼마전 예경에서 나온 <천년의 그림여행>의 경우 일부 독자들로부터 소개된 그림의 도판이 너무 작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것이다. 작은 그림을 좀 자세히 볼려고 책에 코를 박고 눈알이 빠져라 보다 보면 짜증이 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그림이 작은 것도 문제이지만 그림이 너무 커서 양페이지에 걸쳐 있을 경우에도 문제는 있다. 양페이지에 걸쳐 인쇄된 그림의 가운데 부분을 자세히 볼려고 책을 무리하게 펼치다 보면 책이 무슨 수박도 아니고, 모세의 홍해바다도 아닌것이 양쪽으로 똑 따갈라지면서 설상가상 밥상위에 엎어지는 격으로 책이 두권으로 세포분열하는 그러한 난감한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본인 생각에는 큰 그림도 좋지만 될 수 있으면 한 페이지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2. 그림관련 책일 경우 문제가 되는 중요한 것은 그림크기와 아울러 도판의 선명도 내지는 인쇄상태가 될 것이다. 학고재에서 출간된 소위 기념비적 저작이자 전세계적 기획 출판물인 "중국회화사 삼천년"의 경우 판권 소유자인 예일대학 출판부가 한국어판을 기획하면서 한국의 인쇄술이 못미더워 전량 홍콩에서 인쇄하는 조건으로 출판하게 되었다는 보도를 본 바 있지만 거금을 들여 이 책을 구입한 본인이 목도한 이 책의 인쇄상태란 것이 생각하는 그림들에 나오는 그림의 인쇄상태나 별 반 차이가 없더라나.

3. 책에서 시종 사용되고 있는 경어체 문장(작가소개까지 경어체로 되어 있더라)은 마치 선생님이 초등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어서 다소 부담스러웠고, 또 그림에 대한 설명이 너무 도덕적이고 원론적인 것 같아 지루한 느낌이었다. 188페이지의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부그로, 밀레, 보갱, 르누아르, 샤르뎅, 마티스 등은 두 번씩 언급되었으며, 윤석남은 생각하는 그림 오늘에도 소개되었던 화가이다. 얇은 책에 한 화가의 그림을 두 번씩 소개하는 것보다는 다른 화가를 한 명 더 소개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화가인명사전이 뒤에 붙어 있어 - 처음에는 화가 소개가 없는 줄 알고 투덜거리다가 나중에야 뒤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 책을 읽다가 보면 한 페이지 읽고 뒤에 가서 찾아보고 다시 두페이지 읽고 또 뒤쪽을 뒤적여야 하니 오뉴월 개보다 게으른 본인에게는 고역이랄 것 까지는 없지만 다소 귀찮은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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