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랑하는 아이콘...행복
아이콘이란 컴퓨터 디스플레이에서 컴퓨터가 제공하는 명령을 문자나 그림으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해당 아이콘을 클릭하면 컴퓨터가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그에 따른 모든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컴퓨터에 자잘하게 깔려있는 아이콘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살아가면서 나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콘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겠다는.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사무실의 누구로서, 이웃 아줌마로서, 친구로서의 ‘나’가 아닌 나 자신으로서의 ‘나’로 서 있고 싶어질 때가 있었습니다.
두어 해 전, 친한 친구를 먼저 보내고 나서 많이 아픈 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헤쳐나오고 보니 ‘나’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이 한두 가지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중 한 가지가 ‘사진찍기’입니다.
요즈음 가끔 사진을 찍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점검을 합니다.
사진과 인생은 참 많이 닮았습니다.
사진을 우선 뺄셈입니다.
자꾸 덧칠을 하여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회화와는 반대로 사진은 자꾸 덜어내야 합니다. 생략해야 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나를 돌아봅니다. 중년의 나이에 탐욕의 군더더기가 붙지 않도록 늘 나 자신을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또 사진을 찍으려면 찍을 대상은 제일 좋은 것으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제일 좋다는 것은 절대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싼 것, 보기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찍고자 하는 것의 제일 ‘좋은 것’을 말합니다.
상한 과일 무더기에서도 가장 '좋은'상한 과일을 골라내는 것을 말합니다. 주어진 것에서의 ‘최선의 것’을 뜻하는 거지요.
그리고 사진을 찍으려면 그 대상에 가까이 다가서야 합니다.
요즘에는 망원렌즈가 좋은 것이 많아서 멀리서도 잘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까이 다가서는 것만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에서도 멀찍이 떨어져서는 제대로 된 온기를 나눌 수 없습니다.
다가섰으면 좋은 면만 보아야 합니다.
사진은 카메라라는 물리적인 기계를 통해서 마음으로 찍습니다.
사람이나 사물이나 좋은 면만 있는 것도, 나쁜 면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좋은 면을 바라보는 것은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그 다음으로 사진의 배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배경이 없는 사진은 무미건조합니다. 설득력이 없습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한 일원인 나도 누군가의 배경입니다.
요즘 나의 행복 아이콘은 ‘사진’입니다.
이 아이콘을 클릭하면 행복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어느 모임에 갔습니다.
저는 그냥 남편의 동행으로 갔었는데 마침 카메라를 가진 사람이 저 밖에 없어서 얼떨결에 행사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한 말씀’ 하는 순서가 있었고 물론 사례도 있었습니다.
늘 총을 장전해 다니는 덕분에 저도 사진을 찍고 ‘사례(?)’를 받았습니다. (어머나! 어머나!)
올린 사진은 찍사의 자화상입니다. 잠시 틈을 내어 저의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바라건대 세상을 돌아다닐 기력도 없을 때, 흰머리 이고 앉아서 이런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옛날을 추억할 참입니다.
먼 훗날의 일 같지만 지나온 세월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걸 보면 그리 먼 훗날의 일도 아닐 듯 싶습니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한 자락을 가만히 읊조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