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 - 어렵지 않게 하나씩! 처음 시작하는 제로 웨이스트
케이트 아넬 지음, 배지혜 옮김 / 미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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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자연에서는 쓰레기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쓰레기는 자연적으로 다른 동식물에게 쓸모 있는 무언가로 변해가기 마련이다. 비료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먹이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로 들어서면서 잘못된 디자인과 자연과 어울리지 못하는 제품 구성 등으로 인해, 자연과 조화되지 못하고 쌓여만 가는 쓰레기들이 많아지고 있다. 태평양에서 떠돌고 있는 거대한 쓰레기 섬이나 각 지역마다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는 쓰레기 매립장처럼 말이다.

제로 웨이스트란 게 있다.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원칙이라고 하는데, 모든 제품의 포장 및 자재를 태우지 않고, 환경이나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토지, 해양, 공기로 배출하지 않으며 책임 있는 생산, 소비, 재사용 및 회수를 통해 모든 자원을 보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되겠다. (위키백과 참조) 트렌디한 분들이라면 미디어와 SNS를 통해서 여러 번 접해보았을 개념일 것이며, 카페에서 개인용 텀블러 사용하기, 비닐 대신 개인용 바구니를 사용하는 것들이 대표적인 행동 수칙의 사례다. 또 지방에는 없지만 대도시에는 제로 웨이스트 숍이 별도로 있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생활 필수품 등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제로 웨이스트의 핵심은 바로 제품의 생산 단계부터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고, 쇼맨십에 불과할 뿐이다. 1회용 컵 대신에 텀블러를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예 1회용 컵을 생산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미 생산되어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의 사용 여부를 고민하기보다는 원천적으로 발생 가능성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된다는 사실. 그게 아니라면 이 역시 그린 워싱의 아류에 불과할 뿐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말하는 제로 웨이스트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저자의 말처럼 문제를 인식했을 때 개인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자의 생활 속에서 행동을 취하고 습관을 바꾸는 것(21page)이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행동들이 모여서 결국에는 생산 및 제조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저자는 책 속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일곱 가지 생활규칙을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일명 7R 운동으로 불리는 건데 거절하기, 줄이기, 재사용하기, 재활용하기, 썩히기, 수리하기, 대응하기로 구성되어 있다. 세부적인 행동 지침은 책을 참고하면 좋을 듯하고, 이를 통해 독자들은 환경 보호, 지속 가능한 지구 만들기에 참여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개인 건강도 챙기고, 시간을 가치있게 사용하며,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되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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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부동산 - 오늘부터 시작하는 부동산 공부
서울경제 집슐랭.김현정 지음 / 두사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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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인증서를 발급받기가 쉽지가 않다. 재산세를 좀 알아보려고 위택스에 들어가니, 인증서가 만료가 되었단다. 폰이 바뀌어서 그런 건지, 금융 인증서로 바꾸다가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바꿔야 하기에 사택에 와서 노트북을 켰다.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아이디랑 비번도 계속 다르다고 뜨고, 각 단계마다 계속 뭐가 걸려서 여러 번 불필요한 작업을 반복했다.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흥행 요소를 캐릭터와 암호화폐 때문이라 말하지만 나는 다른 요소가 있다고 본다. 바로 로그인이 간편하다는 것!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인증서를 발급받는 작업을 하다가 금융사 홈페이지가 하도 버벅대서 중간중간 인터넷 뉴스를 봤다. 그러다가 집값 거품에 대한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내용은 이렇다. 바로 부동산 침체기에는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아파트가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말. 사례도 있다. 실제로 IMF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때 강남의 아파트들이 고점 대비 3~40%씩 빠졌었기 때문이다. 입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신축 + 대형 아파트 단지 중에서 최근 몇 년간 급등한 곳을 유의해야 한다고 기사는 말하고 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서울경제 '집슐랭' 팀과 김현정 공인중개사가 지은 <나의 첫 번째 부동산>이다. 그냥 어영부영 지은 책이 아니라 정말 부동산의 기초를 하나하나씩 잘 잡아주는 책이다. 먼저 첫 번째 장은 공인중개사를 공부하려는 친구들이나 부동산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익히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두 번째 장은 최근에 이슈가 된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을 잘 정리했는데, 각자 필요한 포인트를 잡아 추가적으로 공부해보면 좋을 듯싶다. 예를 들어 다주택자인 사람들은 양도소득세나 재산세가 어떻게 변했는지, 또 추가로 아파트를 구매 시 취득세가 얼마나 올랐는지 등을 말이다. 세 번째 장과 네 번째 장은 전월세로 집을 구하려는 사람과 청약으로 아파트를 마련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다섯 번째 장은 중개 수수료 계산법, 집 사기 전에 확인해야 할 서류, 자금조달 계획서, 셀프 등기를 소개하는데 이 부분은 포스트잇으로 표시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봐두면 좋을 듯하다. 여섯 번째 장은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내용이고, 일곱 번째 장은 실제 임장기를 보는 듯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외에도 부록으로 임대차 3법이나 3기 신도시 관련 내용도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해도 좋겠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부동산 공부를 처음 하는 사람에게 딱 맞는 도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부동산에 대해 좀 안다 하더라도 계약서 작성이나 관련 부대 서류를 작성할 때도 접어둔 부분을 참고해도 좋겠다 싶고.

