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사람들 - 세계 최고의 독서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말하다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강주헌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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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걸렸다. 책을 다 읽기까지. 그리고 그 생각들을 정리할 시간까지. 무엇보다도 수많은 사유의 공간에서 내가 느낌 감정이 어떠했는지를 알아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책을 읽다가 다시 덮고, 또 다시 읽기를 여러번. 평소 책을 많이 읽어왔지만, 이렇게 복잡한 생각을 떠올리게 한 작품은 오랜만이였다. 수많은 작가들과 인용문구. 수십년간의 독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사유의 조각들. 그리고 저자 - 알베르토 망구엘 - 의 삶의 흔적들까지. 가십거리만을 쫓아다니고, 가벼운 위트와 힐링이 주류를 차지하는 JPG 세상속에서, 책 한페이지를 꽉 채운 글귀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오랜만에 만난 TEXT 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누구나 자신이 책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다. 어릴적부터 좋아한 사람도 있고, 나이가 들어서 어떤 계기로 인해 뒤늦게 책에 빠지게 된 사람도 있다. 한때 책을 좋아했다가 바쁜 일상속에서 조금씩 멀어진 사람도 있고, 한 분야의 책만 고집해서 읽는 사람들도 있다. 이 모든 사람들 역시 자신만의 책읽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책이라는 호수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을 것이다. 

 

어렸을 적 즐겨 읽었던 책을 꼽으라면, 몇 권이 떠오른다. 유진출판사의 "마법사의 모자와 무민"과 "찰리와 초콜릿 공장". 꼬마니꼴라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어린왕자와 제목이 잘 기억나질 않는 환경만화책. 계몽사의 디즈니 명작만화 시리즈와 만화 한국사,세계사,위인전, 그리고 백과사전까지. 정말 -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 책장이 닳도록 읽었던 것 같다. 그 영향 덕분인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지금까지도 챙겨보게 되고, 그외 다양한 애니메이션에도 항상 관심을 두게 되었다. 역사책 덕분에 사극, 역사 다큐, 초고대문명 등으로도 관심을 넓혔고, 학창시절 국사 과목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계몽사 백과사전 10권 덕분에 어렸을 적부터 다양한 분야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건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아동용으로 나온 것이라 글자도 컸고, 항상 삽화와 사진이 곁들어져 있어서 질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삽화가 곁들어진 책들은 지금도 내가 책을 고를때 중요하게 판단하는 기준의 하나이다. 

 

"나는 어떤이가 책을 읽어내는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의 해석에서 자신의 자아상을 찾아내는 것을 경계하는 편이다."

"누구도 어떤 책이 어떤 경우에 적합한지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해석의 한계는 상식의 한계와 일치한다. 우리는 상식의 한계를 넓히기 위해 애써야 하며, 그 비결이 바로 끝없는 독서에 있다."

- 본문 중에서...

 

체 게바라를 시작으로 브루스 채트윈의 "파타고니아"가 소개되고, 헤리 데이빗 소로우의 문구가 등장한다. 돈 키호테는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소재이며, 카프카의 작품과 단테의 "신곡" 역시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저자의 독서와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연결고리인 보르헤스는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고, 어렸을 적부터 자주 읽었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각 장의 서문을 빛내준다. 그 외에도 수많은 책들과 그 속의 등장인물, 그리고 작가들이 4백여 페이지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사실, 처음 읽을 때는 많이 답답했다. 그리고 더 답답한 건 저자의 글과 그 감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나의 독서력. 고등학교 때 언어영역 지문에서, 집에 있는 책장에서, 그리고 다양한 북 리뷰를 통해 한번쯤 접했던 것이지만, 자유자재로 이를 글감의 소재로 사용하는 저자의 솜씨와 독서력을 온전히 이해하진 못했다. 몇 번 보고, 책장을 천천히 넘겨가면서 비로소 그 의미가 다가오기 시작한 것 같다.

 

이상적인 독자란 무엇이고, 제대로된 책읽기란 어떤 것일까? 저자는 적지 않은 페이지를 할애하며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답변을 소개한다. 이상적인 독자는 책을 끝까지 일기를 바라는 동시에, 그 책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여백에 쓰인 글은 이상적인 독자라는 증거다....이상적인 도서관에서는 모든 페이지가 첫 페이지이고, 어떤 페이지도 마지막 페이지가 아니다....(본문 중에서..)

