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부자 공부
권성희 지음 / 가디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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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제기자가 전하는 부자 마인드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400대 부자들의 명단에 의하면 상속된 부자, 즉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부자는 놀랍게도 30%정도 뿐이다. 나머지 70%는 맨손으로 자수성가한 부자들이다. 이렇게 가진 것 없이 엄청난 부를 쌓아 올린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고 우리는 왜 여전히 가난할까?  

   이 책은 20년 이상 경제기자로 현장을 누빈 머니투데이 증권부장인 저자 권성희가 정말 ‘평범한 우리가 부자 되는 길’은 없는 걸까? 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 한국의 자본시장과 뉴욕의 월스트리트를 누비며 생생하게 보고 느낀 사례와 통찰을 담았다. 저자는 유수한 기관의 연구보고서를 조사하고 부자에 관한 책을 탐독하고 막대한 부를 이룬 부자들의 성공비결을 수집한 끝에 ‘부자는 우리와 약간 다를 뿐이다’고 결론내렸다. 저자가 정의한 부자는 ‘돈의 원리’를 몸소 터득한 사람‘이다. 부자와 평범한 사람들의 길은 우선 공부해서 ‘부자의 그릇’을 키웠는가 그리고 몸소 실천해서 기회를 잡았는가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부자는 우리와 무엇이 다를까?

 

 

   부자들은 결코 파격세일이나 할인행사를 쫓아다니지 않는다. 싼 가격보다는 필요나 가치를 추구하는 쇼핑습관 때문이다. 그들은 명품이나 차림새에 연연하지 않는다. 스스로 만들어낸 돈이 있고 자존감이 있기에 남들에게 보이려는 욕구가 없어서다. 그들은 돈을 먼저 쓴 후 벌지 않고 쓰기 위해 먼저 돈을 번다. 부자에게 돈이란 소비의 수단이 아닌 투자를 위한 종잣돈이다.  

   그렇다. 우리는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돈 걱정 없이 마음껏 사치하고 즐기면서 한량처럼 사는 게 부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부자는 평범한 우리보다 더 부지런하고 가정에 충실하며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의 돈도 아끼는 사람들이다. 부자들이라 해서 하는 일 없이 근사한 별장에서 늦잠이나 즐기는 줄 알지만 실제 부자는 그 누구보다 부지런히 일한다.

   저자는 ‘검소하고 가정적이며 일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미 ‘부자의 그릇’이 되었다고 말한다. 설령 지금 돈이 없다 해도 곧 그들에겐 돈이 담길 거란다. 아울러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나는 부자 부모도 없고, 많이 배우지 못해서 안돼!”라는 자격지심이고, 이런 생각이 스스로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훼방꾼이라고 지적한다.  

   현역 경제기자인 저자의 눈에 포착된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는 의외로 크지 않았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게 ‘부자의 문’은 닫힌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열려고 시도하지 않았다고. 부자는 행동하면서 생각하고 가난한 사람은 꿈꾸기만 했던 것이다. 이 책으로 ‘부자의 그릇 키우기’를 시작해 보시길.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새로운 부자들>, <계층 이동의 사다리>도 차례대로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 리뷰는 한전사보 KEPCO TODAY (77호) 북섹션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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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 - 부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진정한 부를 얻는 방법
엠제이 드마코 지음, 신소영 옮김 / 토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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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청춘을 위한 2014년형 부자 안내서 

 

   단언컨대, 대한민국 성인 열 명중 아홉 명의 소원은 ‘부자’다. 소원이 이뤄지려면 보다 구체적이어야 하는 법, 대한민국 1% 부자가 되려면 얼마나 있어야 할까. 배우 김정은이 CF에 나와 “부자 되세요.“하고 두 손 모아 새해 덕담하던 10년 전만 해도 10억 원 정도 있으면 부자였다. 하지만 강남에 있는 코딱지만 한 아파트 한 채 값이 10억 원을 훌쩍 넘는 요즘에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소리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1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114억 원(응답 평균)이상의 자산이 있어야 한다니...내가 내일부터 100살이 되는 55년 동안 쓰리잡을 뛴다고 해도 못 벌 액수, 진즉 나는 소원을 ‘말 잘 듣는 남편 되기’로 바꿨다.