한동안 좀 바빴다. 그래도 다행히 사옥 이사도 끝나고, 큰 행사도 마무리되었다. 사업소 팀장으로 1년에 행사 하나만 해도 큰일이라고 하던데, 강원에 온 지 네 달도 안 되어 벌써 세 번의 행사를 했다. 다다음 주에도 또 행사가 있지만 일단 그건 다음 주에 생각하기로 하고 이번 주는 이렇게 책도 읽고 하면서 일단 쉬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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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딩 타임 - 절대적 부의 영역을 창조한 시간 사용의 비밀
대니얼 해머메시 지음, 송경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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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딩 타임>의 저자인 대니얼 해머메시 교수는 노동경제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전문가 중 한 분이다. 그는 예일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13년에는 IZA 노동경제학 상을 수상했으며, 수십 년간 노동경제학 분야에서 약 백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노동> 편집장과 노동경제학 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2011년에 개봉한 영화 <인 타임>에서는 시간이 곧 돈이 돼버린 미래 사회를 암울하게(물론 일부 계층은 더없이 풍족한 삶을 영위하지만 말이다) 그려내고 있다. 유전자 정보가 미래의 핵심 가치임을 암시하는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 <주피터 어센딩>처럼 분명 미래에는 돈으로 상징되는 무언가가 시간, 유전자, 탄소배출권, 암호화폐(?) 등으로 바뀌리라 보이는데 이 책은 그중에서도 시간이라는 가치를 경제학적으로 다양하게 파헤쳐 보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시간의 사용과 선택은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문제라고 말한다. 또 시간과 돈은 우리 삶에서 가장 부족한 두 가지 자원이며, 안타깝게도 소득은 지난 50년간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시간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언 듯 보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늘어난 듯 보인다. 기술과 교통의 발달로 인해 우리의 여유 시간이 많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단 우리가 시간을 사용할 때는 인센티브에 따라 접근하기 때문에 연장근로수당이 존재하거나, 더 일할수록 임금이 오를 경우에는 유휴시간을 자의적 또는 타의적으로 근로시간에 올인한다. 하지만 시간당 노동력의 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더 오른다면 오히려 우리의 삶은 더 피폐해지고 만다. 이는 많은 소설과 영화, 그리고 학자들이 언급하는 임금이 올랐음에도 삶의 만족도는 더 떨어지는 현상과 연결 지을 수 있겠다. 아니면 분명 삶의 풍족함은 높아진 듯하지만 식비, 문화활동비, 여가비로 이것저것 나가고 나면 정작 저축할 돈과 집 살 돈은 꿈도 못 꾸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역시 시간으로 대체시키면 쉽게 이해되리라 보인다. 또 그나마 생긴 유휴시간마저도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멜론과 같은 정기 구독 서비스나 게임 등에 소모되고 만다. 이것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유휴시간이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대체된 것뿐일 수도 있다는 거다.

절대적인 시간의 양은 바꿀 수 없기에 - 물론 최근에 등장하는 메타버스의 개념이나 평행우주와도 같은 과학적인 무언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잘 모르기에 넘어가도록 하자! - 결국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유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아닐까 싶다. 일단 저자는 통계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른 배우자와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이는 재정적으로도 또 안정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본질적으로 즐겁다고 생각하는 무언가를 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달리기를 하거나, 등산이나 캠핑을 가는 것처럼 자신이 즐겁다고 느낄만한 여유를 느끼는 취미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 비업무 활동 시간에 느긋함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명상을 즐기는 것도 좋고, 밤 9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던가, 경쟁적인 무언가를 배제하는 것처럼 말이다.

시간 자체는 중립적이며, 우리는 그 시간을 파괴적으로도 혹은 건설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시간 역시 생태계처럼 순환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우리가 시간에 대해 내린 결정이 우리의 행복과 다른 사회 구성원의 행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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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문명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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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만남은 국민학생 때였다. 그 당시 인기 있던 소설로는 <퇴마록>이 있었고, <개미>가 있었다. 선생님들이 먼저 읽고 있으셨던 책이었고 또 학생들에게도 추천해 준 책이었다. 인간과 개미들이 이야기한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도 땅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 미지의 무언가와 만난다는 모험 자체가 어린 나에게는 몹시 흥미로운 주제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이후로도 <나무>, <파피용>, <파라다이스> 등의 소설을 읽었고, 가장 최근에는 네피림과 같은 거인의 기원을 파헤친 <제3인류>와 희곡집 <심판>을 읽었다.

