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 - 최신개정판 길벗 상식 사전 8
우용표 지음 / 길벗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재테크 입문서 읽지 않고 투자할 생각 아예 말라!  

   우리가 겪는 아이러니 중에 가장 치명적인 아이러니가 뭔지 아는가?먹을 것 안 먹고, 사고 싶은 것 못하고, 꼬불쳐뒀다가 간신히 만든 종잣돈을 투자랍시고 ‘듣보잡’에게 갖다가 바치고는 소위 ‘닭 쫓던 개’ 되는거다. 전문가랍시고 설쳐대는 ‘늠’들을 확실하게 살펴보지 않고 ‘고수익’이라는 딱지만 붙으면 덜컥 돈을 지르는 사람들을 보면 용감하다 못해 아예 무서울 지경이다. 

   휴대폰을 하나 보더라도 다양한 기능을 100% 활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통화와 문자만 하는 사람이 있다. 전자의 달인들은 휴대폰을 산 당일 날 사용설명서를 완독, 모든 기능을 익히는 사람이다. 그것도 부족해서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카페에 가입해서 또 다른 TIP 등을 배우고 익힌다. 그래서 사흘도 안되 전문가 못지않은 내공을 자랑한다. 하지만 간신히 통화와 문자만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뭘까? 컴맹이라고? 차라리 불쌍하기나 하다. 바로 귀차니스트들 되시겠다. 

   피땀 흘려 모은 ‘피같은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내 인생에 있어 ‘결혼’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맞선을 봐도 몇 번을 만나고 결혼한다. 그런데, 왜 투자할 때는 신문 한 줄 읽고, 남의 말에 솔깃하는 건가? 그렇게 주위 사람들의 소개나 평판만 믿고 돈을 ‘거져 줄’ 바에는 차라리 ‘다 쓰고 죽어라’는 어느 책 제목처럼 버는 족족 쓰는 것이 나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소한 써보기는 할 테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다간 죽는 그 날까지 일을 해야 한다.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길벗)은 그래서 있는 책이다. 한마디로 ‘회사 일이 바빠 재테크는 뒷전인 샐러리맨을 위한 재테크 입문서다. 재테크의 ABC는 물론 주식, 펀드, 부동산, 보험, 연말정산에 이르는 다양한 용어들을 쉽게 정리하고, 투자 상품에 대해서도 읽기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 10년 동안 4,000원 하는 별다방 스몰사이즈 카페라떼를 매일 한 잔씩 마신다면 한 달이면 12만원, 1년이면 144만원, 10년이면, 1,440망원을 커피값으로 지불하는 셈이 되다. 그런데 만약 이 돈을 매달 12만원씩 연 15%의 수익이 나는 펀드에 넣었다면, 10년 후에는 3,344만원이라는 금액을 손에 쥘 수 있다.” 77쪽

   재테크라는 것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 숨어있다. 즉 재테크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조금씩 새어나가는 자금들을 관리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렇다고 커피를 마시지 말자! 는 건 아니다. 피로가 채 풀리지 않은 이른 아침 커피향 가득한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 모금만한 것이 또 있겠는가? 하지만 ‘습관’을 경계해야 한다. 소비 역시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꼭 필요할 때 한 잔은 약이 되지만,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는 오늘은 낭비요, 먼 미래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위의 사례 역시 현재 무의미하게 써버리는 돈을 절약해서 투자자금으로 사용하라는 뜻으로 여기시면 될 것이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았다면 새겨듣자. 종잣돈으로 성공적으로 모은 사람들이 모두 한 목소리로 하는 말은 바로 ‘절약 밖에 길이 없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담배를 끊으면 10년 후 2,100만원이 생긴다!고 말한다. 매일 2,500원짜리 담배 1갑을 피우면 결과적으로 10년간 912만원을 연기로 날려버리는 셈인데, 이 역시 15% 수익으로 10년 투자하면 2,100만원을 모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년 수익 15% 짜리 투자상품이 어디 있냐?”고 묻는 청춘이 있을지 모르겠다. 할 말 없다. 하지만 원금이라도 남을 게 아닌가. 

   “‘100-자기 나이=공격적 자산투자비율’, 일명 ‘100의 법칙’이라고 한다. 지금 30세라면 100에서 자기 나이(30)을 뺀 70%가 공격적 자산투자비율이므로 전체 투자금액 중에서 70%는 고수익이 예상되지만 위험성 높은 주식과 같은 상품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자기 나이인 30%만큼은 채권이나 예금과 같은 안전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 원칙은 나이가 젊을 때에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수익성 위주로 자산을 운용해서 돈을 벌고 노후에는 안전하게 돈을 굴리며 생활하라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공격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서 다소 손실을 보더라도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지만, 노후에는 그런 위험을 감당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187쪽

   한마디로 주식투자는 왕도는 없다.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나이를 떠나 투자자의 성격이나 보유자금에 따라 투자자의 투자방식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것을 몰라 남 따라하다 망하는 것이다. 그 점에서는 펀드도 마찬가지. 저자는 이 세상의 모든 금융 상품과 펀드는 다 좋은 것이다…라고 말한다. 다만 어떤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투자자에게 맞느냐 안 맞느냐의 구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펀드 중에서 아무 펀드나 적립식으로 오랫동안 투자한다고 해서 무조건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좋은 펀드를 선택해서 적립식으로 오랫동안 투자해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펀드란 뭘까? 저자는 좋은 펀드를 고르는 세 가지 방법을 이 책에서 제시한다.

   첫째, 대표 펀드를 골라라.