 

   요즘 젊은이들은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100대 1의 무한경쟁에 뛰어들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며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설령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취업을 하고, 공무원이 된다고 해도 그들 역시 결코 2013년이 말하는 ‘부자’는 될 수 없다. 경남 통영 사량수협의 유통판매과장처럼 백수십억 원을 횡령하면 모를까, 보통 사람들의 부자되기는 로또뿐이다.

   그래서일까. 2012년 로또 총 판매액은 자그만치 2833억 원이나 된다(그 속에 30만 원 정도는 내 돈이다). 대한민국 성인들에게 로또는 고달픈 현실을 일주일동안 버티게 하는 ‘만원의 꿈’이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욕먹으면 퇴근길에 로또사고, 아내의 구박에 못 이겨 집을 나와 담배 한 대 물고 또 로또를 산다. 로또 추첨일이 가까워지면 놓칠새라 점점 많이 산다. 목요일 11%, 금요일 19% 순으로 점점 높아지다가 추첨 당일인 토요일은 42%로 절정에 이른다. 신기하게도 추첨방송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꽝’일 게 뻔해서다. 1등 당첨확률이 814만 5060분의 1, 차라리 벼락 맞을 확률(180만분의 1)이 로또 1등보다 5배쯤 높다는 걸 잘 알기에 방송을 보지 않는다. 하지만 안 될 줄 알면서 다음 주면 또 일주일의 꿈을 만원에 살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에 의하면 확률 없는 로또 말고도 부자 되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부자 되는 여부보다 ‘언제 부자가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병헌이란 청년이 좋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 빵빵한 스펙으로 좋은 직장에 취업했다고 하자. 병헌이가 부자되는 방법은 월급을 쪼개 이율 좋은 금융상품과 퇴직연금에 투자하고, 신용카드를 없애고, 절세방법을 찾아다니면서 40년 동안 죽도록 일하는 것 뿐이다. 일에서 손을 놓을 수밖에 없을 때가 되면 그는 114억 원을 가진 부자는 아니더라도 부자소리는 듣겠지만, 병헌이가 65세에 부자가 되는 건 자식들에게 좋을 일 시킬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이 책의 저자는 차량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Limos.com’을 설립해 30대에 자수성가한 백만장자 사업가가 된 엠제이 드마코, 그는 자신처럼 조금이라도 젊을 때, 인생을 즐길 수 있을 때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껏 읽어왔던 부자관련서들이 집중했던 ‘몇 십 억 부자 되기’와는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부자 되는 길’을 우리가 걷는 길과 차도를 빗대어 ‘인도人道, 서행차선, 추월차선’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인도나 서행차선은 일주일에 5일을 노예처럼 일하고, 또 다시 노예처럼 일하기 위해 2일을 쉬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는 ‘현대판 노예’의 삶이다. 즉 인도와 서행차선의 삶은 프로스트가 말하는 “하루에 여덟 시간씩 일하다가 사장으로 승진하여 하루에 열두 시간씩 일하는 삶”과 다름 아니다. 젊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추월차선인데, 취업이 아닌 사업을 통해서만 놀랄 만한 부와 자유를 얻게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한편 사업을 한다고 해서 모두 젊어서 부자가 되는 ‘추월차선’에 올라설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업에 시스템이 결합되어야 한다. 시스템은 한꺼번에 수만 명에게 영향을 끼쳐 수만 배를 벌 수 있게 해서다. 예를 들어 만 원짜리 이발을 제공하는 이발소를 운영하는 사업이라면 논리적으로 수백만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스템을 도입해 프랜차이즈 기업이 된다면 가능해진다.

