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투자 완전 정복 - 높은 시세 차익과 공실율 제로, 임대 고수익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빌딩 브랜딩 전략서
조해리 지음 / 라온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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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부동산 도서는 빌딩 브랜딩 회사 '스탠더드 리퍼블릭'의 대표 '조해리'님이 지은 <빌딩 투자 완전정복>이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제 부동산은 입지 + @ 요인으로 접근해야 하며, 여기서 @란 부동산이라는 공간에 어떤 콘텐츠를 담아서 운영할지, 그리고 어떤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으로 매력을 발산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하며, 입지를 뛰어넘는 부동산의 특별한 가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입지란 아마도 직장이 가깝고, 역과 터미널과 같은 교통망이 잘 구축되어 있으며, 관공서와 생활 편의시설, 공원이 밀접한 그런 걸 말하지 않을까 싶다. 빌딩과 같은 상업시설이라면 대로변에 가깝고, 유동인구가 많으며 역시 교통이 편리한 곳이 좋을 것이고.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이 과연 절대적인 것일까. 저자의 말처럼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변화로 이러한 전통적 입지 요소의 중요성은 다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가령 과거에는 건물 1층에는 반드시 은행이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은행의 확산과 기존 금융기관들의 인력 축소/지점 통폐합 등으로 인해 그 자리를 카페가 대신하고 있다. 또 대로변의 유명 가게들만큼이나 뒷골목의 정취 있는 거리의 카페와 음식점, 소품샵 등이 있는 건물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디자인도 중요한데, 비록 전통적 의미의 입지에서 벗어난다 하더라도 눈에 띄는 건물 외관과 함께 사람들이 즐겨 다니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콘텐츠가 있다면 그냥 입지만 믿고 설쳐(?) 대는 건물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가 있다고 봐도 되겠다.

또 임차인들에게 단순히 좋은 인테리어를 넘어, 정갈하게 잘 가꾸어 놓은 화단이나 테라스 공간, 옥상의 휴식 공간과 같은 자연을 담아낼 수 있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저자는 올드가 아닌 클래식함을 추구할 것과 반드시 건물에 스토리를 주입할 것을 권하는데, 이는 건축 첫 단계나 매입 후 리모델링 할 때부터 중개사와 건축사, 법무사 등과 함께 잘 빌드 업해야 하는 부분이다.

책에는 저자가 제시하는 부동산에 대한 인사이트와 함께 실제 건물 매입 과정에서 체크해야 할 요소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암묵지나 노하우와 같은 부분이므로 관심 있는 분들은 꼼꼼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리뷰에서 이를 다 소개하는 건 스포일러와 같아질 수도 있으므로.

끝으로 책 말미에는 저자가 소개하는 잘 된 건물들이 몇 개 있는데, 어퍼 하우스와 함께 정동 아트테라스도 언급되고 있다. 나 역시 옛 서울 근대유산과 함께 정동 특유의 감성이 붉은 벽돌의 계단형 테라스 구조 건물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저자 역시 건물의 디자인과 스토리 부분에서 비슷하게 언급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앞서 말한 고급 주거 브랜드 어퍼 하우스와 음식점 몽탄 사례도 눈에 들어오니 잘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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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세계문학 5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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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구매한지 벌써 8년 차다. 주행거리는 10만 킬로미터가 안되지만, 최근에는 정차 시 진동이 조금 심해진 느낌이다. 게다가 며칠 전 - 무더위가 심한 날 - 에어컨도 고장이 났는지 뜨거운 바람만 연신 뿜어댔다. 일단 먼저 - 차량 진동 때문에 - 연료첨가제를 처음 사서 넣어봤는데, 드라마틱 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괜찮아진듯하다. 리뷰를 보니 두세 번 정도는 써야 한다고 하니 주기를 기억했다가 잘 넣어줘야겠다. 에어컨은 사실 많이 당황스러운데 작년에 이미 가스를 충전했음에도 벌써 이러니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다음 주에 한번 수리를 맡겨봐야 할 듯. 잘 타고 있는 내 차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확실히 자동차는 부동산이나 금, 은, 예술품에 비해 자산 가치는 없다고 봐야 한다. 세금이나 유지 비용과 같은 지출도 상당하고.

