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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
해리 S. 덴트 & 로드니 존슨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먼저, 경제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책을 꼭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첫째, 세계 경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둘째, 다가올 향후 10년에 대해 - 저자만의 독창적이고 논리적인 - 근거에 기초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OOOOO한 미래가 다가온다." , "10년뒤에는 이러한 세상에서 살게 될꺼다" 라는 추상적인 예측이 아닌, 재무통계적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거시경제학 분석 방법을 배울수 있다. 비록 완벽한 해답은 아닐지라도, 그동안 배웠던 케인즈 이론과 공급경제학,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에서 설명하지 못했던 거시경제학 제 3의 변수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배우게 될 것이다.
최근에 "앨런 그린스펀"의 격동의 시대를 읽고 있는데, 그 책의 서문에서는 아시아 경제를 언급하면서 내용의 대부분을 일본에 할애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에 기술된 국제, 경제 도서들을 읽어보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위상이 높게 평가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 책에서도 일본을 비롯하여 중국과 한국, 그리고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언급이 비중있게 등장하는데, 특히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몇몇 지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역으로 한국의 경제가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세계 엘리트들의 시야에 포함되기 시작했으며, 이는 우리에게 결코 장점으로만 작용하진 않을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부채의 시대에서 디플레이션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바로 디플레이션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이는 부채를 통한 신용창출, 통화량 증대에 기반한 버블 경제에서 부채 축소와 수요 감소로 인한 디플레이션으로 경제의 흐름이 바뀐다는 것인데, 최근의 물가상승과 경제적 어려움을 생각해 본다면 즉각적으로 이해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 하며 책을 읽었는데, 가장 중요한 두가지 측면에서 저자의 주장이 옳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첫째는 앞서 말한 것처럼 부채 축소의 과정이다. 이는 2000년대 이후부터 급증한 재정적자, 가계부채, 무분별한 신용판매 서비스부터 시작되는데 주택담보대출 등도 비슷한 연장선에서 인식하면 되겠다. 즉, 부채를 통한 통화량의 창출로 인해 돈이 돈을 부르는 버블경제가 형성되면서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등이 유발되었는데 이는 저금리로 인한 자금 조달의 용이성도 한몫했다. (전체 대출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상환 능력이 아니라 금리였다. - 26p) 그리고 이를 통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고 이는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로 이어진 것이었다.
결국 지나친 부채의 사용은 필연적으로 대손, 부도의 위험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했고, 이는 금융권 및 기업에서 선도적으로 부실 금융자산을 매각하고 부채를 축소하는 주요인이 되었다. 이어서 가계에서도 부채를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시중의 통화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결국에는 저자가 말한 디플레이션의 단계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구구조적 변화이다. 이는 일본의 장기불황의 숨겨진 원인중의 하나인데, 50대가 되면서 그동안의 소비수준을 줄이면서 수요량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소비집단이 행동이 지출에서 저축으로 급격히 변하면서 결국 물가의 흐름도 역전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저축이 은행이 추가적인 신용창출을 가능케한다는 논리로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건 인구구조의 변화로 대다수의 인구층이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많이 지출하는 집단내에 가장 큰 인구집단이 변화를 일으킬 때 모든 사람들이 주목한다. - 33P)
그렇다면 인구가 많은 중국은 어떠할 것인가?
책에서는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비중있게 등장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비관적이다. 최근에 우리가 접했던 중국과 미국의 양강구도는 온데간데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저자는 그 정답을 인구구조적 변화에서 찾는다. 이미 중국은 인구의 고령화와 일부 신도시 지역의 미분양사태를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생산과잉 및 수요 계층의 감소로 인한 상품가격의 대폭락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것인데, 이 역시 버블 붕괴와 함께 디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요소중의 하나이다. 물론, 서양 엘리트들이 기본적으로 중국의 경제력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음을 항상 고려하면서 읽어야 하겠지만, 전체적인 논리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책의 158페이지 전후로 등장하는 일본 디플레이션 경제에 대한 설명은 향후 우리가 닥치게 될 경제 상황에 대한 본보기라 봐도 무방한데, 가격은 오르는게 아니라 떨어진다는 표현과 부분준비지급제도를 통한 통화량의 상승과 경제의 팽창( 그 반대를 생각해 보라~!!)은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 또한 자산유동화증권과 신종증권으로 인한 부채 위험의 전가( 폭탄 돌리기), 미국 의료보험 및 연금보험의 충당과정에서 발생한 돌려막기 (이를 보면 최근의 국가부채 개념과 관련한 정부측의 자료조사 및 정보수집은 마땅히 칭찬받아야 할 부분이다. 물론 향후 대책이 더 중요하겠지만 말이다.)는 세계경제 사이클에 포함된 중국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임을 짐작케 한다.
BOJ의 통화 남발, 그 끝은?
최근의 뉴스를 보면 일본정부에서 윤전기를 무한대로 돌려서 돈을 찍어내겠다고 했다. 이는 저자가 말한 디플레이션 상황을 최대한 막아보자는 행동이지만 저자는 결코 그 변화를 바꿀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재정지출의 증대와 화폐의 발행은 최근의 미국 정부의 재정절벽 위험과 양적완화와도 관련된 이슈인데, 이미 별 효과가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양적완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미국 정부가 다시한번 나섰지만 그 결과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저자는 말한다. "부채가 이처럼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은 돈이 꾸준히 새로 만들어져 늘어났다는 뜻이며 사람들이 벌어들인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쓸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빌린 돈을 다 갚게 되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우리의 할일.
인구구조적인 변화는 결코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기존의 경제적 모델에서 외생변수로 남겨두었던 요소가 급격하게 변화하여 기존의 모델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명백하며 바뀔수도 없다. 결국 향후에는 아직 인구구조적으로 활발한 활동이 예상되는 동남아 국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이며, 이미 도시화율이 인구구조가 성숙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의 추가적인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아래와 같은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비전을 가져라. 핵심 기술과 능력을 갖춰라. 일단 살아남아라.
현금을 보유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자제해라. 미래의 자산을 취득할 기회로 여겨라.
10여년의 불황이 끝난 다음에는 그동안 갈고 닦았던 사람들의 잔치가 될 것이다. 즉, 기회가 된다는 말이다.
현실을 인정한 뒤 극복하자. 어른애처럼 행동하지 말고, 좀 더 어른스럽게 대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