   저자는 이른바 돈이 열리는 나무격인 추월차선 사업으로 임대 시스템, 컴퓨터·소프트웨어 시스템, 콘텐츠 시스템, 유통 시스템, 인적 자원 시스템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구멍가게 수준의 장사가 아니라, 인터넷 기업, 부동산 투자, 글쓰기, 발명처럼 콘텐츠나 헤게모니를 개발해 내가 잠을 자는 사이에도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거나, 이자가 붙는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사업들이 추월차선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추월차선을 달리고 있는 부자는 많다. 가수이자 기획사 대표인 박진영은 자신이 작곡한 음원 저작권 수입만으로 지난 해 약 12억 원의 저작권 수입을 올렸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첫 번째 책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첫 책<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리더스북) 1권은 논픽션으로는 드물게 100쇄(2권은 65쇄 20만부)를 찍었다. 2005년 4월1일 출간된 이 책은 지금까지 6년간 30만부가 팔렸다. 최근에 쓴 책 <문명의 배꼽, 그리스> 역시 올해 초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윈도우즈를 만들어 세계최고의 부자가 된 빌 게이츠, 슈퍼잼을 만들어 전 세계에 잼을 팔고 있는 25살짜리 청년 프레이저 도허티 등도 추월차선 위에 올라탄 부자들이다.

   추월차선은 위에 언급된 유명인 뿐 아니라 당신처럼 평범한 사람도 충분히 올라탈 수 있는 길이다. 주위에 있는 신문을 펴 보자. 새로운 기계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큰돈을 번 사람, 평범한 식당이나 카페에 시스템을 바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를 개발해 낸 사람 등 추월차선 인생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은 거의 매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특별해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부자가 돼서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부자가 흔하지 않은 이유는 부자될 깜량이 부족해서다. 즉 사람들이 부자 되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거나, 부자가 되는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아서다. 시중에 나온 재테크서들의 공통점은 ‘쉬운 부자되기’를 권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독자들은 게으르다. 부자되기는 간절히 원하면서 정작 노력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보니 ‘묻지마 투자’를 하거나, 평생해도 되지 않을 로또에 매주 돈을 걸고 있는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은 ‘쉬운 부자 되기’가 아닌 ‘빠른 부자 되기’를 권한다. 그리고 돈 대신 욕구를 좇으라고 주장한다.

 

 "돈이든 꿈이든 '진정 하고 싶은 것'이든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의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보는 것을 당장 그만두어라. 대신 욕구와 곤란함과 문제점과 서비스 결함과 정서를 좇아라.... 돈은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끌리지 않는다. 돈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사업에 끌린다. 돈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에게 끌린다. 욕구를 대규모로 해소하면 대규모의 돈이 끌려온다“ (266 쪽)

 

 

   특히 ‘부는 소유물이나 돈이 아니라 3F, 즉 가족(Family, 관계), 신체(Fitness, 건강), 그리고 자유(Freedom, 선택)’라는 진정한 부富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내게 부에 대한 신선한 각성覺醒의 계기가 될 만큼 인상적이었다. 한마디로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신체가 건강하며, 내가 원하는 무엇이던 선택할 수 있다면 억만장자도 부럽지 않다는 뜻인데, 이보다 명쾌한 답은 없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부자는 젊은 나이에 일과 돈에서 해방되어 인생을 즐기는 사람인 것이다. 부자와 사업에 대한 당신의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무너뜨리는 책, 지금껏 당신이 부자가 될 수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행하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 전문가 리뷰에 기고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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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이기는 법 - 승부사 알바트로스의
성필규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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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전쟁터, 주식시장의 야전교범

 

 

