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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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차분해 지는 소설이다. 무거워서 가라앉는게 아니라, 가벼워져서 살포시 내려앉는다. 내려앉아 한자리를 덥썩 차지하는게 아니라 향기처럼 공간을 채워주는 느낌이다. 행복한 느낌이 물을 등뿍 먹은 붓처럼 하얀 도화지에 살며시 번진다. 그래, 이게 바로 편안함이고, 적막함이 아닌 고요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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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읽은 건 N.P.였다. 근친상간, 자살과 죽음과 같은 독특한 소재와 줄거리는 다른 소설에서는 볼 수 없던 맛이었다. 다른 작품인 티티새, 키친, 도마뱀 등도 조금 어두운 느낌의 전개가 많아서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어렵다기 보다는 다가가기가 어렵다는 느낌.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언제나 그녀의 소설을 읽고 나면 묘한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느낄수가 있다. 암울한 소재 때문이 아니라,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를 생각하게 한다. 책장은 덮었지만, 그 다음이 현실속에서 계속해서 이어질것만 같은 느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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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5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유령이 나오는 집을 매체로 하여 두 사람의 사랑이 시간을 초월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정적으로 표헌한 "유령의 집". 삶에 있어서의 큰 상처로 인해 자신을 감싸고 있던 묘한 어둠을 날려버린 이야기인 "엄마". 짧았지만 쉽게 이해되진 않았던 "따뜻하진 않아""도모 짱의 추억". 마지막으로 잠시나마의 추억과 편안한 배려의 매력이 사람에게 평생 잊혀지지 않을 추억이 됨을, 그리고 행복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마지막 골목의 추억" 까지. 모든 이야기가 다 마음에 들었다.

 

최신작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전 작품들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듯 했다. 그동안 죽음과 상처, 인간 관계의 비뚤어진 모습, 그리고 검은 안개처럼 느껴지던 묘한 분위기의 전작들과는 달리 더 맑아지는 하늘 같은 느낌을 준다. 물론 기존의 어두웠던 소재들이 등장하지만 이는 이 책의 메인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이겨내는 극복의 대상. 그냥 쿨하게 잊어버릴 수 있는 대상일 뿐이다. 그녀의 작품들 중에서 해피엔딩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것들이 많았는데, 이번 이야기는 우리 스스로가 스스로를 이겨내는 진짜 "해피엔딩"으로만 가득차 있다.

 

또 정적인 시간의 소중함, 자연을 느끼며 공간과 함께하는 시간들의 편안함을 묘사하면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 그리고 그것이 빛나게 됨을 치유의 과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

몇 달전에 팀 버튼의 전시전을 구경했었다. 암울한 이야기와 독특한 소재로 주목받았던 그의 작품세계를 자세히 엿볼수 있던 기회였는데, 초기 작품과 후기 작품들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초기에는 어두움이 지배하고 있었다면, 후기로 갈수록 그것은 소재의 대상이 되거나 이를 극복한 따스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이겨낸 걸까. 아니면 타인이 해결해 줄수 없는 팀 버튼 가슴속의 응어리를 풀어낸 걸까. 마치 이번 이야기처럼 말이다.

 

아무 것도 아닌 걸 아무렇지 않게 잊어버리는 사람. 아무일도 아니었지만 스스로의 자기 반성 때문에 고민하고 해결하려 했던 사람.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이겨낸 사람. 타자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사람. 치유는 한번 뿐이고, 그 기억을 영원히 지속시킬 수 있다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극복이다.

 

행복. 짧은 기억들. 그리고 순간의 빛남. 치유. 정적인 시간의 연속. 함께 함으로써 행복해진다는 것까지.

 

한 번 더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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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석영중 지음 / 예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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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먹는 것이 아닐까 한다. 수면, 사람들과의 대화와 함께 기본적인 생존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만남과 이야기에 바로 식사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누군가와 만나자고 할때, 또 어디에 여행가자고 할때 항상 등장하는 주제는 바로 먹을 곳이다. 오늘은 어딜 가볼까, 어느 가게가 맛있다더라, 밥이나 같이 먹자 와 같은 말들 말이다.