자산운용사마다 각각 대표적인 펀드가 있다. 이 펀드들의 수익성으로 전체 회사를 평가받기 때문에 신경을 쓴다. 대표펀드가 허술하다면 누가 그 자산운용사에 투자하겠는가? 이를 역이용한다면 대표펀드를 사야 한다

   둘째, 과거 운용수익만 믿으면 위험하다.

 과거 운용수익은 자동차의 백미러와 같다. 한마디로 이미 지나간 과거라는 뜻이다. 그동안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갑자기 곤두박질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과거 운용수익을 믿고 투자해서는 곤란하다.

   끝으로 세 번째는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는 모범생 펀드를 골라라. 3년 이상 수익률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면 가입할 만하다. 하지만 어느 달엔 수익률 1위 였다가 다음 달에 300 위정도 하는 펀드라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심장기능과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서다. 

 



   “재테크에서 그리고 개인의 재무설계에서 주식은 마지막 단계이다. 펀드도 해보고 ETF도 해보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내 집도 마련해서 말 그대로 여유자금 성격의 돈이 있으면 시작해 보는 것이다.

   세상에서 막 태어나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에게 뛰어다니는 것을 기대할 수 없듯이, 재산을 형성하는 초반에 주식투자라는 위험한 방법으로 종잣돈을 불리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거듭 당부하지만 주식은 위험한 것이다. 잃어도 되는 돈을 마련해서 주식에 뛰어들자. 그런데 이게 가장 기본적이고 쉬운 원칙이지만 가장 지키기 힘든 원칙이기도 하다.“ 459 쪽

   시골의사 박경철도 자신의 책 <주식투자란 무엇인가>에서 “충분히 공부하지 않고 주식투자에 뛰어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무협소설로 비유하자면 강호 고수들의 각축장이 주식시장인데, 잘못하면 평생 모은 종잣돈을 날리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주식투자를 해야겠다면 펀드투자를 하고, 그 중에서도 인덱스펀드나 ETF 등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량주를 고르는 3가지 원칙을 한다. 특별난 원칙도 아닌 익히 들어봤던 말이다. 하지만 정말 웃긴 건 아무도 이러한 기본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째, 당신이 이름을 알고 있는 회사여야 한다. 즉 어느 업종이든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면 그 회사는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둘째, 독과점으로 비판 받는 회사여야 한다. 정유업체나 라면업체 등 업계를 이끌어 가고 독과점으로 비판 받는 회사의 주식은 우량주라는 거다.

셋째, 재무상태가 건전한 상태여야 한다. 다시 말해, 부채비율이 낮고 자기자본이 큰 기업,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 상대적으로 이익이 많이 내는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거다. 

  이 책은 재테크 입문서중 최고는 아니다. 그리고 그런 책은 이 세상에 없다. 그 답은 독자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입문서이든 독자가 잘 읽고 배워서 투자체질을 갖출 수 있도록 익힐 때 그 책은 최고가 될 것이다. 이 글을 다 읽고 “에이~ 별 것 없다면서 뭐 하러 이 책을 돈 주고 사나?‘ 생각이 든다면 아예 재테크 하지 말고 그날 벌어 다 쓰고 살아라. 재테크를 제대로 하려는 사람이라면 커피 끊고 담배 끊어 종잣돈 마련에 보태고(10년 후면 5천만 원이 넘는다), 이 책을 최소한 세 번을 읽고, 비슷한 또 다른 책들을 몇 권 읽는다. 이 정도는 되어야 재테크를 할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 투자 종목에 따른 다양한 용어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용을 얻을 거다. 그래도 의심스러운가?

   장난삼아 산 로또에 당첨되어 하루아침에 준재벌이 되는 일반인들이 왜 3년이 채 되지 않아 알거지가 될까? 재테크를 위한 준비를 미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손에 쥐고 있는 듯한 당신의 돈의 가치가 환율과 금리, 그리고 높아지는 물가로 모래알을 쥔 것처럼 흘러내리고 있다. 최소한 내 돈이라도 지키고 싶다면 일독하시라. 

본 이미지는  팍스 TV(10월 4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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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 -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가 말하는 거의 모든 것의 투자 거장들의 투자법 6
피터 린치 & 존 로스차일드 지음, 고영태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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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축과 투자는 하루라도 빨리 하라. 그리고 장기투자 하라!

   “투자는 매우 흥미로운 분야다. 투자에 대해 배우는 것 자체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경험이다. 또한 투자는 남은 인생을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이 침침해지고 배가 나오기 시작하는 중년에 이르러서야 투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때가 돼서야 주식 투자의 이점을 발견하고 더 일찍 주식을 샀더라면 좋았을 걸이라고 후회하곤 한다.

   투자에 관련해서 여자나 남자나 능력의 차이가 거의 없다. 투자 감각이나 기술이 염색체를 통해 전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 “저 사람은 타고난 투자자야”라고 말한다면 그 말은 거짓말이다. 이 세상에 ‘타고난 투자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흐름출판) 원제목은 런 투 언Learn to Earn, 해석하면 ‘돈벌기를 배우다’ 정도될 것이다.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이 책은 구체적인 투자법보다는 자신만의 투자 전략과 노하우를 갖추기까지 이런 기초 지식들을 갖추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초보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하는 총체적 입문서로,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피터 린치의 책 중에서 가장 먼저, 가장 밑줄을 많이 그으면서 읽어야 할 책이다. 우선 이보다 더 나은 전문가를 만날 수 없고, 학교에서는 결코 가르쳐주지 않는 투자의 기초 상식과 지식들을 모두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자본주의의 탄생의 역사와 함께 기업과 주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생겨났고 진화해왔는지, 그리고 투자는 무엇이고 왜 해야 하는지 이야기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지 등을 자세하게 풀어서 이야기한다. 저자는 스스로 이 책을 “주식 투자를 혼란스러워하고 투자에 대한 기초 지식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모든 연령층을 위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아무리 잘 나가는 투자자라 할지라도 ‘투자를 정의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투자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는 단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투자의 역사는 물론 ‘거의 모든 투자의 기본’에 대해 이야기한다니 믿어야 할지 의문스러울 것이다. 그 의문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자를 살펴보는 일이 아닐까. 피터 린치Peter Lynch에 대해 알아보자. 