돈 벌기도 어렵지만 돈 키우기는 어려워졌다. 더더욱 5년 전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은 부자 되기 정말 쉬운 나라였다. 무조건 아파트를 사기만 하면 됐으니까. 굳이 큰돈도 필요 없다. 레버리지, 지렛대 효과가 있잖은가. 대출만 받을 수 있는 자격이면 이렁저렁 80%까지 남의 돈으로 살 수 있으니까 말 그대로 종잣돈 정도만 있으면 부자가 될 준비는 끝난 셈이었다. 부동산 지식이 별로 없어도 괜찮다. 30여 년 동안 ‘부동산 불패신화‘가 보증해 줬으니까.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막차 탄 부동산 투자자들은 부자가 되기는커녕 ‘하우스푸어’로 전락해 버렸다. 새 정부가 들어서 매월 초 ‘부동산부양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언발에 오줌눗기‘격일 뿐 시장은 미동조차 없다. 뉴스와 언론은 연일 ’부동산 시장이 꿈틀댄다‘고 떠들어대지만, 정부의 압력과 광고주의 요청에 의해 떠드는 헛소리라는 걸 투자자들은 이미 다 안다. ’부동산‘은 이제 투자대상으로 한물간 포트폴리오 임에 틀림없다.

 

그럼 예적금은 어떨까? 지난 5월 9일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를 단행, 대한민국은 초저금리 시대를 맞이했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은행의 최고금리는 3.5퍼센트였다. 실제금리는 인플레 2.5퍼센트와 이자소득세 0,41퍼센트를 제외하고 나면 실제 금리는 0.59퍼센트로 명목금리보다 훨씬 적지만 지금처럼 마이너스(-) 금리는 아니다. 이제부터 은행에 저축해서 부자가 되겠다고 하면 바보소리를 들어야 한다. 부동산도 예적금도 아니라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남은 것은 하나, 바로 주식이다.

 

월가의 전설로 알려진 피터 린치는 자신의 책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에서 투자포트폴리오를 저축예금, 골동품 등 수집품, 부동산, 채권, 주식으로 나누고 각각의 장단점을 살핀 후 그 중에서 주식이 가장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주식투자에 있어 가장 큰 장점은 인플레이션만큼 주식시장은 우상향한다는 점이다. 즉 물가상승분 만큼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상승하므로 주식시장은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인에게 있어 주식투자는 결코 만만치 않다. 열에 아홉은 주식투자에서 손해를 봤다고 입을 모은다. 쉬운 주식투자에 속하는 펀드투자 역시 재미를 본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다. 왜 그럴까? 투자 지식이 짧아서일까? 만약 그렇다면 수많은 주식 전문가와 투자 고수들은 이미 갑부가 되었어야 할 것이다. <돈을 이기는 법>의 저자이자 알바트로스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성필규는 그럴 듯한 투자지식이 없어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원칙이 없어서’ 망한다고 말한다.

 

 

 

 

<돈을 이기는 법>은 여느 책과 다르다. 저자 성필규는 현란한 그래프와 숫자로 가득한 투자지식과 성공스토리 대신 자신의 부끄러운 투자 역사 전부를 고백하듯 기록했다. 투자자라면 절대로 꺼리는 내용, 그래서 스토리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그의 고백을 쫓다보면 천하의 알바트로스는 백전백승의 천재가 아니라 거듭된 실패 후에도 한 번 더 일어선 개인투자자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시장에서 내가 겪을 수 있는 상황임을 깨닫게 된다.

 

“몇 년간 다람쥐가 도토리 모으듯 쌓아왔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그날 나는 정말이지 목 놓아 울었다. 울다가 토하고, 또 울다가 토하고, 그러다 다음날 뜨는 해를 보았다. 태양은 다시 뜬다지만 나의 재기는 까마득해 보였다. 아니 불가능 그 자체였다.

이튿날부터 나는 넋 나간 사람이 되었다. 나도 사람인지라 누군가에게라도 나의 한탄 섞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할 사람이 없었다. 가족에게는 철저히 알리고 싶지 않았거니와 몇 백만 원의 월급을 벌고자 땀 흘려 일하는 친구들에게도 차마 말할 수 없는 사연이었다. 그 친구들에게는 이미 달나라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129쪽

 

이른바 대박을 꿈꾸다 실패한 사람이라면 이 마음을 안다. 나 역시 삼십대 중반 큰돈은 아니지만 알토란같은 전 재산을 친구 말에 넘어가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다가 부도가 난 적이 있다. 그 때는 ‘웃는다고 웃는 게 아니고,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다. 이후 나는 목돈이 들어가는 투자 제안을 만나면 ‘트라우마’에 소스라쳤고, 알바트로스는 또 다시 도전했다. 범인凡人과 승부사의 차이는 바로 이 차이다.