이번에는 저자의 신작 <문명>이란 소설을 읽었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인데 - 이전 작품들처럼 - 흥미롭고 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몇 년 전에 출간된 소설 <고양이>에 등장하는 바스테트가 주인공인데, 이번 책에서는 테러와 전염병으로 붕괴된 인간 문명을 다양한 생물종과 함께 건설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득 든 생각이지만 최근 저자의 행보는 온라인이나 미디어에서 이슈가 되는 사후 세계, 종다양성, 전염병 창궐과 같은 소재들을 계속해서 글감으로 활용하는 듯 보인다. 꾸준하게 말이다!)

우리는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기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고양이는 우리를 집사로 본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라도 여러 번 들어보았을 것이다. 심지어 마블 코믹스의 영화 캡틴 마블에서는 아예 고양이를 우주에서 온 지적 생명체로 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는 고양이와 인간의 대화의 매개체로 USB가 등장한다. 생명체 실험으로 뇌에 연결하는 제3의 눈의 입구가 바로 USB 단자인 셈이다. 그리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여기서 출발하게 되고. (더 자세한 건 책을 통해서...)

단락마다 소개되어 있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다시 접하는 것도 흥미롭다. 아마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은 독자들은 어쩌면 소설보다 이 사전을 읽게 된다는 사실이 더 즐거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는 동물의 지능을 순서대로 소개한 부분(292page)와 싯다르타와 숙명론에 대한 부분(241page), 그리고 성의 역사에 대해 다룬 부분(21page)이 인상 깊었는데, 이 외에도 다양한 잡지식들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소설 1권은 바스테트가 더 많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선택을 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2권에서는 그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종들 간의 협력을 진행해가는 과정이 등장한다. 2권의 마지막 장면은 그런 기대들이 좌절로 바뀌게 되는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하는데, 더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는 건 독자들이 직접 책을 읽어보는 걸로 대신하며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 이야기되지 않는 모든 것은 잊힌다.

* 반드시 성공하려면 뛰어난 적응력과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발휘해야 한다.

* 걱정 없는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 큰 불행이 조만간 닥치게 되어 있다.

*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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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자본주의의 배신 - 주주 최우선주의는 왜 모두에게 해로운가
린 스타우트 지음, 우희진 옮김 / 북돋움coop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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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 대학교 로스쿨 교수이자 기업 지배구조와 법경제 전문가인 린 스타우트는 <주주 자본주의의 배신>이라는 책에서 주주 최우선주의는 왜 우리 모두에게 해로운가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부터 경제학계를 지배해온 주주 최우선주의는 최근에 ESG 또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서서히 대체되어 가려는 길목에 서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워낙 견고한 주주 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을 쉽게 대체하기는 어려울 듯한데, 이 책은 그러한 견고성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그리고 왜 바뀌어야만 하는지를 하나하나 조목조목 집어내고 있다.

주주 자본주의가 최선일 수 없다는 다양한 사례들은 이 책을 통해서 접하면 좋을 듯하며, 여기서는 주주 최우선주의의 잘못된 전제 세 가지를 다뤄보고자 한다. 먼저 주주 최우선주의는 주인-대리인 모델을 학문적 근간으로 하는데, 여기서 기본 전제가 되는 주주가 기업을 소유하고, 주주는 잔여 청구권자이며, 주주는 주인이고 이사회가 대리인이라는 세 가지 요소 모두가 틀렸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일단 기업은 독립적 법인으로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며, 주주는 단지 주식을 소유할 뿐이다. 또 기업 스스로가 잔여 청구권자이며 기업의 남는 이익으로 무얼 할지를 결정하는 건 이사회의 몫이라는 사실. 결국 주주 역시 임직원, 협력업체와 같은 이해관계자의 하나일 뿐이며 기업 스스로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주주의 이익만을 위한다는 것조차 결국에는 주주에게 해를 입힌다는 사실 역시 많은 케이스스터디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단기적 이익을 위해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에 필요한 재원을 그냥 배당으로 유출시키거나, 주식의 급등만을 노린 기업들의 비참한 말로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많은 사람들의 노후 자금(연금 등)이 기업의 주식에 연동되어 있기에 더욱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중요해졌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마치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양자택일의 극단적 개념으로 이야기하는 듯하다. 춘천에서 부산을 오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있으며, 각 선택지의 효용성은 모두 다른 것처럼 자본주의 역시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 책의 해제를 담당한 류영재 회장님의 말씀처럼 대안적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결국 저자와 해제자는 이러한 대안 중의 하나로 유니버설 오너십 철학에 근거한 장기 주의와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주주 중심주의를 꼽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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