 

이 같은 저자의 정의는 우리에게 해답은 커녕 더 큰 물음만 안겨준다. 홀로코스트를 바라보는 유대인의 시선은 기존에 보던 책들과는 사뭇 다르다. 피노키오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뽑아낸 감정의 덩어리는 평소에는 쉽게 접하기 힘든 심연의 물고기와도 같았다. 그 와중에 등장하는 보르헤스와의 만남과 그와의 교류는 독서의 범주에서 벗어나면서도, 결국 인생은 배움의 연속, 생각의 집합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답이 아닌 과정이, 시점이 아닌 흐름처럼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었던 줄과 접어둔 페이지를 다시 보니 그 때 왜 여기서 감정의 순간을 정지시켜 둔 건지 모르겠다. 다시 읽어보니 그 때 그 느낌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다행이도 동그라미 쳐둔 단어와 형광펜의 고리가 그 때의 느낌의 근거를 유추하게 한다. 어려운 책이었지만 즐거웠고, 빽빽한 내용이었지만 세상 모든 곳을 향해 열려 있었다.

 

이건 책이 아니다. 무한한 사유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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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적의 비밀 -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 왕국이 됐을까?
이영선 지음 / 경향BP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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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경제 기적의 비밀,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왕국이 됐을까? 를 읽고.. ]

 

처음 이 책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이 든 건 책의 앞뒤에 적혀 있는 문구들이 우리나라와 너무나도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수천년간 대내외의 핍박과 멸시를 받았고, 항상 외부와의 전쟁에 휘말렸던 사실도 그렇고, 최근에야 나라를 되찾았다는 사실도 말이다.(물론, 팔레스타인들 역시 동일한 조건에 있음은 분명하다.) 어디 그뿐인가? 영재들이 많은 나라로 항상 손꼽히는 나라이며, 나라와 역사에 대한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유사한 점은 바로 현재 위치한 상황이다. 남북분단과 미,일,중,러 라는 세계 초강대국이 이웃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은 이집트, 시리아, 이라크, 이란 등 동맹국 하나 없이 외로이 버티고 있는 이스라엘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중동처럼 수시로 분쟁이 발생하는 지역은 아니지만, 센카쿠 열도, 남사군도, 북방4도 등의 문제로 얽혀있는 동북아 전체를 놓고 보면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와 이스라엘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다. 미국경제와 정치, 영화, 문화 산업을 쥐고 있으며, 군수산업 및 곡물,종자산업에도 진출해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노벨상 수상자의 1/4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유대계이다. 그리고 전세계 2/3 이상이 믿는 기독교, 천주교, 동방정교, 이슬람교의 뿌리 역시 유대인들로부터 비롯되었다.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 작은 나라가 어떻게 해서 세계속에서 우뚝설수 있는지 말이다.

 

[유대인 비즈니스 십계명]

 

가. 계약은 생명처럼, 우리 조상님은 하나님과도 계약했다.

나. 서명은 신중하게, 서명 하나에 운명이 왔다갔다 한다.

다. 막히면 뚫어라. 모든 길은 마음에서 나온다.

라. 온 세상이 장사거리. 흰 구름도 쥐어짜면 비가 된다.

마. 올바른 장사를 하려거든 시장으로 가라.

바. 평생 신용을 지켜라. 신용을 잃으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

사. 한 우물을 파라. 결국 맑은 물이 용솟음칠 것이다.

아. 항상 수집하는 정보에 거래 성패가 좌우된다.

자. 체면과 형식에 사로잡힌 자는 알맹이가 없으니 멀리하라.

차. "유대인이 세계 경제를 좌우한다"는 이방인은 곧 칼을 들이댄다.

 

위의 글은 책에 소개된 이스라엘 사람들의 비즈니스에 대한 축약설명이다. 신속하고, 알차면서도 조금은 섬뜩함마저 느껴지는 이글은 그들의 민족성과 사업수완까지 예상케한다. 그 외에도 책에는 폭넓은 유대인 네트워크, 끈질긴 태도, 기존의 것에서 새로운 것을 조합해 내는 창조성 등을 유대인의 비즈니스 능력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유대인들이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하 그들은 똑똑하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그들의 다른 어느 민족보다도 자신감에 차 있음을 알수 있다. 또한 사교육이 거의 없는 이스라엘의 교육시장과 대화식으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수업 방식 역시 특이할 만 하다.