   피터 린치는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이자 그가 운영했던 마젤란 펀드를 세계 최대의 뮤추얼펀드로 키워낸 한마디로 ‘월가의 영웅’이다. 11세 때부터 학비를 벌기 위해 골프장의 캐디 일을 했던 그는 경기를 벌이던 골프장 손님들의 주식 이야기를 귀동냥하면서 주식에 대한 관심을 키우게 되었고, 이후 당시 피델리티의 사장이었던 ‘조지 설리반’의 캐디를 한 게 인연이 되어 피델리티에서 여름방학 중 인턴사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리고 1969년에는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전격 피델리트에 입사하게 된다.

   그가 전설이 되기 시작한 건 1977년 마젤란 펀드를 맡게 되면서부터였다. 1977년부터 1990년까지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를 운영하면서 펀드규모를 2천만 달러에서 140억 달러 규모에 달하게 되고, 특히 그가 운영한 13년 가운데 S&P 500지수를 무려 11년 동안 이겼고,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29%에 달했다. 만일 초반 그에게 1억을 맡겼다면 마지막 해에는 27억 원으로 늘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장수익률을 능가한 경우는 월가에 린치와 워런 버핏을 제외하면 없다고 전해진다. 

   한창 전성기였던 47세에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겠다.’며 돌연 은퇴한 피터 린치는 그 후 책을 세 권 냈는데, 펀드매니저로서의 자서전인 <월가의 영웅>,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주식, 펀드 투자전략인 <이기는 투자>그리고, 이 책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이다.

   투자를 처음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투자란 무엇인가’하는 화두를 놓고 쉽게 이야기한 ‘거의 모든 것의 투자’에 대한 책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는 <월가의 영웅>을 함께 썼던 존 로스차일드 John Rothchild과 또 다시 공저했다. 

   “돈을 버는 원칙은 단순하다. 첫 번째 원칙은 투자와 저축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돼지저금통에 모아둔 돈은 투자가 아니다. 하지만 돈을 은행에 저금하거나 어떤 기업의 주식을 사는 순간 그 돈은 투자가 된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 돈으로 새로운 상가나 공장을 짓는 데 활용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은 더 많은 근로자가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월급을 받은 근로자들이 임금의 일부를 저축하고 투자하면 저축과 투자, 생산, 고용이라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순환구조는 가정이나 회사, 국가에 똑같이 적용된다.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사람은 수중에 있는 돈을 모두 써 버리는 사라보다 훨씬 더 잘살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몇 개의 키워드로 나누면 자본주의투자 그리고 기업보이지 않는 손 이렇게 네 단어를 들 수 있다. 책의 말미에 있는 ‘피터 린치처럼 재무제표를 분석하기’는 이 책에서 나오는 피터 린치식 투자법의 유일한 방법론이다. 그 중 투자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

저축과 투자,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

   피터 린치는 올바른 투자를 위해 우선 “하루라도 빨리 투자를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워런 버핏은 11살에 처음 주식투자를 했는데, 그랬던 그가 덧붙인 말은 “나는 11년 동안 인생 헛살았다.”였다. “하루라도 빨리 투자를 시작하라”는 피터 린치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 이유는 젊은 시절에 투자를 했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나면 그때는 이미 주식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다 흘러가버린 시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가 가장 좋을까? 그 중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님과 함께 사는 동안에 가능한 한 일찍 저축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비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부모님 슬하에 있을 때 열심히 절약해서 저축하고 투자하면 분가해서 생활비가 더 많이 필요할 때 그만큼 더 여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익히 알았던 말, 왜 실천하지 못했나 싶다. 늦었다 생각되면 내가 아닌 자녀들에게 권할 말이다. 워런 버핏도 11살에 주식투자를 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피터 린치는 ‘하루라도 빨리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월마트에서 매장 직원으로 일하는 빅벨리와 샐리의 사례로 잘 설명했다. 빅 벨리는 부모님과 함께 살기 때문에 모든 월급을 저축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계약금 2,000 달러를 내고 2만 달러짜리 ‘카마로’라는 자동차를 샀다. 나머지 1만 8,000 달러는 자동차 할부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연이율 11.67%로 매월 400불을 5년 동안 갚기로 했다.

   한편 부모님과 함께 사는 샐리도 월마트에서 계산대 직원으로 있지만, 그녀는 좋은 차를 사지 않고, 2,000달러짜리 중고차를 일시불로 주고 샀다. 그리고 자동차 할부금융회사에 한 달에 400달러를 지불하는 대신 그녀는 주식형 뮤추얼펀드에 가입해 한 달에 400달러씩 투자를 했다. 

   5년 후 이 두 사람 사이에는 확연한 차이가 생긴다. 빅 벨리는 마지막 할부금을 다 갚아서 빚을 청산하고 낡은 자동차 하나 남았지만(그래서 다시 새로운 차를 할부로 구입하려 하지만), 샐리는 투자한 뮤추얼펀드의 가치가 2배로 증가해 재산이 3만 달러로 늘어나 독립할 수 있는 주택을 구입하거나 새로운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종자돈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흔하고 평범한 이야기, 하지만 그 속에는 큰 교훈이 숨어 있다. 

