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 삶의 본연을 일깨워주는 고요한 울림
세스 지음, 최세희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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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메일함을 확인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반복적인 일상속에서, 가끔씩은 스치듯 만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평소와는 다른 아침 공기, 눈으로 덮인 서울 시내, 기분이 좋아지는 따뜻한 메일과 댓글, 그리고 좋은 책들까지. 이번에 만나게 된 세스의 책은 바로 이런 우연속에서 발견한 삶의 여운이었다. It's a good life, if you don't weaken.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라는 말. 모모에게 시간을 뺏으려는 회색 신사와 파우스티언맨들의 압박 속에서 매일같이 뜀박질을 강요당하는 우리들에게 조금은 낯설은 조언이었다. 평범한 삶, 보통의 연애 만큼 어려운 것이 없듯이, 괜찮은 인생이라는 말 역시 쉽게 정의내리기 어려운 것이기에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하고 고민하게 했다.

 

 

 

 

 

 

 

 

 

 

 

 

 

 

 

 

 

 

 

 

 

 

 

 

이 책의 저자인 세스는 캐나다 출신의 만화가인데,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자신만의 독특한 삶에 대한 가치관과 탄탄한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었다. 평범한 삶 속에서 끄집어내는 기억들과 일상에 관한 대화, 그리고 과거에 대한 회상 속에서 발견되는 삶의 흔적들을 가지고 자연스레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한 손길처럼 다가왔다.

 

세스와 가족들간의 대화로 시작되는 내용은 독백과 혼자만의 생각, 그리고 켈로라는 만화가에 대한 이야기로만 가득 차 있다.

잠결에 깨어 거실로 나와 TV를 켜둔채 잠들어 버린 어머니를 바라보는 장면과 문득 창을 열었을때 얼어버린 호수에서 하키 게임을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 멀리서 바라본 어린날의 집. 그냥 아무것도 아닌 지극히도 평범한 일상의 찰나이지만, 그 순간 마음속에서 차오르는 뜨거운 감정의 온도와 흑백사진처럼 뿌옇게 흐려지는 기억의 프레임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감동의 순간이었다.

 

맞다. 누군가는 말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더군다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 단편적인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미래를 위해 열심히 뛴 것도 아니고, 정말로 기쁘거나 너무나도 아팠던 기억들도 아니다. 그냥 떠오른 기억일 뿐이다. 그런데 정말 특이하게도 그런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남아 이유도 없이 마음을 아프게, 또 따뜻하게 만들기도 한다. 평소에는 무심코 흘려보내었던 나의 부끄러운 마음과 타인에게 상처를 주었던 행동들이 가슴 한구석을 찌르곤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나의 자기기만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고 있으니. 스스로를 직시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마침내 자신에게 정직해졌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마음 저 깊은 곳에 내가 외면한 진실이 남아 있는 건 아닐까하는 의심이 생긴다. 신기할 따름이다. 뭔가에 대해 생각하는 동시에 그걸 회피할 수 있다는 게.......

 

그는 왜 켈로를 찾아가려는 걸까. 같은 만화가로서의 존경심, 그냥 호기심, 아니면 원래 독특한 인물이어서... 아니다. 누군가에게 잊혀졌던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 타인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어떤 목적보다도 더 의미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 사람이 태어난 마을을 돌아보고, 그가 만났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의 작품을 사심없이 바라보는 것. 섣부르게 판단하고 정의내리는 게 아니라 그냥 지켜봐주는 것. 그리고 인정해 주는 것. 어쩌면 세스는 켈로를 통해 진짜 여행을 했고, 진짜 친구를 만난 건지도 모른다. 사심없이, 진심으로 다가갔기에 말이다.

 

우연히 만난 켈로의 작품을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 그의 작품들과 삶의 사소한 기억이라는 조각들로 맞춰가는 켈로의 인생. 공감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진실한 치유가 될수 있음을 알게 해준 이 책은 그동안 읽었던 그 어떤 책보다도 강렬했고, 따스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을 통해 지금 나에게 당면한 문제와 함께 더 좋아질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소중함과 치유, 극복해야 할 것들과 미래를 향한 행동에 영감을 주었다고나 할까. 비록 만화속 그림과 글은 나에게 어떠한 해답도 조언도 주진 않았지만 말이다.

