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1,2,3권을 다 읽었다. 이건 뭐 참 부끄럽고도 한심스러운 고백이지만 문과 출신으로 그 옛날 대입 학력고사 (체력장 20점 포함 340점 만점)의 수학1 과목(55점 만점)에서 18점인가 22점인가를 획득한 미련한 소생으로서는 기초 과학에 대한 소양이 전혀 없어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스토리가 너무 흥미진진해서 진짜 밤잠을 줄여가며 읽었다.

 

광할한 우주의 차원에서 보자면 해운대 모래사장의 모래 한 알갱이보다 못한 우리 행성에서, 수천만 년 수억만 년 영겁의 시간에 비하자면 한 순간도 뭣도 아닌 우리 종의 선사와 역사를 생각해보면 과연 인류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먼지와도 같이 작은 것들이 무한한 우주와 영겁의 시간을 상상하고 또 그것에 대응하여 무언가를 도모해 낼 수 있다는 것이 한없이 신기하게도 생각되는 것이다.

 

삼체 완독 기념으로 소생이 소장한 SF 걸작 시리즈물 소환 기념전을 개최해 본다. <엠버 연대기>, <>, 황금가지의 <환상문학전집>시리즈도 여러 권 있지만 바쁘신 관계로 참석을 하지 못하고 오늘은 일단 <별의 계승자>, <파운데이션>, <어슐러 K. 르 귄 걸작선>, <필립 K. 딕 걸작선집>만 모셨다. (책 옮기는 거 너무 힘들다.) 이가 빠진 부분도 있다. 별의 계승자는 5권이 없고 필립 K. 딕은 12권 중 6권만 가지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생이 이 책들을 다 읽은 것은 아니다. 별의 계승자는 2권인가 3권인가를 읽다가 말았고, 르 귄과 필립의 작품은 단편만 몇 편 읽은 것 같다.

 

 

 

 

 

 

 

 

 

 

 

 

 

 

 

 

 

 

 

 

 

 

<추신>

부끄러운 고백 하니 또 문득 생각나는데, 인간들 중에는 수학이나 물리, 과학 이쪽으로는 영 관심도 재능도 흥미도 뭣도 없는 그런 종자들이 있으니(일명 문과형 인간) 역시 한심한 것들은 끼리끼리 유유상종인지라 소생의 친구 중 일인은 학력고사 수학에서 16점을 획득하여 그해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재수를 하게 되었는데, 이 친구가 이를 갈고 속을 썩이며 오로지 수학에만 올인하여 전심전력한 결과 그 다음 해 학력고사 수학에서는 놀라운 성과를 거양하고 말았으니 아아 독자제현께옵서는 부디 놀라지 마시라. 그가 획득한 점수는 12점 이었던 것이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어쨌든 그 놀라운 기록의 소유자로 부터 직접 들었던 바 소생은 참 뭐라 위로의 말을 찾기 어려웠다는 그런 말씀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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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9-10-24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반짝 반짝 멋진 하드커버 표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시겠습니다. 빛바래지 않게 암막 커튼이라도 쳐야 할 거 같습니다. 저는 이북 체질이라 주로 이북으로 구매했는데, 시공사의 로버트하인라인 걸작선(?)이 구입하기도 전에 잽싸게 절판되어 할 수 없이 중고 세트를 몇번이나 구입하려다가 잘 안되었는데(중고도 절판),할 수 없이 낱개로도 중구시장에서 사라질 거 같아 부랴부랴 낯권 구입했습니다... 수학이랑 ... 뭐.. 관계 있나요

붉은돼지 2019-10-24 10:40   좋아요 0 | URL
제 소원..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제가 가지고 있는 책들을 이중 삼중으로 꽂지않고 책등이 온전히 보이도록, 그리고 십진분류가 아닌.,,, 무슨무슨 전집, 선집, 총서, 신서 등등 시리즈 별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좌르륵 좌르륵 진열하는 것입니다. 필생의 과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ㅎㅎㅎ

예, 수학은 뭐 제가 문과형 인간이어서 수학,물리 등등 이과적인 지식이 전혀없어서 삼체를 읽는데 이해가 좀 어려웠던 점도 많았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예 ㅎㅎㅎ

보슬비 2019-11-09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속 책중에 삼체와 별의계승자만 안 읽었어요. SF 소설이 뼈대만 잡히면 은근 재미있는데, 뼈대가 잡힐때까지는 머리가 아프더라구요. 기회되면 삼체랑 별의 계승자 꼭 읽어볼 예정이예요.*^^

붉은돼지 2019-11-10 13:40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 그걸 다 읽으셨다니 대단하세요 ㅎㅎ
별의 계승자는 잘 모르겠지만.....삼체는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

transient-guest 2019-11-20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위에 있는 SF들 다 있어요.ㅎㅎ 아직 완독은 못했지만 절판될까봐 기회가 될 때 하나씩 구했네요.

붉은돼지 2019-11-20 17:2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언제 절판될지도 모르고...또 언젠가는 읽을 것만 같고...
별의 계승자 5권도 사야하고...필립 k 딕의 책도 이가 빠진 게 많은데...
나그네 갈 길은 먼데.....해는 떨어지고....ㅜㅜ

transient-guest 2019-11-21 09:04   좋아요 0 | URL
저도 그거 3권까지 읽고 구한 책을 그냥 두고 있네요 읽을 책도 사고픈 책도 많고 나이는 먹어가고 돈은 벌어야 하고 그냥 늙어가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