   복리의 개념으로 살펴보면 젊은이의 백만 원은 노인의 일억 원과 같다. 많은 직장인들이 결혼 전에는 ‘원래 돈이 모이지 않는 것’이라며 소비를 권장한다. ‘보다 원활한 인간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인맥을 쌓기 위해’라는 허울 좋은 명목아래 나중에 수십 수백 배로 키워줄 종자돈들을 낭비하는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 그리고 인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모두 써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엄밀하게 말해서 돈을 써야 형성되는 인간관계와 인맥이라면 차라리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은지도 모른다).

만약 빅 벨리와 샐리가 부모로부터 독립해 사회생활을 한다면 아마도 이 두 사람의 미래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피터 린치가 재테크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투자 중 제일은 주식투자다  



   한편 피터린치는 모든 투자법을 5가지로 나누고,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투자수단 중에는 저축예금, 골동품 등 수집품, 부동산, 채권, 주식 이렇게 다섯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주식이 가장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설명한다. 주식투자에 있어 가장 큰 장점은 인플레이션만큼 주식시장은 우상향한다는 점을 들었다. 즉 물가상승분 만큼 주식시장은 오른다는 것이다. 

   또한 피터 린치는 주식도 일반적인 투자론처럼 ‘일찍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리고 장기투자를 하라고 권하며 이렇게 말했다. “시간과 돈은 투자성공을 위한 조합이다. 주식투자를 했거든 시간과 돈이 일을 하도록 내버려두라.” 결국 “좋은 주식을 사서 장기투자 하라.”는 주식투자 진리로 돌아온 셈이다. 그렇다면 피터 린치에게 좋은 주식 종목은 무엇이고, 그가 말하는 장기투자는 무엇일까?

   이 책은 ‘투자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일종의 개론적 입문서이기 때문에 그가 말하는 좋은 주식에 대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쓴 책 <월가의 영웅>에는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우선 확실한 정보, 증권사의 추천종목, 뉴스레터에서 제시하는 놓칠 수 없는 최신정보 등을 무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피터 린치’ 자신과 같은 권위자들이 사고 있다는 종목도 무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세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피터 린치가 틀렸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둘째, 피터 린치가 언제 마음을 바꿔 매도할지 모르기 때문이다(팔아놓고서 내게 결코 말해주지 않는다).

셋째, 잘 찾아보면 당신(투자자) 주위에는 더 좋은 정보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문가를 무시하고 투자자가 스스로 조사를 해서 좋은 종목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을 찾아야 할까? 피터 린치는 한마디로 “내가 잘 아는 회사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종목을 찾을 때도 집근처, 직장주변, 쇼핑몰에서 찾아보라고 말했다. 그가 좋아하는 회사종목은 과연 무엇이 있을까?

무척이나 단순하다. 피터 린치는 ‘사업이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우면서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회사’를 좋아한다. 경쟁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회사이름이 따분한 회사. 우스꽝스러운 이름의 회사라면 더 좋다.

2. 병뚜껑 제조 업체와 같은 따분한 일을 하는 회사

3. 가축의 내장 부산물 가공과 같은 혐오스러운 일을 하는 회사

4. 기관투자자들이 보유물량이 없고, 분석가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회사

5. 카지노와 유독폐기물와 같이 마피아와 관련되어 있다고 소문난 회사

6. 장례업 같이 결코 변하지 않는 우물 안 사업

7. 사양산업, 즉 성장이 정체된 사업. 

장기투자하라

   피터 린치가 말하는 ‘장기투자’는 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기로 결심하고 있는 장기투자를 말한다. 그래서 주식에 투자하는 자금 역시 1년, 2년, 또는 5년 안에 자금을 회수할 필요가 있는 자금이 아니라 기간이 보통 20년이나 그 이상이 적절한 투자할 수 있는 자금으로 장기투자하라고 권했다. 왜냐하면 20년 정도가 역사적으로 볼 때 가장 심각했던 조정을 겪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는 진짜 장기투자자는 상승장이 아닌 주식가격이 크게 떨어질 때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투자자들은 스스로를 항상 장기 투자자라고 주장하지만 하락시점에서 모두 단기 투자자로 돌변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결국 이렇게 주가의 등락에 따라 거래를 하는 추세 거래자가 되고 만다. 

   피터 린치는 시장을 지속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만약 있다면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보다 더 큰 부자가 될 것이다. 이렇게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은 한편으로는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아서도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가 말하는 주식투자에서 큰 수익을 거두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윳돈을 따로 떼어내 주시에 투자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냥 묻어두는 것”이다. 특히 투자자가 아직 젊다면 시간은 ‘여러분의 편’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그는 강조한다.

   이처럼 그가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손들에게 더 큰 돈을 남겨주기 위해서? 아니다. 우리가 예전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이 세상을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금전적으로 충분히 준비되지 않는 장수는 인간에게 ‘죄악’이 될 수 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길어졌다. 이는 과거 세대보다 더 오랜 기간 소비 생활을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부의 평균 수명을 65세라고 가정하면 85세까지 생존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85세까지 생존하게 되면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95세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수명이 연장되면 노후생활에 필요한 돈이 더 많아지게 될 수밖에 없다.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투자밖에 없다.