 

..............어느 평범한 날의 내 모습이다. 거실 쇼파에 누워 책을 읽고 있는 나. TV가 켜져 있고, 부엌에선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모든 게 태평했던 시절. 어쩌다 우울한 기분이 들 때면 난 이런 기억을 찾아 도망친다.........

 

어느 날 본 우연한 거리의 기억, 아무 의미없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잊혀지지 않는 어린날의 어느 오후, 아버지와 함께 올랐던 산에서 본 토끼 - 노루인지 토끼인지 지금도 헷갈리지만 - 의 눈망울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또렸해지는 사소한 기억들이 마음속에 남아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정말 신비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문득 영화 해바라기의 엔딩컷의 대사가 떠오른다. "사랑이라. 사랑 뭐 별건가. 행복했던 시간, 짧은 기억 하나면 충분한거지. 기억하고 있다면 사랑은 변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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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좋은 이론은 우리가 범주화하고 설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 예측’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이 오직 결정

 을 내리기 전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그건 백미

 러만 보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인생, 계획, 꿈,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답으로 가는 길을 알려줄 도서.

 

 

 

 

 

 경제 기적의 비밀 

 

 이스라엘은 우리와 닮은 점이 많은 나라다. 두 나라 모두 나라가 작고 자원이 부족하며, 주변국의 위협으로 안보가 불안하다. 그러다 보니 인적 자원과 교육을 중시하고 과학기술 강국으로 일어서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대인의 전체 인구는 1천3백만 명으로 지구 전체 인구의 0.2%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벨상 수상자의 22.3%가 유대인이었다. 

 남한과 가장 유사한 공통점 - 지리적 상황, 안보의 불안정, 인적자원의 우수성, 부존 자원

 부재 등 - 을 지닌 나라의 경제 성장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수 있을 책.

 

 

 

 더 나은 세상을 여는 대안 경영

 

“바보야, 문제는 교육이야!”

 

사회를 제대로 변화시키려면 교육의 혁신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 혁신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쾰른의 소셜 랩, 교육 혁신 랩이 만들어졌고, 일반 학교의 여러 규칙을 파괴하는 베를린-첸트룸 기독 학교 같은 선구적 학교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현재 상당히 많은 사람이 교육적 결핍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공동 목표를 위해 연대하는 ‘단체 보험’으로서 교육 혁신에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존 경제, 도시를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한 지침서가 되리라 기대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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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9 20: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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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3 20: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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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세계, 기회와 도전 - KOTRA 세계 전망
KOTRA(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지음 / 알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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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2년의 마지막이 다가오면서 국내외 경제관련 기관들의 2013년도 경제전망 도서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 매경, 한경을 비롯한 언론사와 SERI, LGERI의 경제전망보고서. 최근에는 국외 전문기관의 미래전망 도서를 번역 및 참고한 도서들도 독자들에게 선보여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읽은 책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 KOTRA - 에서 출간한 "2013 세계, 기회와 도전"이라는 책인데, 해외 각국에 파견된 주재원들이 수집한 객관적인 정보에 근거한 도서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즉 국내외 전문가들이 예측한 정보를 토대로 한 미래의 모습이 아닌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경제상황을 토대로 다가올 몇달 뒤의 세계 경제의 모습을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도 세계 각국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한번 훑어주는 부분은 내년의 세계 경제를 전망하기에 더 없이 좋은 사전참고 자료였다. 유로위기와 그렉시트, 미국의 양적완화와 재정절벽, 그리고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의 저력까지. 책이 출간된 이후의 국내외 경제 변수들 - 박근혜 대통령 당선 및 일본의 양적완화 등 - 까지 고려한다면 내년에 세계 경제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를 가늠하게 하는 좋은 정보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이전에 읽었던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쥐고 있는 유럽, 미국, 일본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케냐, 구소련 연방의 조지아, 그리고 미국의 이민자 시장에 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시장으로 진출을 노리는 국내외 중소기업과 무역업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세계 각국에 포진한 Kotra 주재원들의 정보력의 대단함을 실감한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조지아와 미국 이민자 시장의 공략, 그리고 유로 위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는데,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정보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경제에 관심있는 학생 및 직장인부터, 해외 신사업을 개척하려는 무역회사 및 중견기업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 부채 증가라는 세계 경제의 시한 폭탄

