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딩 타임 - 절대적 부의 영역을 창조한 시간 사용의 비밀
대니얼 해머메시 지음, 송경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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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딩 타임>의 저자인 대니얼 해머메시 교수는 노동경제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전문가 중 한 분이다. 그는 예일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13년에는 IZA 노동경제학 상을 수상했으며, 수십 년간 노동경제학 분야에서 약 백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노동> 편집장과 노동경제학 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2011년에 개봉한 영화 <인 타임>에서는 시간이 곧 돈이 돼버린 미래 사회를 암울하게(물론 일부 계층은 더없이 풍족한 삶을 영위하지만 말이다) 그려내고 있다. 유전자 정보가 미래의 핵심 가치임을 암시하는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 <주피터 어센딩>처럼 분명 미래에는 돈으로 상징되는 무언가가 시간, 유전자, 탄소배출권, 암호화폐(?) 등으로 바뀌리라 보이는데 이 책은 그중에서도 시간이라는 가치를 경제학적으로 다양하게 파헤쳐 보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시간의 사용과 선택은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문제라고 말한다. 또 시간과 돈은 우리 삶에서 가장 부족한 두 가지 자원이며, 안타깝게도 소득은 지난 50년간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시간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언 듯 보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늘어난 듯 보인다. 기술과 교통의 발달로 인해 우리의 여유 시간이 많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단 우리가 시간을 사용할 때는 인센티브에 따라 접근하기 때문에 연장근로수당이 존재하거나, 더 일할수록 임금이 오를 경우에는 유휴시간을 자의적 또는 타의적으로 근로시간에 올인한다. 하지만 시간당 노동력의 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더 오른다면 오히려 우리의 삶은 더 피폐해지고 만다. 이는 많은 소설과 영화, 그리고 학자들이 언급하는 임금이 올랐음에도 삶의 만족도는 더 떨어지는 현상과 연결 지을 수 있겠다. 아니면 분명 삶의 풍족함은 높아진 듯하지만 식비, 문화활동비, 여가비로 이것저것 나가고 나면 정작 저축할 돈과 집 살 돈은 꿈도 못 꾸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역시 시간으로 대체시키면 쉽게 이해되리라 보인다. 또 그나마 생긴 유휴시간마저도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멜론과 같은 정기 구독 서비스나 게임 등에 소모되고 만다. 이것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유휴시간이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대체된 것뿐일 수도 있다는 거다.

절대적인 시간의 양은 바꿀 수 없기에 - 물론 최근에 등장하는 메타버스의 개념이나 평행우주와도 같은 과학적인 무언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잘 모르기에 넘어가도록 하자! - 결국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유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아닐까 싶다. 일단 저자는 통계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른 배우자와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이는 재정적으로도 또 안정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본질적으로 즐겁다고 생각하는 무언가를 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달리기를 하거나, 등산이나 캠핑을 가는 것처럼 자신이 즐겁다고 느낄만한 여유를 느끼는 취미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 비업무 활동 시간에 느긋함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명상을 즐기는 것도 좋고, 밤 9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던가, 경쟁적인 무언가를 배제하는 것처럼 말이다.

시간 자체는 중립적이며, 우리는 그 시간을 파괴적으로도 혹은 건설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시간 역시 생태계처럼 순환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우리가 시간에 대해 내린 결정이 우리의 행복과 다른 사회 구성원의 행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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