 

우리가 또 하나 눈여겨 봐야 할 점은 바로 문화적 다양성이다. 유대신앙과 선민사상으로 똘똘 뭉친 그들에게 문화적 다양성도 갖추고 있음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만, 그 이면에는 다윗과 솔로몬 왕 이후로 왕국을 잃어버리고 2천년 이상을 떠돌던 유대인들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유대인은 유럽에서 살다가 건너온 아쉬케나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인데, 이는 중동에서 살고 있었던 미즈라히, 에티오피아계 유대인, 사마리아인, 베두인들보다 주류에 속해있는 유대인이라고 보면 된다고 한다. 시오니즘과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유대인들이 바로 아쉬케나지라고 하니 꼭 기억해두자.

 

나는 이 부분을 통해 한국도 이같은 방법을 취할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세계속 수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선진국으로 불리우는 나라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민족성, 문화, 역사의식을 갖고 있다. 일본은 문화와 국력을 갖춘 강대국이지만, 민족성과 과거사에 대한 인식 등으로 인해 여전히 아시아에서는 제대로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 같은 나라는 깨끗한 이미지의 선진국이지만 역사와 전통이 없다는 점에서는 프랑스, 영국, 독일과는 비교된다. 반면에 한국은 어떤가? 공식적인 기준으로만 5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세계속에 영향을 준 문화적 유산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역사의식과 독자적인 언어도 보유한 나라이다. 세계속에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 역사 등을 당당히 알리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일수 있는 포용성까지 갖춘다면 한국은 이스라엘과 같은 단일문화의 장점과 문화적 배경의 다양성을 동시에 취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스라엘을 무조건적으로 찬양하는 건 지양해야 하겠지만, 아무튼 여러모로 배울점이 많은 나라임에는 분명하다.

 

"유대인 한 명은 온 세상과 바꿀 수 있는 가치가 있고 그것이 유대인 전통이다." - 본문 중에서

 

그렇다고 그들에게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그들 스스로 영토를 잃은 설움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들에게 행하는 그들의 태도나, 미국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들의 모습은 때론 이율배반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역사적 배경이나 인구구조적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무조건 따라해야할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소개된 문화적의 배경의 다양성과 국민통합적 능력, IT기술 개발 능력과 강한 군사력 등은 우리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군사력 부분은 이스라엘이 중동의 스위스라고 불러도 될 만큼, 단단하게 무장하고 있었다. 또 이를 통해 이룩한 국방력의 산업화는 한국에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물론, 윤리적으로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밖에 내놓을 수 없지만..)

 

예전부터 이스라엘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또 유대인 음모론과 탈무드, 지나치게 미화된 유대인에 대한 찬사가 아닌 이스라엘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토대로 이 나라를 이해하고 싶었었고, 이 책은 이러한 나의 궁금증에 좋은 답을 해 주었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직접 느끼고 배웠던 경험을 토대로 적은 글이라 더 생생함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에 진출하려는 기업에게는 260페이지부터 소개되는 내용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이스라엘 보이콧에 어떻게 하면 적적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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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11: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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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전략

  평소에 게임이론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그러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멋진 책이 나왔다. 무엇보다도 마셜플랜의 기획자이며, 동서냉전의 생생한

  증언자라는 점에서 누구보다도 게임이론의 진수를 이해하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거기다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작이라는 점도 더 읽고 싶어지는 이유! 

 

 

 

 

 

 

 

 

 

무조건 팔아라

   세계 광고사의 중심에 섰었던 데이비드 오길비의 일생에 관한 책이다.

   광고, 비즈니스, 오피니언 리더, 사회적 영향력 등에 대해 많은 점을

   생각해 볼수 있는 책이라서 골라보았다.