 

최근에 국내 공기업의 부채 문제에 이어 가계 부채의 급증 역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세계 각국 역시 과다한 재정 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이같은 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경기부양을 위해 수많은 돈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경기가 회복되지 않았음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재정균형과 가계부채의 해결이 각국의 주된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유로위기의 주된 요인중의 하나가 몇몇 국가의 과도한 재정적자였고, 이러한 위험을 어떻게 분담할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그렉시트의 우려와 무제한 국채매입 경쟁은 2013년 세계경제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또다른 매체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감세조치 종료와 예산통제법에 따른 미국의 재정절벽과 양적완화 - QE3 - 역시 내년 세계겅제에 큰 영향을 줄 요인으로 판단된다.

 

# Post BRICs

 

VIP =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CIVETS =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터키, 남아공

VISTA = 베트남,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 아르헨티나

MIKT =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MAVINS = 멕시코,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남아공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뒤를 잇는 포스트 브릭스를 차지하기 위한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약진이 눈에 띄는데, 여기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이슬람 금융과 에너지자원을 바탕으로 고성장중인 말레이시아까지 포함하면 세계가 아세안 국가들을 주목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책에는 이 외에도 미얀마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므로 꼼꼼이 읽는다면 인터넷 헤드라인 경제 뉴스에서는 얻기 힘든 알짜배기 정보들을 얻으리라 확신한다.

 

# 그렇다면, 한국은...

 

우리가 세계전망, 세계경제에 대한 정보를 얻는 목적은 결국에는 -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잘 살게 될까 - 라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얻고, 변하는 세계 경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서 앞으로 다가올 위기 상황을 관리하는데 그 핵심이 있다. 한국의 경우 다가오는 13년은 제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박근혜 정부의 시작 원년이다. 또한 19대 총선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새누리당과 함께 재임기간의 2/3 이상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이는 좋게 말하면, 정부의 정책이 일사천리로 잘 이루어질수 있음과 함께, 나쁘게 말하면 아무도 여당의 독주를 막을수도 없음을 의미한다.

 

책에서도 소개되고 있지만, 선진국들의 경제 위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일본의 엔저 정책은 주변국에서 큰 위험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세안 및 아프리카,CIS 국가들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새로운 가능성은 한국 기업들에게 또다른 기회가 될수도 있다. 부디 새로이 출범하는 정부가 개인적 이득이나 기득권의 연장에 집착하는게 아니라,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튼튼한 중산층을 유지시킬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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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친전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차동엽 지음 / 위즈앤비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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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일이면 세례식이다. 내 스스로 선택했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싶어서 성당 입구를 두드린지 어느덧 다섯달째.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고 또 새로운 마음가짐도 갖게 되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내일 그 첫발을 내딛는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설레인다.

 

이번에 읽은 책은 김수환 추기경님의 삶의 흔적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차동엽 신부님께서 엮으신 책이다.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감과 함께 한국의 큰 어르신의 말씀을 들어볼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끌렸다. ..... 오늘 우리는 큰 어른의 부재를 매우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다. 그 빈자리가 퍽 썰렁하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민족적으로도 권위있는 참 가르침이 절실하건만, 함량 미달의 훈수들만 난무하고 있다.... 라는 차동엽 신부님의 서문은 이 책이 단순한 전기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가톨릭 신자를 넘어서 한국인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 할 내용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에는 좋은 말씀들이 듬뿍 담겨져있다. 하지만 지루하다거나, 따분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사진들과 함께 추기경님의 재미난 일화들과 함께 그 말씀을 들을수 있어서 좋다. 사랑, 존경, 배려, 용서, 화해. 듣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단어들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속에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배울수 있다는 것은 젊었다는 얘기다. 뇌가 경화되지 않고 유연하니까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마음이 청춘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경청은 그냥 듣기만 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들은 바를 사색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 거기까지가 진정한 경청이다.