 

승부사가 되는 것 역시 결코 쉽지 않았다. 채 마흔도 되기 전 ‘과로와 극도로 긴박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결국 몸이 견뎌내지 못한다. 노인처럼 새하얘진 머리와 수염, 불어난 체중, 목과 허리의 극심한 통증’(179쪽)이라는 직업병과 맞바꿔야 하는, 나 같은 ‘새가슴’은 결코 오르지 못할 산이었다. 책에서 놓쳐서는 안 될 백미는 제2부 ‘나를 지켜낸 승부의 원칙’에 소개된 ‘알바트로스의 투자 철칙(원칙)‘이다.

 

 

 

“먼저 자신이 어떤 투자자인지를 알고 자신만의 길을 정하라는 것이 첫째이고, 게임의 법칙을 파악하며 싸워서 이기는 게 아니라 이겨놓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 둘째이며, 자금 관리를 생명선으로 여기라는 것이 셋째, 겸손하게 꾸준히 노력하라는 것이 넷째, 마지막으로 투자 심리를 이해하라는 것이다.” 이것마저도 너무 길어서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고 하면, “투자는 마음 게임mental game이다.” 235

 

이 중에서 퉁을 놓고 싶은 대목은 ‘이겨놓고 싸워라’ 였다. 흔히들 ‘주식투자는 도박과 같다’고 말한다. 내일의 종합주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주식투자는 도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주식투자는 수익과 손해가 어디에서 어떠한 연유로 비롯되는지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발생하는 수익이 복잡할지언정 인과관계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도박과 같이 향후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종목선정과 투자결정에 있어 그런 상황이 필연적으로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짐작하고, 사회적, 경제적, 통계적, 심리적 요인들에 대한 다양한 분석툴로 핵심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저자는 바로 그 핵심에 근접할 수 있다면, 이겨놓고 싸우는게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경험이 적고, 핵심에 근접하기 어려운 나를 비롯한 절대 다수의 개미 투자자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한편 주식시장의 철학자 앙드레 코스톨라니 투자라는 ‘항해를 순조롭게 하려면 돈과 인내, 그리고 철사처럼 강인한 신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심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데, 저자는 투자심리의 요체는 단 두 가지, 대중심리를 파악하고 경계하는 것과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제어해내는 ‘손절매’라고 강조했다.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어려운 결정, 막상 손실을 확정짓고 포지션을 청산해야 할 상황에 처하면 판단력이 흐려질 뿐만 아니라 미련이 남는다. 조금 더, 조금만 더 하고 시간을 끌다가 가벼운 생채기로 끝날 일이 치명상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먼저 이기는 방법을 알고 뛰어든 후 절대로 후퇴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하기가 어디 쉬운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저자가 현물 주식시장에서 파생시장 쪽으로 무대를 옮겨온 가장 큰 이유가 더 큰 수익을 원해서가 아닌 공정한 경쟁을 원해서라는 점이다. 결국 현명한 선택은 직접 주식시장에 뛰어들기보다 알바트로스에게 돈을 맡겨야 한다는 허무한 결론에 이른다. 물론 이 역시 알바트로스에게 거액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맡길 만큼 충분한 돈이 있는 사람들의 고민이겠지만.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34호)에 기고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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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부자 - 젊어서 돈 모으는 즐거움을 터득하라
박종기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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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부를 늘리기에 앞서 지출을 관리해야 할 때

 

 