 

 

 

 

 

 

 

 

 

 

 

혼란기의 경영

    피터 드러커의 새 책이다. 경제,경영 애독자라면 한번쯤은 읽어봤을 그의

    신작. 추천해본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만화 경제학

 

     경제학자들과 경제사에 관한 지식을 알기 쉽게 얻을 수 있는 책. 재미난 그림과

     기초적인 경제 상식이 잘 어우러져 있다. 경제학 초보자에겐 더 없이 좋은 입문

     서가, 경제학 전공자에겐 이렇게 쉽게 경제학을 공부하고 또 가르칠 수가 있음

     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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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6 10: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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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효과]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낯선 사람 효과 - 《80/20 법칙》리처드 코치의 새로운 시대 통찰
리처드 코치 & 그렉 록우드 지음, 박세연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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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고를 선택했는데 기분은 최악이야. 이런 미묘한 상황을 설명하자면 책을 한권으로도 모자라겠는 걸.

 모든 게 별로였을 때가 더 좋았던 것 같아. 왜냐고? 기대를 안 하면 뜻밖에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곤 하거든.

 최근 몇 십 년 동안 만성적인 우울증과 자살률이 크게 급증했다.........지나치게 방대한 선택권이 불행으로 몰아가기 때문......

 폭넓은 선택권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임계점을 이미 오래전에 지나쳤습니다. (139페이지)

 

 

 

강한 연결속의 안락함인가, 약한 연결로의 모험인가.

 

 사람들은 항상 조직과 집단에 소속되어 살아간다.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간에 말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안락함을 느끼며 사람들과 교류하곤 한다. 그 안락함은 겉보기에는 정착과 편안함, 안정감으로 보여지지만 모든 만남의 처음에는 어색함과 새로움이였음을 기억해 본다면,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새로운 만남을 통해 안정감을 찾아가기를 반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책에서도 설명하지만 이처럼 끈끈해진 집단 내부에서의 사람간의 관계를 "강한 연결"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같은 강한 연결은 생각보다 많은 단점도 내포하고 있다. 먼저, 동일한 사고방식을 가진 대다수의 사람들끼리만 교류하게 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자기 합리화로의 귀결과 매너리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관계망의 구축으로 인한 타 집단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척 등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적절한 사람을 찾으려 하기보다 능력은 떨어지지만 자신과 가깝고 기꺼이 호의를 베풀려는 사람을 선택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생소한 분야에서 도움을 얻으려면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는 지인들에게 부탁해야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75페이지)........

 

그렇다면 반대의 방법은 없는 것일까? 물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낯선사람 효과(Super Connect)라는 개념이다. 즉, 강한 연결이 아닌 약한 연결의 확대를 통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한 정보 습득을 통한 창의성의 발현과 긍정적인 변화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신대륙의 발견으로 설명될 수 있다. 기존의 안락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을 향한 모험은 어려움과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었지만, 인류에게는 새로운 기회와 역사의 진보를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 얽힌 수많은 문제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그 외에도 역사속에서의 새로운 변화와 혁명, 신기술의 발달은 언제나 "약한 연결"로 표현되는 "우연"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삶은 중대한 사건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구성된다. 이러한 사건들은 대부분 예측하기 힘들지만, 분명한 사실은 네트워크라는 존재가 그 불확실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이 아름답고 조화롭지만 한편으로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는 모순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주변에 널려 있는 다양한 기회와 가능성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당길 수 있다(20페이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 고마운 - 강한 연결 속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버리고 약한 연결로 갈아타라라는 말은 절대 아니니 절대 착각하지 마시길. 기존의 강한 연결의 사람들은 계속 교류하고 만나야 할 사람임은 분명하며,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건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강한 연결과 약한 연결과의 조화이니까.

 

Super Connector 가 되자.

 

예전에 읽었던 말콤 글래드웰의 책에는 커넥터라는 개념이 소개되고 있는데, 낯선사람 효과에서 말하는 우연한 약한 연결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지는 성공의 길이 글래드웰이 말하는 티핑포인트와도 유사한 점이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커넥터라는 사람의 존재다.