이번 주에는 부산에 내려왔다. 쉬면서 틈틈이 새 책을 읽었다. 제목은 <그림자를 판 사나이>. 프랑스 출신이지만 대부분의 삶을 독일에서 살다간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라는 작가가 쓴 중편 소설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가인데, 몇 년 전에는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공연된 적이 있다고 한다.

중편 소설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단편과 장편 소설의 중간 정도 되는 분량이다. 그냥 약간 긴 단편 소설이라 보면 되는데, 내용은 장편 소설로 풀어써도 될 만큼의 내용을 담고 있어서 -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 잘 축약된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든다. 독일에서는 중편 소설이 하나의 출판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하는데, 음반으로 치면 정규 앨범이냐, 미니 앨범이냐 와 같은 느낌으로 봐도 되겠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함부르크 최고 부자인 욘의 집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던 슐레밀에게 그레이맨이라는 기이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레이맨은 슐레밀에게 그림자를 팔 것을 권유하고, 약간의 실랑이 끝에 슐레밀은 그림자를 넘겨주고, 무한한 금이 나오는 행운의 자루를 손에 쥐게 된다. 하지만 엄청난 금의 행복도 잠시였고, 곧 그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소문에 슐레밀은 곤경에 처한다. 다행히도 충직한 하인 벤델이 그의 곁에 있지만, 배은망덕한 라스칼의 계략에 의해 결혼을 약조한 미나와 헤어지게 된다.

다시 나타난 그레이맨은 슐레밀에게 그림자를 돌려줄 테니, 죽음 이후의 영혼을 팔라고 또다시 제안한다. 슐레밀은 이를 거절하고, 행운의 자루마저 던져버린다. 하지만 우연히 신비한 장화를 얻게 되고, 이를 가지고 전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얻으면서 남은 삶을 살아가게 된다.

언뜻 보면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는 <파우스트>나, 젊음을 거래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떠오르지만, 그 결은 다르다. 상세한 해제를 달아준 최문규 교수님의 글만 보더라도 오히려 자신의 영혼을 지키는 다른 결단을 내린다. 사소한 것이라 생각했던 그림자를 판 행위가 그토록 무서운 형벌이 될 줄은 몰랐을 터. 단순하게 자본주의적 가치 이상의 무언가를 판 대가를 치른다는 권선징악적 해석이 아니라, 1800년대 변화하는 시대상에서 '칼의 힘'과 '펜의 힘'을 대신한 '돈의 힘'의 등장과 함께, '집단적 가치'와 '개인적 가치'의 충돌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소속감과 연대감도 중요하지만, 슐레밀의 마지막 말에서 이 모두를 극복할 수 있는 건 - 스스로의, 니체의 말처럼 - 진정한 자아 성찰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고.

더 정확히 말하면, 그림자처럼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소속된 사회, 집단과 일상생활을 가볍게 여긴 것이 큰 화로 다가왔다는 걸 슐레밀은 깨달았던 것. 누군가는 자본주의의 상징인 돈을 선택한 벌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오히려 돈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의 가치를 깨달았고, 결국에는 그레이맨의 또 다른 제안 - 사후 세계의 영혼을 팔라는 - 을 거절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끝으로 흥미로웠던 슐레밀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건네는 그레이맨의 존재.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 등장하는 회색 신사나, 파우스트의 악마 메피스토와도 비슷한 무언가였을까. 모두 다 비슷하게도 다 자본주의로 변해가던 시기에 독일에서 등장한 소재라는 점도 그렇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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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04-29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것처럼 <파우스트>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그림자와 관련된 아이디어는 단테의 <신곡>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말씀하신 그 무엇이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네요

초코머핀 2024-05-06 16:06   좋아요 0 | URL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명확한 단어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이미지는 다를테니까요. 파우스트와 신곡도 다시 읽어봐야 겠어요
 
특별하지 않은 날
이나 소라호 지음, 권남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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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리고 오늘은 시간주로 트레드밀을 뛰었다. 약 50분 정도. 가급적 자세를 바로 하고, 지치지 않을 수준으로 속도를 서서히 올려가며 말이다. 이렇게 조금씩 산소통을 늘려가면서 페이스도 올리면 올해 말에는 세 번째 풀코스를 도전해도 될 것 같다. 기록 경신도 함께 :)

