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독서의 달인 혹은 대가들이 권장하는 독서법으로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방법이 있다. 소생 멋대로 이를 일컬어 동시다독법이라 명명하였다. 왜국의 다치바다 다카시씨나 아국의 이동진씨 같은 인사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 네이버의 “지식인의 서재”를 보면 이동진이 자신의 독서법을 소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지식인의 서재”에는 책 깨나 읽은 내공 깊은 인사들이 등장하는 까닭으로 그들의 오랜 세월동안의 공력이 깃든 서재를 구경하는 재미도 무척 솔솔하지만 그들이 내인생의 책 어쩌고 하며 추천하는 도서의 목록을 하나 하나 체크해 보는 즐거움도 몹시 랄라라하다.

소생의 독서법을 말하자면 일시일독법(한번에 한권만 본다)보다는 동시다독법을 선호하는 편이나 소생이 펼치는 동시다독법은 한번에 보통 두권 정도, 많아도 세권을 넘지 않는 수준인데 이번에는 욕심을 좀내어 5~6권을 시도해봤다. 얕은 공력에 너무 고난이도의 수련을 하다가 뇌에 합선이 일어나 주화입마하는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다. 실제로 여러권을 읽으니 조금 어지럽기도 하고 이거 읽다 저거 읽다 하니 내용 연결이 잘안되는 것 같기도 하다. 혹자는 통섭이 어쩌고 하여 혹가다 여러 책들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켜 문득 깊은 깨달음에 이를수도 있다고는 하나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해 본다.

1. 정의란 무엇인가

예전에는 소위 베스트 셀러라는 것을 우습게 봤는데(왜 이런거 있잖은가. 가당찮은 존심 비슷한 거. 나는 개나 소나 다 읽는 그런 책은 안봐! 나만의 뭔가 특별한 책을 본단 말이야 흥흥흥!!) 역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여러 사람이 추천하는 책은 다 나름이 이유가 있는 법이다. 아직 조금밖에 못 읽어 뭐라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말이다. 어쨌든 책으로나마 하바드 강의를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호강인가   
 

  

 

 

2. 곤두박질

피터 븨뢰겔의 사라진 작품을 둘러싼 일종의 미스터리 소설이다. 중간쯤 읽었다. 블랙유머라고 하나 별로 나의 심금을 웃기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피터 브뢰겔에 대한 내 개인적 관심으로 그럭저럭 중간까지 끌고 왔는데 중간쯤오니 조금 재미있어 지려고 한다. 소생은 븨뢰겔의 작품중 “이카로스가 추락하는 풍경”을 보고 아하!!~ 몹시 감탄했었다. 아마도 최영미의 <시대의 우울>을 읽다가 처음 보았던 것 같다.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이랄까 냉소같은 것이 느껴졌다. 익히 보던 중세의 미술작품과는 전혀 다른 뭔가 특별한 그림이었다.  

 


 

3. 1Q84(3권)

하루키씨의 소설은 역시 재미가 있다. 구입한지 하루만에 반쯤 읽었다. 곤두박질보다 훨씬 쉽게 읽힌다. 하루키의 문장은 뭐랄까 무겁고 진지한 내용을 가볍고 사뿐하게 풀어가는 것 같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야리꾸리한 대목도 가끔 나오고 해서 읽다보면 자꾸 뒷장이 궁금해진다. 언제쯤 또 야리한 대목이 나올까 하는 마음에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다. 곤두박질도 200페이지 넘게 읽었지만 - 열린책들의 판본은 행간이 몹시 조밀한 사정으로 보통 책으로 따지자면 230페이지 정도는 되지 싶으다. - 야리꾸리의 야자도 안나온다.  

 


4. 지의 정원

4백 그루의 묘목이 아니라 거목들이 심어져 있다면 그곳은 정원이 아니라 숲이라고 해야 온당할 것이다. 역시나 깜시나 독서가들을 자극하는 것은 목록이다. 장정일이 삼중당문고 목록을 빨간 볼펜으로 그어가며 봤듯이 독서의 방향이나 목표를 제시하기도 하고 자신의 양적인 성취를 가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래저래 유용하다. 아직 50페이지 가량밖에 보지 못했지만 목록 400권은 택배가 오는 날로 다 훑어 봤다. 읽은 책은 어느 것이고 소장하고 있는 책은 뭣이고 이건 한번 읽어봐야 겠다. 저건 일단 사놓기는 해야겠다 등등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5. 닉 혼비의 런던스타일 책일기

<피버 피치>를 사놓은 게 언제인데 아직 읽지 않고 있다. 책읽는데 런던스타일이 있고 오사카스타일이 있고 혹은 대구스타일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매달 구입한 책과 읽은 책의 목록을 소개하고 책에 대한 서평이라기 보다는 사거나 읽은 책의 내외부적인 감상을 생각나는대로 적어 놓은 것 같다. 소생 읽기에는 뭔가 산만하고 착 감기는 고런 맛은 없다. 아마도 소개되는 책 목록중에 일독한 것이 거의 없고 어떤 것들은 제목조차 소생에게는 생소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 너무도 얕은 소생의 견문이여~ 애닯구나) 혼비의 아들이 자폐증이라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