 

전혀 만나지 못할 것 같던 사람들간의 연결고리와 집단과 집단간의 교류점이 서있는 이들은 삶의 다채로움을 더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세상이 아무리 세계화되고, 또 IT기술의 발달로 가까워진다고 해도 여전히 집단간의 갈등은 존재하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런 점에서 슈퍼 커넥터는 이들을 연결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친구의 선물을 고르는 것부터, 인생의 방향점을 이루는 중대한 결정에 이르는 조언까지. 슈퍼 커넥터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다.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지만, 결코 인간간의 관계를 기술이 대체할 순 없다. 이는 역으로 슈퍼커넥터라 불릴수 있는 "사람"들의 중요서이 더 커질수 밖에 없음을 기억해야만 하겠다.

 

.....................기술발전에 뒤처지지 않아야 하는 만큼, 새로운 기술에 매몰되지 않도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인터넷은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소통을 하기에 편리하고 강력하고 유쾌한 도구임에는 틀림없으나, 우리가 인생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결코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 없다. 더구나 우리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인간적인 만남을 대체할 수도 없다(183페이지).........................

 

Real Innovation 이란.

 

네트워크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 시대를 헤쳐 나가려면 이런 약한 연결을 풍부하게 하고 거기에 잠재된 힘을 긍정적 변화의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서문에서)

 

결국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낯선 사람 효과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와 문제 해결 방법,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움직임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는 약한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업무적으로 만난 사람들에게 가급적이면 친절하게 대하고, 도움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인맥의 다양성을 높이는 동시에 항상 먼저 도움을 베풀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직장에서의 성공의 경험만큼, 실패한 경험들도 중요하므로 항상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며, 그 끈을 느슨하게 할지언정 놓지는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언젠가는 당신에게 중요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수 있으니 말이다. 나 역시 결산 업무를 하면서 조금씩 못보던 시야를 넓혀가고 있는데, 어떤 업무이든 바닥을 치고 올라와야 그 진가를 보여줄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의 업무적 교류와 폭넓은 마인드도 가질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한 약한 연결고리의 시작이 바로 진정한 혁신의 첫걸음임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약한 연결을 기반으로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기존의 사람들은 물론 새로운 사람들이 향후 자신이 꿈을 실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이다. (21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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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 09: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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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
해리 S. 덴트 & 로드니 존슨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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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먼저, 경제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책을 꼭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첫째, 세계 경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둘째, 다가올 향후 10년에 대해 - 저자만의 독창적이고 논리적인 - 근거에 기초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OOOOO한 미래가 다가온다." , "10년뒤에는 이러한 세상에서 살게 될꺼다" 라는 추상적인 예측이 아닌, 재무통계적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거시경제학 분석 방법을 배울수 있다. 비록 완벽한 해답은 아닐지라도, 그동안 배웠던 케인즈 이론과 공급경제학,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에서 설명하지 못했던 거시경제학 제 3의 변수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배우게 될 것이다.

 

 

최근에 "앨런 그린스펀"의 격동의 시대를 읽고 있는데, 그 책의 서문에서는 아시아 경제를 언급하면서 내용의 대부분을 일본에 할애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에 기술된 국제, 경제 도서들을 읽어보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위상이 높게 평가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 책에서도 일본을 비롯하여 중국과 한국, 그리고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언급이 비중있게 등장하는데, 특히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몇몇 지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역으로 한국의 경제가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세계 엘리트들의 시야에 포함되기 시작했으며, 이는 우리에게 결코 장점으로만 작용하진 않을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부채의 시대에서 디플레이션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바로 디플레이션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이는 부채를 통한 신용창출, 통화량 증대에 기반한 버블 경제에서 부채 축소와 수요 감소로 인한 디플레이션으로 경제의 흐름이 바뀐다는 것인데, 최근의 물가상승과 경제적 어려움을 생각해 본다면 즉각적으로 이해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 하며 책을 읽었는데, 가장 중요한 두가지 측면에서 저자의 주장이 옳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첫째는 앞서 말한 것처럼 부채 축소의 과정이다. 이는 2000년대 이후부터 급증한 재정적자, 가계부채, 무분별한 신용판매 서비스부터 시작되는데 주택담보대출 등도 비슷한 연장선에서 인식하면 되겠다. 즉, 부채를 통한 통화량의 창출로 인해 돈이 돈을 부르는 버블경제가 형성되면서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등이 유발되었는데 이는 저금리로 인한 자금 조달의 용이성도 한몫했다. (전체 대출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상환 능력이 아니라 금리였다. - 26p) 그리고 이를 통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고 이는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로 이어진 것이었다.