오후에는 캡슐커피를 한잔 내리고, 유튜브에서 재즈 플레이리스트를 하나 골라서 들었다. 그러면서 어제 못다 읽은 책을 마저 읽는다. 제목은 <특별하지 않은 날>. 저자는 이나 소라호라는 시즈오카현 출신의 만화가인데 평범한 일상을 토대로 한 이야기들을 트위터에 연재했다고 한다. 이 책은 이렇게 SNS에서 큰 인기와 공감을 얻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림체나 스토리라인이 어렸을 때 몇 번 본 적이 있는 듯한 일본 특유의 따스한 만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하시모토 아이 주연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가족마저 보이지 않는 혼자만의 삶이 - 내면을 가득 채워가면서 - 잔잔하면서도 따스하게 그려지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같이 살고 있는 대가족의 평범한 일상이 위트 있게 펼쳐진다. 매일매일 일어날 수 있는 잔잔한 에피소드들이 날을 세우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극단으로 몰아붙이지도 않고 그냥 가볍게 웃으면서 넘겨보낼 수 있도록 말이다.

또 누구 한 사람만이 주연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하루하루의 사건(?) 들에 있어서 각각의 주인공이 되고 잠시나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 시선을 받거나 시끌벅적한 이벤트로 가득 차 있는 게 아니라 오래된 사진첩을 가족 모두가 함께 들여다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듯이 말이다.

아내와 가족을 위해 초콜릿을 고르는 장면에서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젊은 가게 점원과 이런 걸 어려워하는 중년 남성이 도움을 받는 모습이 엮어 있고, 아이 머리를 따주는 모습에서는 아이와 어머니의 관계가 두 세대에 걸쳐 잔잔하게 그려진다.

요즘 인터넷에는 - 다들 현실의 고단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 이렇게 평범한 장면을 보면서도, 남녀평등이 어쩌고저쩌고, 남자는 뭐 하고 있고 여자만 일하고 있느냐, 노인 공경부터 시작해서 세대 간의 갈등까지 기막힌 논쟁거리가 생성되는데, 다들 한 번쯤은 한 템포 정도 늦춰가면서 그냥 편안하게 대화하고, 일상의 유머러스함을 약간이라도 남겨놓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특별해야지만 이야기가 되고, 무언가 중요한 게 되는 건 아닌 듯싶다. 계속해서 채워나가는 일상들이 결국에는 우리의 모든 것을 만드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하며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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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1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
김민경 외 지음 / 북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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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울에 다녀왔다. 첫날은 익선동 근처에서 묵었는데, 종묘 담벼락 옆으로 예쁜 술집들이 많았다. 편의점과 거리에는 외국인들도 많았고. 다음날은 마라톤 10km 코스를 뛰었다. 장소는 하남 미사리였는데, 신도시 호수 공원처럼 잘 꾸며져 있었다. 기록은 50분 26초. 7km 구간에서 조금 힘이 들었던 모양인데, 그래도 마지막 1km 구간에서 다시 속도를 내서 기록을 얼추 맞추었다. 등수를 보니 153등. 보통이면 200등 전후일 텐데, 날이 더워 그런지 다들 기록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자리를 옮겨, 숙소를 잡고, 저녁에는 경복궁 근처 술집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아까 커피빈에서 내꺼 사면서 같이 구매한 유리 머그도 하나씩 선물했다. 사이즈도 크고, 두께감도 있어서 좋아 보였던 머그잔인데 심플한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내려오는 날에는 따로 약속이 없어서 넷플릭스로 영화 <애스터로이드 시티>를 봤다.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간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색감과 영상미가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애프터썬> 다음으로 괜찮았던 영화.

오늘 쓰는 리뷰는 제11회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 단편 수상 작품집이다. 총 다섯 개의 단편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읽기 좋았던 책이다. 요즘에는 민음사와 문학동네 문학 전집에 꽂혀 있어서, 아무래도 조금은 더 가볍게 읽긴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신선한 재미를 느꼈던 글들이다.

첫 번째 작품인 김민경 님의 <그 많던 마법소녀들은 다 어디 갔을까>는 만화적 상상력으로 마법 소녀와 마법사라는 존재들을 요즘 감각으로 재미나게 풀어쓴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어야만 마법사가 될 수 있다는 설정이 인상적이었고, 같은 MZ끼리의 갈등(?) 속에서 풀어내는 마법사의 성장(?)도 눈에 들어왔다. 다만 단편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글에서 많은 걸 다 보여주지 못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 글을 심사했던 평가 위원님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이 글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나 장편의 연재물이 기대되는 단편이었다.