 

 

인간이 먹는 것들이 바로 내 몸을 이룬다는 생태학적 설명도 "먹는 것"의 중요성을 한번 더 상기시킨다. 매일 죽은 세포들이 떨어져나가고 새로운 세포들이 생겨나듯이, 그리고 새로운 피로 내 혈관이 채워지듯이, 우리가 먹은 음식과 그 속에 담긴 자연의 이치가 우리 몸을 매일 매일 새로이 채워 나간다. 그러기에 우리가 먹은 것들은 지금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또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는지를 보여주는게 아닐까 한다.

 

 

*

 

 

이 책은 노어노문학 교수님이신 석영중 교수의 책이다. 러시아 문학을 음식의 맛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한번쯤은 들어봤고, 또 접해보았을 톨스토이, 푸슈킨, 체호프,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의 맛을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저자는 서문에서 음식을 통해 러시아 문학의 세가지 코드를 강조하고 있는데, 여기서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남의 것과 나의 것의 대립.

2. 종교와 관련된 음식의 기호적 의미

3. 1917 혁명을 뒤로한 옛 음식과 구 음식간의 갈등

 

 

특히, 책에서 많이 언급되는 것이 바로 1번과 3번을 묶은 양자간의 대립과 조화가 주요 코드로 등장한다. 이는 러시아 역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개념인데, 이는 근현대 러시아 문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사실, 러시아(모스크바)는 18세기 전까지는 유럽에서 제외되었던 공간이었다. 동로마 제국(비잔틴 제국)의 영향아래에서 그리스정교를 국교로 채택하였고, 몇백년간은 몽골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그리고 중동 지역의 수많은 제국들과 교류하고 영향을 받은 탓에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가 혼재된 상태였다.

 

 

하지만, 표토르 대제의 상테페테르부르크로 천도 이후 러시아에는 유럽(프랑스,독일 등)의 문화가 급속히 전파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옛 러시아의 문화와 새로운 문화의 유입으로 인한 갈등, 유럽의 문화와 기존 러시아 문화와의 갈등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

 

 

많은 작가들은 이러한 갈등, 특히 그 중에서도 음식에 대한 것들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푸슈킨은 대문호답게 진정한 러시아문화의 사랑은 외국의 것을 버리는게 아니라 끌어안는데 있다고 보았다.(54페이지) 즉, 자신의 것을 풍요롭게 하는데 있어서 타자의 것을 수용하고 관대하게 대하는데 인색하지 않는다는 것을 푸슈킨은 보여주고 있었다. 책에서는 푸슈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을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그에게 있어서 러시아 음식과 프랑스 음식은 갈등의 대상이자, 반감을 가질 만한 요소는 아니었다. 이 들의 - 자연스런 - 조화,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열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수식어도 없고, 모호한 부분도 없고, 그러면서도 생생하다. 분명하고 단순하고 간결하다. 그래증이 나지 아무리 읽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고골은 이와는 반대로 엄청난 대식가였다고 한다. 하긴 예전에 읽었던 고골의 단편인 "외투"와 "코"를 떠올리자면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했던 게 기억난다. 하지만, 그는 말년에는 식음을 전폐하고 영양실조로 운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영혼의 양식을 위해 육체의 양식을 완전히 버린 결과(153페이지)라는 저자의 설명이 와닿는다.

 

 

또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에서는 러시아 혁명과 빈곤함, 그리고 빵이 상징적인 소재로 등장한다. 소박한 식사와 어려운 농민들의 생활은 마치 일제치하의 한반도와 만주의 우리 민족들의 빈곤한 삶을 연상케 하는데, 그래서인지 근현대 러시아 문학은 마치 남일 같진 않다. 묘한 정서적 동질감을 항상 느끼곤 한다.