 

 

결국 지나친 부채의 사용은 필연적으로 대손, 부도의 위험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했고, 이는 금융권 및 기업에서 선도적으로 부실 금융자산을 매각하고 부채를 축소하는 주요인이 되었다. 이어서 가계에서도 부채를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시중의 통화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결국에는 저자가 말한 디플레이션의 단계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구구조적 변화이다. 이는 일본의 장기불황의 숨겨진 원인중의 하나인데, 50대가 되면서 그동안의 소비수준을 줄이면서 수요량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소비집단이 행동이 지출에서 저축으로 급격히 변하면서 결국 물가의 흐름도 역전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저축이 은행이 추가적인 신용창출을 가능케한다는 논리로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건 인구구조의 변화로 대다수의 인구층이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많이 지출하는 집단내에 가장 큰 인구집단이 변화를 일으킬 때 모든 사람들이 주목한다. - 33P)

 

 

 

그렇다면 인구가 많은 중국은 어떠할 것인가?

책에서는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비중있게 등장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비관적이다. 최근에 우리가 접했던 중국과 미국의 양강구도는 온데간데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저자는 그 정답을 인구구조적 변화에서 찾는다. 이미 중국은 인구의 고령화와 일부 신도시 지역의 미분양사태를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생산과잉 및 수요 계층의 감소로 인한 상품가격의 대폭락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것인데, 이 역시 버블 붕괴와 함께 디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요소중의 하나이다. 물론, 서양 엘리트들이 기본적으로 중국의 경제력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음을 항상 고려하면서 읽어야 하겠지만, 전체적인 논리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책의 158페이지 전후로 등장하는 일본 디플레이션 경제에 대한 설명은 향후 우리가 닥치게 될 경제 상황에 대한 본보기라 봐도 무방한데, 가격은 오르는게 아니라 떨어진다는 표현과 부분준비지급제도를 통한 통화량의 상승과 경제의 팽창( 그 반대를 생각해 보라~!!)은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 또한 자산유동화증권과 신종증권으로 인한 부채 위험의 전가( 폭탄 돌리기), 미국 의료보험 및 연금보험의 충당과정에서 발생한 돌려막기 (이를 보면 최근의 국가부채 개념과 관련한 정부측의 자료조사 및 정보수집은 마땅히 칭찬받아야 할 부분이다. 물론 향후 대책이 더 중요하겠지만 말이다.)는 세계경제 사이클에 포함된 중국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임을 짐작케 한다.

 

BOJ의 통화 남발, 그 끝은?

 

최근의 뉴스를 보면 일본정부에서 윤전기를 무한대로 돌려서 돈을 찍어내겠다고 했다. 이는 저자가 말한 디플레이션 상황을 최대한 막아보자는 행동이지만 저자는 결코 그 변화를 바꿀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재정지출의 증대와 화폐의 발행은 최근의 미국 정부의 재정절벽 위험과 양적완화와도 관련된 이슈인데, 이미 별 효과가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양적완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미국 정부가 다시한번 나섰지만 그 결과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저자는 말한다. "부채가 이처럼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은 돈이 꾸준히 새로 만들어져 늘어났다는 뜻이며 사람들이 벌어들인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쓸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빌린 돈을 다 갚게 되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우리의 할일.

 

인구구조적인 변화는 결코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기존의 경제적 모델에서 외생변수로 남겨두었던 요소가 급격하게 변화하여 기존의 모델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명백하며 바뀔수도 없다. 결국 향후에는 아직 인구구조적으로 활발한 활동이 예상되는 동남아 국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이며, 이미 도시화율이 인구구조가 성숙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의 추가적인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아래와 같은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비전을 가져라. 핵심 기술과 능력을 갖춰라. 일단 살아남아라.

현금을 보유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자제해라. 미래의 자산을 취득할 기회로 여겨라.

10여년의 불황이 끝난 다음에는 그동안 갈고 닦았던 사람들의 잔치가 될 것이다. 즉, 기회가 된다는 말이다.

 

현실을 인정한 뒤 극복하자. 어른애처럼 행동하지 말고, 좀 더 어른스럽게 대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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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 09: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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