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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이라는 착각 - 대한민국 양극화 쇼크에 관한 불편한 보고서
조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 모 국회의원님의 최저생계비 체험 후기

 


먼저 책에서도 인용된 차모 의원의 최저생계비 체험후기를 끄집어내보고자 한다. 중산층의 붕괴를 바라보는 국회의원들의 시선이 어디에 향해있는지를 절실하게 보여주는 단면이기 때문이다.

 

......차 의원은 홈페이지(chachacha.or.kr) 글에서 하루 최저생계비인 6300원으로 쌀 1컵(800원), 쌀국수 1봉지(970원), 미트볼 한 봉지(970원), 참치캔 1개(970원)를 구입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점심·저녁은 밥에 미트볼·참치캔을 얹어 먹고 아침식사는 쌀국수로 가뿐하게 때웠다”며 “970원짜리 황도 한 캔을 사서 밤에 책을 읽으며 음미했다.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도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또 “남은 돈 1620원 가운데 1000원을 기부했고, 조간신문 1부를 600원에 샀으니 ‘문화생활’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왜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자문한 뒤 “물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답했다........ <세계일보에서 일부 발췌>


 

글을 읽고 나니 좀 안타까웠다. 차의원 측은 나중에 최저생계비를 경험하기 위함이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정도 돈이면 얼마든지 살수 있겠다라는 마인드가 깔려 있는 듯 했기 때문이다. 여보시오. 의원 나리. 수도료, 전기세, 아파트 관리비는요. 버스비, 난방비, 세금, 병원비는 어쩌구요. 지금 학생이라면 학원비, 교재비도 필요할테고, 취준생이면 인터넷 강의 수강료와 원서값도 들텐데... 아, 당신 말대로 인터넷 정보와 마음껏 움직일수 있는 건강이 있으니 알바라도 해서 벌면 되겠군요. 32페이지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진정한 문제는 이 국회의원의 체험기간이 겨우 1박2일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1박 2일 체험을 마치고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것이 하루의 체험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 자체인 사람들은 어디로 돌아가야 한단 말인가. 당신이 돌아갈 편안한 집. 하루 최저생계비를 사용한 후기를 남길 인터넷 사용마저 불가능한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이라면 꼭 알았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수많은 대학생들이 있다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 소득불균등, 양극화의 프레임 전쟁이 중요한게 아니라,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알라딘 신간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매달 경제경영 신간도서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 덕분에 자칫 무료해질수 있는 책읽기에도 나름의 목적의식이 생겼고, 의미도 부여할 수 있어서 더 뜻깊은 것 같다. 이번에 받은 책은 조준현 교수님이 지은 [중산층이라는 착각]이라는 책이다. 교수님은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경제발전론]수업을 들었었는데, 그 당시에도 다양한 경험과 재미난 이야기로 수업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중국에 다녀오셨던 이야기나 경제발전론이 더이상 한국에서는 큰 흥미를 갖기 힘들게 됐다는 이야기 등이 떠오르는데, 그 외에도 수업 외적인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셨다.

 

책에서는 다양한 기사와 팩트들을 나열하면서, 중산층이 무너지고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평소 내가 생각해왔던 현 경제상황에 대한 모습이 책에도 그래도 나타나고 있었는데, 자살율 증가와 하우스 푸어의 문제점, 집값 하락이라고 떠들어대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그러한 가격하락에도 집을 사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메세지는 인상깊었다.

 

또 136페이지에 등장하는 산업집중도에 비해 일반 집중도가 높다는 한국 재벌에 대한 분석은 진보와 보수 양측의 논리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예전에 참여정부 시절 소득불균등과 소득양극화에 대한 프레임 전쟁이 잠깐 있었는데, 개념이 다른 미묘한 차이를 통해 현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 언론에 전해지는 메세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시각차, 그리고 정책에 대한 차이를 유발시킬수 있으므로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령 삼성이 망하면 한국이 위험하다라는 일부 계층의 주장에 대해, 다른 한편에서는 그게 말이되냐고 강하게 반발하겠지만, 반대로 생각해서 그만큼 삼성과 그 계열사, 그리고 그 산업 생태계가 가지는 위치가 크므로 이들을 개혁하고, 옳은 길로 갈수 있게 지속적인 감시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할수도 있는게 아닐까. 결국에는 한국 경제와 산업에서 중산층과 중견기업들이 사라지면서 그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해결책에 대하 지속적인 고민도 말이다.

 

# 4대강 개발이 아니라, 한국인의 4대강점 개발에 힘써보자.

 

개인적으로 박정희 시대의 개발은 1차산업에서 2차산업으로 넘어가게 해준 시대였고,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정부 시대에서는 금융,IT,서비스업이 발달한 시대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 정부는 수많은 토목공사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다. 물론 일부는 좋은 효과를 가져왔다고도 하지만 - 개인적으로 - 그 막대한 돈이 교육, 연구개발, 의료복지 등에 사용되었다면 더 큰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물론 교육과 연구개발은 가장 효과가 늦게 나타나고 측정 역시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장기적인 효과는 엄청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책에서는 중산층의 몰락이라는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많은 지면에 할당하지는 않고 있다. 아마도 더 중요한 건 지금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 대안에 대해 개인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고민을 해 봐야 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선거가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되지 않을까?

 

...... 물론 대한민국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중산층이 사라지는 것은 위정자들의 잘못과 일부 부유층의 탐욕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껏 우리가 이웃의 불행을 보면서도 나만 아니면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손을 내밀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을 밟고 위로 올라가려고 하지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위정자들과 일부 부유층이 자신들의 탐욕을 맘껏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우리들 자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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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1 1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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