김호야 님의 <내림마단조 좀비>와 이리예 님의 <슬롯 파더>는 요즘 시대의 모습을 연결시키면서도 각 작품들의 색깔이 눈에 띄었다. 콘텐츠로서의 좀비물은 많이 식상해졌지만, 이를 노동력으로 활용한다는 설정이 독특했다. 심사위원분들의 평가 역시 좋았고. 카프카의 변신에서 영감을 얻었던 게 아닐까 싶었던 슬롯 파더 역시 흥미로운 글이었다.

남은 두 글 역시 재미있었다. 다만, 앞선 세 작품의 강렬함보다는 잘 쓰인 글을 읽을 읽는다는 느낌이 더 강했던 같다. 아무래도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 공모전의 특성상 장르 문학에 더 방점을 두고 심사를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 경우 소재의 참신성이나 뻔한 주제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풀어나가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았나 싶다.

책의 맨 뒤편을 보니 올해 스토리 대상 공모전도 지난 4월 8일부터 오는 6월 10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지원해 봐도 좋을 듯싶다. 운이 좋다면 수상을 넘어서,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될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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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독학 새벽하늘 부동산 경매 첫걸음
새벽하늘(김태훈)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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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리고 오늘. 평소보다는 조금 많이 뛰었다. 누가 러닝머신에 시간 설정을 미리 해뒀길래 거기에 맞춰 뛰었다. 어제는 중간에 속도를 조금 낮추었다 높이기를 반복했고, 오늘은 그냥 쭉 밀고 나갔다. 러닝머신으로 뛰면 밖에서 달리는 것보다 보통 조금은 느린 속도로 설정하게 달리게 되는데, 그래도 조금씩 매일 다시 속도를 늘려주려고 한다.

미뤄두었던 셔츠와 바지들을 다리고, 너부러진 것들을 조금 정리했다. 한동안 작은방에 있던 캠핑 장비들을 다시 차에 세팅하고 나니 공간이 조금 허전해 보인다. 예전에 서울옥션에서 낙찰받은 조각상 케이스와 레고 박스도 마저 정리하고 나면 다시 한두 사람이 자도 될 자리가 나올 듯싶다.

오후에는 먹다 남은 치킨과 얼마 전에 산 제로콜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경매와 관련된 책을 읽었다. 사실 부동산에 관심이 있어서 이것저것 보고는 있는데 이번에 읽은 경매 책이 정말 쉽게 잘 쓰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전히 부동산에 처음인 사람에게는 어렵겠지만, 한 번이라도 전월세 계약이나 매매 등기를 해보고, 등기부등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래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여러 번 읽다 보면 기본적인 경매에 대한 틀과 등기부등본 해석(?)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의 구성은 경매를 잘 아는 하늘이라는 친구와 정말 초짜인 경수라는 친구와의 대화로 시작된다. 경수는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이 경매로 넘어갈 뻔한 상황을 하늘이의 도움으로 무사히 넘기게 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매 물건들을 접해보고 분석해 가면서 실력을 늘려 나간다. 시중에 나온 상당수의 책들이 처음부터 어려운 권리 분석을 필요로 하는 경매 건들을 소개하며 - 의도치 않게 - 기를 죽인다면, 이 책은 일단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접근해 보도록 도와준다. 대부분의 경매는 근저당, 압류, 가압류 정도만 알면 90%는 해결된다는 걸 저자가 직접 보여주고 있다.

낙찰 후에 등기부에서 말소되는 권리들과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과 그렇지 않은 임차인만 구분할 줄 알아도 대부분의 경매 건은 접근 가능하다는 게 바로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에 소개된 물건들을 보여주면서 그것이 가능함을 직접 증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실제로 경매로 넘어간 물건을 직접 해보는 과정을 설명해 주는 '실전 입찰' 파트가 맘에 들었다. 자기가 살고 싶은 집이 경매에 나왔다면, 이 단계를 따라가면서 한번 입찰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싶을 정도. 경매 사이트 사진도 하나하나 캡처되어 있어 보기 편했던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각 법원마다 입점한 은행이 다르고, 실무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들도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끝으로 이 책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부동산 경매 무료 이용권을 활용해가면서, 해당 프로세스를 찬찬히 밟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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