요즘같이 수명이 길어진 시대에는 65세에 투자를 시작해도 너무 늦은 게 아니다. 현재 65세인 사람들은 앞으로 25년 동안 성공적인 투자로 투자자금이 계속 늘어나 그 돈으로 25년 동안 필요한 추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피터 린치가 하루라도 더 빨리 저축과 투자를 생활화하라는 이유는 65세가 되었을 때 지난 40-50년 동안의 투자가 노후에 엄청나게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작은 돈이라도 50년 동안 투자한다면 ‘복리의 마술’ 덕분에 큰돈이 된다. 특히 피터 린치가 이처럼 개개인의 저축과 투자를 권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개개인의 자산이 많아짐은 물론 투자한 돈이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를 하기 때문에 부국(富國)에도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종합해 보자. 저축이나 투자는 빠를수록 좋고, 투자 방법 중에는 주식투자가 제일 낫다는 것이 지금까지 말한 피터 린치의 주장이다. 그런데, 주식투자란 것도 충분히 공부하고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은가? 주식투자를 하고 싶은데, 직접 주식을 선택할 안목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뮤추얼펀드를 사면된다. 뮤추얼펀드는 주식을 사고 싶지만 세부적인 일에 신경을 쓰기 싫은 투자자를 위한 것이다. 피터 린치는 좋은 펀드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아래와 같이 조언했다.  



1. 투자자들은 펀드를 직접 운영하는 회사에서 직접 뮤추얼펀드를 살 수 있다.

2. 증권사 직원이 상품을 권할 때는 항상 그 직원이 무엇을 얻게 되는지 알아보라. 증권사 직원에게 가능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하라.

3. 만일 장기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명심하라. 최소 20년 이상이다) 채권 펀드와 혼합 펀드(채권과 주식을 섞어 투자하는 펀드)를 무시하고 순수한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라.

4. 좋은 펀드는 펀드에 적용되는 평가 등급을 알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펀드의 등급은 연간 수익률이 말해준다. 그러나 과거 실적이 훌륭한 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그 실적을 달성한 펀드매니저가 현재도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5. 역사적으로 볼 때 중소기업에 투자한 펀드가 대기업에 투자한 펀드보다 수익률이 더 높았다. 마음을 다부지게 먹고 시장에서 변동성을 견뎌낼 수 있다면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6. 수년 동안 수익률 상위를 기록한 펀드 리스트로 여러 해 동안 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검증 받은 스타 펀드에 투자하라.

7. 펀드를 자주 갈아타는 것은 금물이다. 승자를 따라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헛수고일 뿐이고 결국 패자로 전락할 확률이 높다. 장기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낸 펀드를 선택한 다음 끝까지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더 좋다.

8. 노 로드 펀드(no load fund)도 판매 수수료가 있는 펀드 못지않게 실적이 좋다. 펀드 가입 기간이 오래될수록 펀드 판매보수의 중요성은 점점 줄어든다. 수수료를 최소로 유지하는(일반적으로 1% 이하) 펀드는 수수료가 높은 펀드(일반적으로 2% 이상)보다 기본적으로 이점이 있다.

9. 시장 평균을 그대로 따라가는 수준을 원한다면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 이 펀드에 투자하면 항상 시장 평균 수익 정도는 거둘 수 있다. 최근의 펀드 실적을 보면 펀드 매니저가 운용하는 대다수의 펀드 수익률보다 시장 평균 수익률이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니면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든지, 일부는 S&P 500 지수 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중소기업 지수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내라. 

   피터 린치는 이런 방법을 통해 시장을 주의 깊게 연구하고도 평균 수익률보다 낮은 펀드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보다 더 좋은 투자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의 의미는 “투자에 대해 배우는 것 자체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경험이 된다.”는 피터 린치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배우게 되는 깨달음은 ‘세상에 타고난 투자자는 없다’는 것, 다시 말해 투자란 배우고 익혀야 할 대상, 특히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할 대상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주식투자 입문서 같은 이 책을 새롭게 읽어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바로 주위에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투자철학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부할 것은 이 책조차 읽기가 어려워서, 혹은 귀찮다고 느끼는 투자자라면 아예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개미 투자자들의 멘토이자 전망을 팔아먹지 않는 주식전문가로 잘 알려진 시골의사 박경철은 그의 책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 또는 <주식투자란 무엇인가?>에서 “충분히 공부하지 않고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말라.”고 조언한 바 있다.

   충분한 공부가 되지 못한다면 소위 전문가와 선수들에게 100전 100패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투자’를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직접투자’가 아닌 뮤추얼펀드에 ‘간접투자’를 하라고 시골의사도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어떤 간접투자 상품을 찾아야 할까?’하는 문제에 봉착하겠지만 말이다.

   주식투자에서 성공하고 싶거든, 충분히 공부하자. 아니면 마젤란 펀드 같은 펀드, 피터 린치와 같은 펀드 매니저를 찾아 돈을 맡기고 20년 이상 장기투자하자.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피땀 흘려 모은 소중한 내 돈을 지키고, 내가 잠을 자는 시간에도 돈이 돈을 벌게 하는 방법은 이것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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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집짓기 -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 좋은집 시리즈
구본준.이현욱 지음 / 마티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전세살이와 하우스푸어의 대안, 땅콩집의 모든 것!