 

 

*

 

 

어떤 대상을 이해하고, 그 것을 알기 쉽게 풀이하고 설명해 주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 것을 다른 분야의 소재에 빗대어서 이야기해 준다는 건, 깊은 학문적 식견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책이 아닐까 하고 - 감히 - 말해 본다. 러시아 문학에 대해 더 깊게, 그리고 더 넓게 생각하게 해준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대학교 노어노문학 관련 교양 강좌에서 교재로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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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불변의 법칙
알 리스 & 로라 리스 지음, 김현정 옮김 / 비즈니스맵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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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할 때는 PR을 통해 먼저 고객으로부터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얻은 다음 광고로 전환해야 한다. (서문 중에서)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홍보, 광고, 퍼블리시티 등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이들을 구분짓는 기준에 뭔지 모른 상태였다. 광고나 홍보나 마케팅이나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무팀 사람에게 재무업무, 세무, 회계, 자금, 예산, 관재, 원가 등이 구분되듯이, 이 책을 통해 광고와 홍보가 어떻게 다르며, 그 중요성 역시 구분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인 알 리스와 로라 리스는 포지셔닝과 브랜딩 불변의 법칙 등의 책을 저술했는데, 이 책은 바로 "알 리스 스페셜 에디션"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다. 그리고, 광고와 홍보의 명확한 차이와 이 둘 사이를 구별해서 사용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구성은 크게 기존 광고의 문제점과 이어서 홍보의 필요성을 반반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수많은 사례를 통해 홍보의 개념에 대해 쉽게 다가오도록 도와주고 있다.

 

저자는 광고를 통해서는 브랜드를 구축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퍼블리시티를 통해서는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퍼블리시티란 무엇인가? 책의 설명에 의하면 "광고주가 누구인지 모르게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방법. 즉, 무료로 매체 측의 계획에 의해 내용 표현 등이 자유롭게 기사화되는 선전 방법"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광고는 무엇인가? 저자는 이 광고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사례를 통해 엄청난 비효율성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가령, 최근의 성공한 수많은 기업들 - 스타벅스, 레드불 - 등은 실제로 많은 광고를 하지 않는다. 반대로 코카콜라와 같은 수많은 기존 기업들은 엄청난 광고를 만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출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광고에 등장한 소재와 모델은 기억되는 반면, 그 광고를 만든 기업은 기억되지 않는 광고들도 수두룩함을 볼때, 저자의 말은 상당부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책의 31페이지에 있는 전미 광고연합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제품개발 29%, 전략기획 27%, PR 16%, R&D와 재무전략이 각각 14%, 광고 10%, 법무 3%로 나와있다. 바로 자사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서에 대한 답이다. 그리고, 여기서 광고보다는 PR이 더 중요함을 기업인들과 임원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기능적 목적을 상실한 커뮤니케이션 기법은 예술이 되어 버린다. (본문 41페이지)

 

사진이 등장하고, 사람들이 더이상 표현의 방법으로 그림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그림은 예술의 분야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광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광고가 더이상 매출 증가와 기업의 수익 증대가 아닌 광고제에서의 수상이 더 큰 가치가 되었다고 설명하는 부분은 광고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아닌 예술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47페이지 참조)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물론 저자는 광고의 아름다움, 독창성과 창의성을 폄하하는건 아니다. 그리고 예술이 되었다는 말은 광고가 수단이 아닌 그 존재 자체로 빛을 낸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즉, 광고 그 자체로서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살아 숨쉰다는 말로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광고가 기업의 시장점유율, 매출증대, 성과 향상을 이룩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기업은 광고를 사용할 이유가 전혀 없다.(87페이지 참조) GM이나 K마트의 사례는 엄청난 광고비 집행과 실적은 전혀 인과관계를 가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저자가 말하는 정답은 바로 PR이다. 먼저, 책에서 소개된 몇가지 핵심 문구를 소개할 까 한다.

 

 가. 광고를 통해 주장을 펼칠 수는 없다. 광고는 다만 상기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나. 신뢰할 수 있는 대변인의 중요성. 제 3자의 중요성이 바로 그 것이다.

 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새로운 카테고리와 브랜드 명을 만든 다음 사람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각인시키기만 하면 된다.

