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에세이류
그린비에서 나온 작가가 사랑한 도시 시리즈 중에 <뮈세의 베네치아>가 있다. 소생은 뮈세가 누군지 몰랐다. 내가 모른다고 안유명한 사람이 아닌 것이 뮈세는 프랑스 낭만주의 4대 시인 중 한명으로 대단히 다재다능한 시인이었다. 우리에게는 조르주 상드의 애인으로 더 유명한 것 같다. 둘이 베네치아로 밀월여행을 떠났다가 둘이 모두 병에 걸렸는데 이때 상드는 그들을 치료하던 베네치아의 젊은 의사와 눈이 맞아버린다. 아아!! 그러다가 나중에 파리에서 둘이 다시 만나서 또 어쩌고저쩌고 지지고뽁고 하는 우여곡절파란을 겪는다. 둘은 1833년에 만나 1835년에 헤어졌으니 사귄 기간은 3년이 채 안된다.
둘의 연애를 소재로 뮈세는 자전적 소설 <세기아의 고백>을 남겼다.(문학동네에서 나와있다. 두 번이나 영화화되었다고 하는데, 줄리에뜨 비노쉬가 주연한 1999년 영화는 우리나라 개봉명이 ‘파리에서의 마지막 키스’라고 한다. 참! 제목하고는....탱고가 아니라서 다행인가? 음.), 뮈세가 죽은 후에 상드는 <그녀와 그>(이것은 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에서 나와있다.)라는 책에서 자기 입장을 밝혔는데, 상드의 책이 나오자 뮈세의 동생 폴이 <그와 그녀>라는 책을, 뮈세의 연인이었던 콜레는 <그>라는 책을 써서 뮈세를 변호했다고 한다. 참내!! 뭐하자는 이야기긴지....그라믄 이제 상드의 지인 누군가가 <그녀>라는 책을 쓸 차례인데.......글 못쓰는 사람은 어디 연애라도 하겠나? 서러워서 살겠나?....이런 생각이 드네...
고봉만외 9인 <베네치아의 기억>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괴테, 바이런, 프루스트, 발자크, 스탕달, 페르낭 보르델 등 베네치아를 사랑한 예술가, 작가들의 베네치아 인상기 모음이다. 그들의 글에서 베네치아를 언급한 부분만 발췌 번역한 형식이다. 견문일천한 소생이 보기에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관련 자료들을 일부 소개한 것들도 있는 것 같다. 2부는 건축, 문학, 음악, 미술, 영화 각 방면의 전문가 10명이 베네치아의 역사와 예술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하고 있다. 도판자료도 풍성하다. 천년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 베네치아의 풍경을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베네치아에 관심있다면 꼭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의 베네치아 여행> 릴케는 베네치아를 무척 동경해서 베네치아 도서관에서 베네치아에 관한 책을 거의 다 읽었다고 한다. 백석의 가난하고 높고 쓸쓸하고 외로운 그 사람, 윤동주가 별 하나에 불러본 아름다운 그 이름, 라이너 마리아 릴케같은 고명한 시인의 안내로 베네치아를 한번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황송할 따름이다. 너무 황송망송해서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클라우스 틸레 도르만 <베네치아와 시인들, 사랑의 이야기>, 시인들만 나오고 사랑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베네치아의 매력에 빠진 유명한 문인들의 이야기다. 알도 마누치오(알두스 마누치우스), 몽테뉴, 골도니, 루소, 괴테, 바이런, 스탕달, 상드와 뮈세, 두세와 단눈치오(이 커플도 꽤 유명한 모양이지만 그래도 상드&뮈세 만큼은 아닌 것 같다. 나무위키를 보니 단눈치오 이 시키가 나쁜 놈이다. 소생도 잘 몰랐는데 이 인간 심히 대단히 희한한 인물이다. 글항아리에서 나온 <파시즘의 서곡, 단눈치오 - 시인, 호색한, 전쟁광> 이 책 한번 읽어보고 싶다.) 헨리 제임스, 러스킨, 프루스트, 마크 트웨인, 헤세, 헤밍웨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조지프 브로드스키, 돈나 레온. 면면이 기라성. 다만 토마스만과 카사노바는 너무 식상해서 제외했다고 한다.
스가 아스코의 <베네치아의 종소리>도 있다. 10여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는데, 베네치아에 관한 것은 첫편 ‘베네치아의 종소리’ 밖에 없다. 아스코는 원래 밀라노에 살고 있는데, 베네치아로 무슨 세미나에 왔다가 아버지를 회상하는 이야기다. 부유하고 여행을 좋아했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알고 보니 두 집 살림을 하는 불륜남이었다는 것. 스가는 호텔 인근 성당의 종소리 때문에 한밤 중에 잠에서 깨는데......러시아 시인 브로드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겨울 베네치아에서는 특히 일요일이면 헤아릴 수 없는 종소리에 눈을 뜨게 된다.’
조지프 브로드스키 <베네치아의 겨울빛> 198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 시인으로 유대인이다. 이 책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조국에서 추방당해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시인은 매년 겨울이면 한달 가량 베네치아에 머무른다고 한다. 베네치아를 자신의 집이라고까지 불렀던 시인은 열일곱 번의 겨울을 베네치아에서 보내면서 도시의 곳곳을 둘러보고 그 장려함과 아름다움을 시인의 눈으로 포착했다. ‘겨울 안개 자욱한 베네치아의 골목길을 거닐며 겨울빛 속에서 시를 쓰고 밤의 그림자 속에서 물과 시간의 아름다움을 관조한 시인’은 56세에 뉴욕에서 죽었지만 그의 시신은 베네치아의 묘지섬 산 미켈레섬에 묻혔다.
이광주 <베네치아의 카페 플로리안으로 가자>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성 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그리고 플로리안은 그 광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이다. 그러므로 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모카 커피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p9)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유럽의 정념, 2부 살롱과 카페이야기, 3부 유럽, 담론하는 공동체. 이중 2부의 한 부분이 카페 플로리안에 대한 이야기다.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아빠와 함께한 베니스 여행> 어린이용 도서다. <내가 정말 알아야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이 있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렇다. 소생이 정말 알아야할 베니스에 관한 모든 것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알았고 배웠다. 이 책은 내 베네치아 사랑의 시발점이다. 산마르코 성당의 2층 발코니에 있는 네 마리 청동말은 아마도 기원전 그리스에서 처음 만들어져서 그후 로마인들에 의해 콘스탄티노플로 옮겨졌다가, 1204년 베네치아의 콘스탄티노플 침공 때 베니스로 약탈되어 왔다가, 19세기 나폴레옹에 의해 프랑스로 옮겨졌다가, 2차대전 후 다시 산마르코 성당으로 돌아오게되는 말그대로 역마살낀 그 청동말들의 기구한 사연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있다. 하지만 성당 발코니의 그 청동말은 가짜고 진품은 성당안 성물관에 모셔져있다는 것을 깜박해서 베니스를 두 번이나 방문했지만 성당만 둘러보고 그 안의 성물관은 입장료가 비싸서 구경하지 못했던 것이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다음 방문에는 꼭 보고오리라. 굳은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