  2011년 상반기 부동산 핫이슈는 ‘수익형 부동산‘과 ’내 집짓기 프로젝트‘다. 수십 년을 이어온 부동산 불패론의 주인공이자, 대한민국의 주된 주거환경하면 단연 아파트가 아니었는가? 하지만 더 신기한 것은 이러한 주택 트렌드의 변화는 잠깐 반짝이다 사라지는 ’유행‘일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부동산의 흐름이 ’부동산 불패‘가 아닌 ’부동산 불신‘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주된 이유는 편한 변명 같지만 ‘뉴욕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있다. 미국 대공황 이후 최악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이번 금융위기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금융권과 제도 심지어 정부에 이르기까지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전만 하더라도 빚을 내서라도 아파트를 구입하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그 빚을 상쇄하고도 남는 장사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집을 사기 위해 입을 것, 먹을 것 줄여가며 죽어라고 돈을 모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떤가? 세계 금융 시스템의 조화(?)로 아파트값은 떨어지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이자율은 매월 높아지고 있다. 하우스푸어가 생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전 아파트가 재산목록 1호 였다면, 금융위기 이후에는 순수한 의미의 ‘내가 사는 집’이 되고 말았다(엄밀히 말하자면 매월 집세를 은행에 줘야 하는 전세만도 못한 집이겠지만). 

   수익형 부동산이 그래서 나왔다. 재산으로서의 부동산, 미래가치로서의 부동산은 더 이상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기에 매월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이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부자들의 주요 투자수단중 하나였다.    이전만 하더라도 수익형 부동산은 그리 인기가 많지 않았다. 매달 임대료를 거둬야 하는 번거로움, 수익형 부동산을 꾸준히 유지 관리 보수해야 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기에 세금도 많이 내기 때문이었다. 인기 있는 아파트를 매입하기만 하면 몇 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벌 수 있는데 굳이 ‘고생을 사서’ 할 이유가 없었다. 

   또한 이번 경제위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삶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게 되면서 물건을 소유하기보다 건강, 우정, 여행,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갖는 것 등 정신적인 것에 더 높은 비중을 두게 되었다.

   집도 그렇다. 지금껏 집이 재테크 수단으로 ‘사는 것’이었다면, 내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곳’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귀농이 아닌 수도권에서 내 아이가 마음껏 소리치고 뛸 수 있는 마당 너른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어느 가수의 ‘저 푸른 초원 위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은퇴 후에 갖는 트로피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최근 땅콩집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두 남자의 집짓기>(마티)한 건축가와 기자가 의기투합하여 실험적으로 지은 땅콩집을 이야기한 책이다. 수도권에서 간신히 30평대 전셋집을 얻을 수 있는 돈 3억 원씩 두 가구가 비용을 절반씩 부담해 한 개의 필지에 두 개의 단독주택을 짓는 방법을 고안한 후 이들의 내 집 짓기 프로젝트는 땅콩집이 되었다. 

   땅콩집의 공사기간은 단 한 달이다. 일반 콘크리트 단독주택은 4-5개월이 걸리지만, 캐나다 등 서양에서 ‘듀플렉스공법’이라 부르는 조립식 목조주택을 짓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간이 짧아 공사기간 동안 원룸으로 옮겨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또한 인적물적비용이 확실히 절감될 수 있었다.

   이러한 주택이 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일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주택이 더 이상 재산증식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각성, 그리고 내 집을 갖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이 만들어 냈을 것이다. 5월 현재 전국에서 64호가 건설되고 있으며, 땅콩집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일종의 타운 하우스인 ‘땅콩밭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라는 후문이 있는 것을 보면 땅콩집에 대한 인기와 관심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수도권의 아파트 비중이 80%를 넘어섰지만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하락하는 대신 전세금이 급등하여 전세대란이 일어난 지금 전세금으로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땅콩집이 사회적 이슈가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다. 특별한 건축법적 규제나 입주 자격이 없어 단독주택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좀 더 신속하게 이주할 수 있기에 용인 동백지구에서 시작해 판교를 비롯해 울산, 창원 등 전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결혼 생활 9년 동안 이사를 9번 했어야 했다는 사내와 아이들에게 매일 ‘사랑한다’는 말보다 ‘뛰지 마’를 더 많이 해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던 사내가 계획한 내집 짓기 프로젝트. 서울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에, 땅 매입부터 설계, 시공, 인테리어, 조경까지 4주 만에 내 집을 갖게 된 스토리는 한 편의 다큐물이다. 건축 잡지에서 특집기사로나 볼 것 같은 이야기가 글 잘 쓰는 건축전문 기자 구본준과 실험정신 강한 설계사무소 대표 이현욱에 의해 훌륭한 책이 되었다. 

   집은 재테크의 수단이 아니라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마치 ‘더 이상 미래의 큰 행복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소소한 행복을 저버리지 말라’는 충고로 들렸다.

   아파트의 대안으로 처음 태어난 땅콩집 그리고 연이은 화제와 인기는 이후 새로운 유형의 주택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그러면 그럴수록 시들해질 아파트 가격과 힘겨워하는 하우스푸어들의 한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콩집’과 이후 시도 될 아파트의 대안들은 더욱 뜨거운 환영을 받아야 한다. 동화의 마지막처럼 ‘가족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그래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아이디어’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시행착오의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려는 자세 역시 칭찬하고 싶다. 또한 자신들이 먼저 경험한 내용을 책으로 엮어 땅콩밭 프로젝트로 이어지며 새로운 수익으로 창출해내는 그들의 기획력 또한 기발하다. 성공적인 실용서의 교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집을 갖고 싶은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수박 겉핥기식 미디어의 보도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묘한 매력과 비밀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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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1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치보이 2011-07-09 08:05   좋아요 0 | URL
최우수블로거..라뇨? 그런게 있나요?
여튼...감사드려요. 잘 지내시죠?ㅎㅎㅎ
 
아내가 창업을 한다
권민 지음 / ByUnitasbrand(유니타스브랜드)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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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창업자에게 브랜드의 개념을 잡아줄 필독서!