 라. 단 한곳에 집중해라. 어떤 측면에 집중할 지 결정을 내리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PR 전투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그 카테고리 내에서 활동하는 최초의 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 자사가 만들어낸 새로운 카테고리를 경쟁자로 끌어들일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면 시장 규모가 "0"이 될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 도시 계획, 어젠다에 관심이 있는데, 책을 보면 이에 대한 사례도 많이 등장한다. 과테말라의 국명을 과테마야로 바꾸자는 조언, 실리콘밸리를 남발하는 미국내 도시들에 대한 사례, 특정 도시에 대한 이름을 지속적으로 언급하여 제 3의 경로로 홍보하는 방법 등 말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많은 것 같다. 가령, 광주 비엔날레와 부산국제영화제, 녹색환경도시에 대한 개념은 많은 도시들이 따라하고 있어서 오히려 그 특색을 잃어가는 듯 하다. 각 도시에 맞는 특성을 자연스레 홍보하는 방법에 대해 더 많은 조언이 필요할 것 같다. 특히 최근에는 다큐3일과 같은 공감에 기반한 신뢰성있는 미디어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경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다고 광고의 역할을 무시하면 안될 것 같다. PR이 구축한 브랜드를 유지케 하는 건 바로 광고이기 때문이다. 21장에서는 브랜드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많은 사례가 등장하는데, 바로 PR과 광고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잘 알려주고 있다. 또 재무적 관점에서 광고를 바라보는 내용도 인상깊은데, 광고는 R&D가 아닌 유지보수 성격에 가깝다는 사실이 가장 적절한 설명인 듯 했다. 더 나아간다면, PR이 초기 자본화 비용이라면 광고는 바로 감가상각비에 해당하는 개념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24장에는 광고와 홍보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해 주고 있다. 기업의 임직원이라면 꼭 숙지해서 머릿속에 정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관심을 가질 대상을 좁히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방법의 장점은 일단 불필요한 것을 걷어낸 다음에는 어떤 것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집중할 분야를 결정하고 나면 얼마든지 필요한 만큼 브랜드를 출시하고 각 브랜드가 고객의 뇌리에 박히도록 만들 수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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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2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젊은 부자 - 젊어서 돈 모으는 즐거움을 터득하라
박종기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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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테크 책이라는게 참 계륵같아서, 읽는다고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읽지 않으면 재테크와 관련된 최신 정보나 트렌드를 읽을 수 없다는 점에서 무시할수 만은 없는 그런 존재다. 이는 마치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돈 문제를 입에 올리는 걸 꺼려하는 대부분 사람들의 모습, 돈 많으면 일단 까고 보는 - 일부 -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과 본인 스스로는 그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는 욕망과 부러움의 공존, 마지막으로 바라지만 실천하지 않는 말과 행동의 불일치까지. 마치 재테크 책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과도 너무 닮았다. 그러기에 이런 책을 읽고 나면 하나라도 실천해보는게, 결국은 앞에서 말한 그런 불일치를 해결해 나가는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이 책은 머니앤리치스 대표인 박종기 씨가 지은 책인데, 허대리와 고부장, 은하 실장과 정 주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재테크의 기본 법칙을 알려주고 있다. 어느 지역의 땅을 사야 돈을 번다느니, 이 종목이 좋다와 같은 조언을 전혀 없다. 혹시라도 이런 정보를 원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살 필요도, 빌려볼 필요도 없으니 미리 참고하시기 바란다.

 

2. 저자는 먼저 머니 플래너를 작성하라고 말한다. 나 역시 이 부분은 공감하고 있다. 나도 엑셀 파일로 머니 플래너 양식 2개를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는데, 하나는 월별 지출 기준으로, 다른 하나는 월별 저금 기준으로 2개를 작성해보고 있다. 책에서는 전자를 강조하고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후자가 더 유용한 것 같다. 먼저 월별 지출 기준으로 몇달간 사용해 보면, 자신의 소비 규모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적정 소비와 저축 규모를 파악한 후, 월별 저축 기준으로 작성하기 시작한다. 이 때는 이미 강제적으로 저축을 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소비도 어느 정도 관리가 되고 있을 상황이므로, 저축을 관리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하나의 팁이 있다면 소비를 A,B,C로 나눠 보라는 거다. 그러면 필수적인 소비와 그렇지 않은 소비를 관리하게 되므로 이는 저축 못지 않은 유용한 재테크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부자가 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저자는 53페이지에서 "돈버는 시스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있는데,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산이 늘면서, 수입도 함께 늘어나는 풍요로운 시스템. 바로 경제에서도 말하는 선순환 경제 구조를 가정 경제에 접목시킨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더욱 견고히 만들어 주는게 바로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파이프라인"이다. 여기에는 임대수입, 이자수입과 같은 금융소득이 포함될 수도 있고, 직업외 부업을 통한 추가 수입등이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5년안에 1억만들기와 같은 Seed Money 만들기의 중요성이라든지, 먼저 부채부터 청산하라는 말은 30대 초반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조언이었다.