누구고 큰 어른이 되면, 그가 감당해야 하는 운명이 있게 마련이다. 바로 근엄, 권위, 고독의 성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사자에게는 고역이요, 그에게 다가가야 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움이 된다.

희망이 있는 곳에만 희망이 있는 것은 아니란다. 희망이 없는 곳에도 희망을 걸어야 해. 무슨 말인지 알지?

삶의 의미를 묻지 말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라.

 

당신은 씩씩한가? 그리고 용감한가? 그 질문에 당당하지 못한 걸 보면 아직 나는 삶 전체에 대해서 현재 진행형이자 물음표 인것 같다. 자신의 삶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과연 무어라 말할 것인가? 그리고 지금 이 책과 이 글을 읽을 당신은 말이다. 신부님은 그런 우리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 그대 생의 물음에 그냥 씩씩하게 응답하라... 높은 지위, 명예가 아니더라도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그런 상징을 부여하고 헤쳐나가면 된다. 지금 생각해보니 힘들때마다, 그리고 흔들릴때마다 신앙을 북돋으며 스스로를 다잡는 건 나약함이 아니라 앞을 향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존재가 흔들릴 땐 살아남는게 선이니까...

 

추기경님은 종교인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큰 어른으로서도 많은 활동을 하셨다. 군사 정권 당시의 정치적인 위기속에서 그리고 한국 경제의 고속 성장 속에서 도태된 일부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서 항상 발벗고 나섰음을 이 책을 통해 알수 있었다. 특히 정치인들에게 항상 사회적 약자들과 길은 잃은 한 마리의 양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행하라는 말은 이 번 대선을 앞둔 우리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했다. 애민, 책임, 사랑, 평화의 단어가 실체가 될수 있도록 말이다.

 

특히 4장의 상처입은 치유자 부분은 고독과 고달픔, 불면증에 대한 추기경님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비단 우리들의 문제만이 아님을, 우리 모두가 보다듬고 감싸줘야 할 것들임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205페이지에 나오는 추기경님의 솔직한 고백을 인용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성직자로써,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하느님의 신자임을 진실로 느낄수 있던 부분이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슬퍼우는 사람들을 수없이 찾아다녔지만 그들과 삶을 나누지는 못했음을 부끄러이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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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이라는 착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중산층이라는 착각 - 대한민국 양극화 쇼크에 관한 불편한 보고서
조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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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국회의원님의 최저생계비 체험 후기

 


먼저 책에서도 인용된 차모 의원의 최저생계비 체험후기를 끄집어내보고자 한다. 중산층의 붕괴를 바라보는 국회의원들의 시선이 어디에 향해있는지를 절실하게 보여주는 단면이기 때문이다.

 

......차 의원은 홈페이지(chachacha.or.kr) 글에서 하루 최저생계비인 6300원으로 쌀 1컵(800원), 쌀국수 1봉지(970원), 미트볼 한 봉지(970원), 참치캔 1개(970원)를 구입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점심·저녁은 밥에 미트볼·참치캔을 얹어 먹고 아침식사는 쌀국수로 가뿐하게 때웠다”며 “970원짜리 황도 한 캔을 사서 밤에 책을 읽으며 음미했다.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도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또 “남은 돈 1620원 가운데 1000원을 기부했고, 조간신문 1부를 600원에 샀으니 ‘문화생활’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왜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자문한 뒤 “물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답했다........ <세계일보에서 일부 발췌>


 