창업은 생계가 아닌 풍요한 삶을 위한 프로젝트다!
 

  2009년 9월 어느 취업 사이트에서 ‘창업’에 관한 직장인들의 생각을 설문하여 통계를 낸 자료에 의하면 응답자 10 명중 9.7명이 ‘창업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4.5명은 ‘상사 및 직장 동료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창업하고 싶다고 말했고, 희망업종으로는 음식점․카페 등 외식 분야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이 창업 준비 기간을 3~6 개월 정도라고 답했다. 

  이 대답은 600만 자영업자 천국인 대한민국에서 한 해 평균 50만 명의 자영업자가 문을 닫는 이유를 잘 말해 준다. 창업을 단순히 생계를 위한 새로운 ‘취업이나 전업 쯤’으로 쉽게 여기기 때문에 오늘도 10개의 점포 중에 8개가 문을 닫고 있다. 철저한 준비 없는 개업은 폐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런 우울한 현실에는 핫 트렌드 운운하며 몇몇 프랜차이즈 업체를 소개하며 ‘쉽게 창업해서 떼돈을 번다’는 식으로 예비창업자들을 현혹하는 언론매체와 미디어가 일조하고 있다. ‘사업 따위를 처음으로 이루어 시작함’이라는 창업創業의 사전적 의미도 모르고 ‘창업=체인점 가맹’으로 여기는 사람들, 대한민국은 지금 ‘프랜차이즈 가맹점 천국’이다.  

  그런 점에서 <아내가 창업을 한다>는 무척이나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은 60여 개의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리뉴얼한 바 있는 전문가이자 브랜드 전문지로 잘 알려진 <유니타스브랜드>의 발행인 및 편집장인 저자가 썼다는 점에서 처음 흥미가 생겼다.

  몇 장 넘기지 않아 ‘제대로운 창업관련서가 나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창업을 정의하면서 먹고살기 위한 생계Living와 살기 위해 먹는 삶Life은 다르다며 창업은 개업이 아니라 브랜드를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본 설문처럼 사람들은 언제든 창업을 하려고 하고, 정부 역시 ’일자리‘를 만드는데 급급해 근시안적 정책을 남발한다. ‘창업創業은 쉽고 수성守成이 어렵다’는 말처럼 창업은 약간의 자본과 수완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어쩌면 전 재산을 투입을 해서 한 창업이 하루 이틀만 하다가 말 것이 아니지 않은가? 저자는 창업을 너무 쉽다고 오해하는 풍토에 대해 지적한다.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국가의 리더들은 ‘일자리’를 만들려고 혈안이다. 그러나 그냥 ‘자리’만 만들기 원하지 어떤 ‘일자리’를 만들지는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정책들이 수천 개의 알 중에서 돌아올 확률 1~3%를 기대하는 바다거북의 어미처럼 무조건 창업만을 유도한다. 바다거북 새끼의 97%는 갈매기의 밥 혹은 물고기의 밥이 된다. 누군가의 밥이 되기 위해서 창업을 하거나 정책의 성과로 보여 주기 위해서 창업을 하는 것은 비극이다. 그런 비극이 바로 ‘창업’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시작된다. 그 누구도 창업의 이유인 가치와 결과인 브랜드를 가르치지 않는다.” 407쪽 

  이 책은 유명 프랜차이즈를 소개하거나 대박 가맹점이 되는 법과 같은 무책임한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맹점을 이끄는 프랜차이저가 될 수 있는 훌륭한 브랜드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나이키, 아디다스, 이케아, 레고, 유니클로, 스타벅스, KFC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시작은 작은 매장 하나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본죽, 주노헤어, 석봉토스트와 같은 국내 유수의 프랜차이즈들도 하나의 점포에서 비롯되었다. 저자는 ‘창업은 곧 브랜드 런칭’이라며 창업을 위해서는 브랜드에 관한 충분한 지식을 먼저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브랜드를 창조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저자는 세계적인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인 일리illy가 갖는 브랜드 직관력과 브랜드 완전성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일리illy는 몇 개의 독특한 숫자를 가지고 있다. 100%, 7g, 52, 250,000, 90°C, 9bar, 25sec, 25cc. 이것들은 일리를 일리답도록 하는 숫자들이다. 100% 아라비카 종으로 된 7g의 커피 플랜드blend는 52개의 완두콩을 의미하며, 이 완두콩을 그라인더가 25만 개의 입자로 분쇄시킨다. 그 입자를 90°C의 물, 9기압이라는 물의 압력으로 25초 동안 25cc의 에스프레소로 추출하게 되는데, 이러한 모든 조건 속에서 뽑아내는 한 잔의 에스프레소만이 일리답데 완벽하다는 것이다. 이 모든 공식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일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커피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 256-257쪽

  저자는 브랜드 전문가답게 ‘창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를 통해 ‘창업하려는 이유’에 접근한다. 그래서 창업 이전에 창업자 스스로 ‘나다움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비로소 ‘나만의 브랜드’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장 조사를 통해 컨셉과 전략을 세우는 방법에서부터 창업 이후에 필요한 리더십과 파트너십, 나아가 비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해 친정엄마처럼 지적하고 조언하고 있다. 

   책 전반에 언급된 다양하고 풍성한 사례와 인용은 십 수 년 동안 현장에서 갖춘 저자의 실무 경험과 20여 권에 이르는 <유니타스브랜드>에서 비롯된 컨텐츠라는 이론이 녹아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창업을 계획한다면 일독할만하다. 