해마다 꾸준히 잘 팔리는 책 분야는 ‘재테크 관련서’, 그중에서 ‘부자’를 제목으로 한 책은 언제나 베스트셀러다. 그만큼 부자가 되고 싶은 독자가 많다는 뜻이고, 반대로 뒤집어 생각해 보면 작년에 부자 관련서를 읽었는데도, 올해 여전히 부자가 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관련서는 ‘재테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읽어볼만하다. 매년 바뀌는 국내경제상황에 맞게 부자되는 법, 돈 모으는 법도 바뀌기 때문이다. 잘 찾아보면 신문이나 뉴스에서 만날 수 없는 알찬 정보를 만날 수 있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젊은부자>는 결혼을 앞두고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허 대리가 직장 상사 고 부장을 만나 새롭게 재테크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소설의 형식으로 담아 재테크의 올바른 순서와 추가 소득을 올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부동산, 경매, 주식 등으로 부자가 된 고소득자나 자산가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고정으로 나오는 월급이나 소득으로 부자를 꿈꾸는 보통사람의 이야기가 필요한 시기이다. 저자이자 머니 트레이너인 박종기는 ‘지금은 부를 늘리기에 앞서 지출을 관리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대출 상환을 시작으로 지출 관리, 종잣돈 모으기, 내 집 마련, 투자의 순서로 재테크를 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책 속에 자세히 담았다.

 

세계적인 부자 워렌 버핏은 “부자가 되는 첫걸음은 수입보다 지출을 적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산 형성이 어려운 요즘 같은 때, 모으고 키우기도 중요하지만, 우선 지키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재테크의 최우선은 종잣돈을 만드는 일이다. 투자를 하려면 우선 저축해야 한다. 종잣돈 마련에는 왕도가 없다. 지출을 줄이고 저축금액을 늘려가야 한다. 시대에 따라 재테크의 구체적인 방법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재테크의 순서에는 변함이 없다. 아끼는 길이 장땡이다. 가계부를 작성하고 지출을 관리하며, 어떻게 돈을 만들고 어떻게 저축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책의 핵심은 ‘추가 수입이 나오는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한 자기계발’ 내용이다. 추가수입을 위해 매달 수입의 10퍼센트를 추가 수입을 위한 자기계발에 써야 한다고 저자는 권한다. 추가 수입을 올리기 위한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자신도 몰랐던 관심사와 강점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추가 수입으로 연결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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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시대 - 마케팅 원론에는 없는 세일즈의 모든 것
필립 델브스 브러턴 지음, 문희경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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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는 것의 예술, 장사의 모든 것

 

 

사람들은 세일즈을 등하시한다. 기업이 팔고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직접 건네고 그들로 하여금 지갑에서 돈을 꺼내게 하는 모든 비즈니스의 마지막 관문을 왜 사람들은 마치 수준 낮은 업무인양 애써 외면할까? 사실은 가장 어렵고 힘들고 두려운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버드 MBA 출신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입학해 교과과정에 장사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세일즈 과목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어리둥절했다. 그래서 장사와 세일즈의 고수들을 만나 세일즈에 관한 특별수업을 책으로 엮은 것<장사의 시대>다.

 

세일즈 즉, 장사는 비즈니스의 종결자다. 국내 모든 재벌기업들의 시작은 장사에서 비롯되었다. 현대의 정주영, 삼성의 이병철, LG의 구인회 등 회장님들 역시 그 시작은 장사꾼이었다. 그렇다면 장사꾼만 팔까? 결코 아니다. 당신도 판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저자는 “장사를 밥벌이로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날마다 자기 자신과 가족, 친구와 고용주에게 뭐든 팔면서 산다. 나는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는다는 믿음을 판다. 또 나 자신에게는 책을 쓰자는 계획을 판다. 우리는 자기를 학교와 조직에 팔고 미래의 배우자에게 판다. 식당 종업원은 손님에게 특선 요리를 팔고 의사는 환자에게 치료행위를 판다. 판매는 지극히 인간다운 행위이고 여기에 모든 의미가 함축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설득의 모든 과정은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지금 장사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책에는 이슬람 상인의 흥정의 비법, 홈쇼핑의 스토리텔링, 판매 조직들이 종교 조직을 모방하는 이유 등 전 세계 판매의 마법사들이 전해주는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생계형 자영업자 600만 시대, 이 책을 통해 ‘판다는 것의 예술’을 제대로 배울 것이다.

 

 

이 글은 좋은책 선정위원회에 기고한 '이달의 책' 추천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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