글을 읽고 나니 좀 안타까웠다. 차의원 측은 나중에 최저생계비를 경험하기 위함이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정도 돈이면 얼마든지 살수 있겠다라는 마인드가 깔려 있는 듯 했기 때문이다. 여보시오. 의원 나리. 수도료, 전기세, 아파트 관리비는요. 버스비, 난방비, 세금, 병원비는 어쩌구요. 지금 학생이라면 학원비, 교재비도 필요할테고, 취준생이면 인터넷 강의 수강료와 원서값도 들텐데... 아, 당신 말대로 인터넷 정보와 마음껏 움직일수 있는 건강이 있으니 알바라도 해서 벌면 되겠군요. 32페이지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진정한 문제는 이 국회의원의 체험기간이 겨우 1박2일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1박 2일 체험을 마치고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것이 하루의 체험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 자체인 사람들은 어디로 돌아가야 한단 말인가. 당신이 돌아갈 편안한 집. 하루 최저생계비를 사용한 후기를 남길 인터넷 사용마저 불가능한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이라면 꼭 알았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수많은 대학생들이 있다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 소득불균등, 양극화의 프레임 전쟁이 중요한게 아니라,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알라딘 신간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매달 경제경영 신간도서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 덕분에 자칫 무료해질수 있는 책읽기에도 나름의 목적의식이 생겼고, 의미도 부여할 수 있어서 더 뜻깊은 것 같다. 이번에 받은 책은 조준현 교수님이 지은 [중산층이라는 착각]이라는 책이다. 교수님은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경제발전론]수업을 들었었는데, 그 당시에도 다양한 경험과 재미난 이야기로 수업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중국에 다녀오셨던 이야기나 경제발전론이 더이상 한국에서는 큰 흥미를 갖기 힘들게 됐다는 이야기 등이 떠오르는데, 그 외에도 수업 외적인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셨다.

 

책에서는 다양한 기사와 팩트들을 나열하면서, 중산층이 무너지고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평소 내가 생각해왔던 현 경제상황에 대한 모습이 책에도 그래도 나타나고 있었는데, 자살율 증가와 하우스 푸어의 문제점, 집값 하락이라고 떠들어대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그러한 가격하락에도 집을 사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메세지는 인상깊었다.

 

또 136페이지에 등장하는 산업집중도에 비해 일반 집중도가 높다는 한국 재벌에 대한 분석은 진보와 보수 양측의 논리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예전에 참여정부 시절 소득불균등과 소득양극화에 대한 프레임 전쟁이 잠깐 있었는데, 개념이 다른 미묘한 차이를 통해 현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 언론에 전해지는 메세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시각차, 그리고 정책에 대한 차이를 유발시킬수 있으므로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령 삼성이 망하면 한국이 위험하다라는 일부 계층의 주장에 대해, 다른 한편에서는 그게 말이되냐고 강하게 반발하겠지만, 반대로 생각해서 그만큼 삼성과 그 계열사, 그리고 그 산업 생태계가 가지는 위치가 크므로 이들을 개혁하고, 옳은 길로 갈수 있게 지속적인 감시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할수도 있는게 아닐까. 결국에는 한국 경제와 산업에서 중산층과 중견기업들이 사라지면서 그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해결책에 대하 지속적인 고민도 말이다.

 

# 4대강 개발이 아니라, 한국인의 4대강점 개발에 힘써보자.

 

개인적으로 박정희 시대의 개발은 1차산업에서 2차산업으로 넘어가게 해준 시대였고,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정부 시대에서는 금융,IT,서비스업이 발달한 시대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 정부는 수많은 토목공사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다. 물론 일부는 좋은 효과를 가져왔다고도 하지만 - 개인적으로 - 그 막대한 돈이 교육, 연구개발, 의료복지 등에 사용되었다면 더 큰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물론 교육과 연구개발은 가장 효과가 늦게 나타나고 측정 역시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장기적인 효과는 엄청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책에서는 중산층의 몰락이라는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많은 지면에 할당하지는 않고 있다. 아마도 더 중요한 건 지금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 대안에 대해 개인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고민을 해 봐야 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선거가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되지 않을까?

 

...... 물론 대한민국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중산층이 사라지는 것은 위정자들의 잘못과 일부 부유층의 탐욕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껏 우리가 이웃의 불행을 보면서도 나만 아니면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손을 내밀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을 밟고 위로 올라가려고 하지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위정자들과 일부 부유층이 자신들의 탐욕을 맘껏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우리들 자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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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1 1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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