  400여 페이지 남짓을 읽고 덮으면서 느낌 소감은 한마디로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는 진리였다. 창업 역시 고3 수험생 못지않게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남이 만들어놓은 프랜차이즈에 가맹하는 것은 쉽게 말해 창업 전반의 노하우가 귀찮아서 머리가 아닌 돈을 썼다는 의미다. 문제는 가맹점이 모두 흥해야 할텐데 열에 아홉은 망하는데 가맹한 프랜차이즈 업체조자도 자세히 살피지 않은 때문일 것이다.

  창업으로 ‘판을 벌인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작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전 재산에 해당하는 수억 원에 이르는 거금을 투자한다는 의미다. 먹고 입을 것 못하고 모은 피와 살 같은 돈을 ‘귀찮다’는 이유로 ‘묻지마 창업’으로 남에게 내맡길 바에는 아예 창업을 하지 않는 것이 ‘돈 버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발단 역시 불쑥 창업을 하겠다는 아내를 위한 저자의 설득하고자 했음이었다. 그래서일까. 책 전반에 걸쳐 큰소리치고 가르치기 보다는 설명하고 설득하는 간절함이 배어 있었다. 왜 아닐까. 순간의 선택으로 ‘억’ 소리가 나는 게 창업이 아니던가. 

  연말 구조조정에서 밀려난 직장인들에게 봄은 ‘잔인한 계절’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내몰린 그들을 유일하게 반기는 곳이 있으니 바로 창업시장. 벚꽃이 피는 3-4월만 되면 전국 이곳저곳에 ‘창업박람회’ 현수막이 내걸린다. 하지만 예비창업자들이 내 사업의 첫 발을 ‘이곳’에서 시작하려 한다면 '창업을 쉽게 시작하려는 마음‘부터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싶다.

  하나에서 열까지 내가 모든 것을 챙긴다는 마음 없는 창업은 백전백패다. 우선 최소한 창업관련서 30권은 읽으며 공부해야 하고, 관심업종이 생기거든 해당업체에 취직해 6개월 이상 직접 발로 뛰며 일해 봐야 한다. 그런 후 창업을 할지 말지 결정하고 ‘박람회’ 등에 기웃거려라. 그렇지 않으면 마음만 앞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종잣돈을 채 1년도 되지 않아 모두 날릴지도 모른다. 정말 창업을 하고 싶다면 그 모든 시작은 이 책부터 시작하고 볼 일이다. 창업자의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격주간 발행하는 출판전문잡지 <기획회의>(294호)에 실릴 칼럼원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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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사용설명서 - 돈 잘 쓰고 잘 사는 법
비키 로빈 외 지음, 김지현 옮김 / 도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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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돈 사용설명서 - 지출만 통제하면 큰돈 없이도 행복한 인생 

 

  새해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계획하고 다짐하는 항목이 있다. 건강과 부자되기다. 건강하려면 병에 걸리지 않고 잘 먹고 잘 살아야 하고, 부자가 되려면 돈을 잘 쓰고 잘 살아야 한다. 그런데 익히 알면서도 왜 매년 새로 계획만 하는 것일까? 계획대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돈 사용설명서>(비키 로빈 외·도솔)인간과 돈의 관계를 정리한 책이다. 우리 인생에 돈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살폈다. 저자들은 ‘9단계의 재정자립 프로그램’을 통해 부자가 되는 기술을 전하기보다 자신의 현재를 우선 명확하게 살핌으로써 경제적 자유와 풍요로운 삶을 되찾는 해법을 찾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돈을 많이 벌기만 하면 장땡’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부는 버는 것보다 덜 써야 늘어나는 법이다. 즉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꼭 필요한 지출이 무엇인지 알고, 나도 모르게 새는 지출이 무엇인지 파악하면 더 많이 모을 수 있다. 저자들은 특히 ‘시간’을 강조한다. 지출을 통제하면 돈을 더 벌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늘리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돈은 곧 생명력(시간)을 의미한다는 저자들의 주장은 매우 흥미롭다. 여기서 생명력이란 우리에게 허락된 수명으로, 우리가 일을 하러 직장에 가는 것은 자신의 생명력을 돈과 바꾸는 셈이다. 생명력은 단순히 급여를 근무시간으로 나눈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근무시간 외에 출퇴근 시간을 비롯해 복장, 식사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시간 등 직업과 관련된 시간들을 감안할 때 진정한 ‘시간당 실제 임금’이 나온다고 본다. 
  “나는 생명력을 얼마에 팔고 있을까?” 실제로 나의 생명력을 계산해 보니 꽤 충격적이었다. 급여를 근무시간으로 나누는 단순계산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싼 가격이었다. 하지만 이 간단한 계산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내가 돈(업무)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치고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저자들은 독자에게 ‘내가 생계를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면 과연 그 생명력을 어디에 쓸 것인가?’라고 물었다. 소중한 시간(생명력)을 행복하게 만들 일이 과연 내게 있는가 물은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그 일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살 수 있도록 지출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라고 권한다. 그 방법이 큰돈 없이도 행복한 인생을 사는 법이기 때문이다.

  ‘돈인가, 인생인가’라는 원제가 말하듯 돈을 추구하는 인생은 답이 없지만, 행복한 인생을 위한다면 돈은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단순히 생계를 꾸리는 것과 내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또한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고, 먹고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사는 사람이 부자가 될 리 만무하다. <돈 사용설명서>는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부자를 꿈꾸기에 앞서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을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 빅키 로빈의 책소개>(출처: YouTube)


 

이 리뷰는 2011년 1월 22일자 경향신문  

[책으로 읽는 경제] 칼럼에 실린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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