 

3.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다 옳다고 그대로 따라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령, 주거래 은행을 이용하라는 조언인데 이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사실, 한국의 수많은 은행들이 주거래 고객이라고 그렇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진 않는다.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점포수가 작은 불편한 은행을 제외하고는 제 1금융권의 은행 중에서 이자가 높은 곳을 찾는게 더 합리적이다. 나의 경우 모 일간지에서 받은 쿠폰과 은행에서 제공해주는 혜택을 포함하여 시중금리보다 더 높은 은행에 예금 가입을 해 두었는데, 이 정도 발품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건 금리가 약간 더 높다고 제2금융권이나 원거리 은행에 굳이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인듯 하므로 이 부분은 각자 유의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4. 마지막으로 재테크와 관련한 이야기를 덧붙여본다면, 개인적으로 신용카드와 현금서비스 역시 결국에는 단기부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는데, 최근에 몇번 사용해본 결과 정말 재테크에 치명적인 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소비관리가 안될 뿐더러, 결제가 사후에 이루어지기에 평소보다 많은 소비를 유발한다. 물론 한달내의 적절한 사용은 금리 측면에서의 이득이 있지만, 과다소비를 유발케 하는 건 분명하다. 또한 현금서비스 역시 비록 소액이지만, 이율로 따지면 20%나 됨을 알아두어야 한다. 그리고 적금 가입을 통한 꾸준한 저축과 이를 통한 예금으로 전환 역시 중요한 것 같다. 가령 초창기 이자와 어느정도 예금이 쌓인 후의 이자는 상당히 규모 차이가 발생하는데 그 기쁨은 저축과 시간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 이봐 허 대리, 그건 재테크가 아니야. 나도 처음엔 재테크 한답시고 그런 식으로 여러 상품에 가입해 엄청 신경쓰고 그랬었지. 그런데 말이야,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별 소용 없는 짓이더라고. 그런 것들에 가입했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재테크가 잘 되는 것도 아니거든. 그냥 금융회사가 만들어낸 몇 가지 상품에 가입한 것에 불과할 뿐이지."(47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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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략가입니까 - 세계 0.1%에게만 허락된 특권,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전설적 전략 강의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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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신간평가단 도서 중의 한권인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는 내가 추천했던 도서는 아니었기에, 책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물론 그 후에, 페이스북이나 신간도서 설명 코너를 통해서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알아두긴 했지만, 전략에 대해 소개하는 일반적인 경영학 책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몇 일 뒤 책이 도착했고,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이 책이 다른 책들과는 다르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첫 장에는 저자가 수업시간에 들려주는 세 기업의 사례가 등장한다. 안정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춘 상황에서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려는 기업의 실패, 반대로 동일한 분야에 진출하여 성공한 기업의 성공 스토리, 마지막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가족간의 내분으로 몰락단계까지 가버렸지만 다시 재기한 명품업체까지. 첫번째는 가정용 설비 업체이고, 두번째는 우리에게도 유명한 이케아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모두가 잘 아는 구찌다.

 

여기서 저자는 우리가 아는 전략이 슈퍼 - 경영자의 리더쉽이나 전략적 행동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음을 가르쳐준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이, 그리고 기업이 신규시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위기와 기회를 살펴보고, 자신들의 능력으로 그 곳을 정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이는 전략이 아닌, 전략가에 대항 맹목적인 믿음과 전략적 분석에 기반하지 않은 - 무늬만 - 전략인 것들로 인해 실패와 좌절을 맛본다. 워렌 버핏이 말한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5분이 걸린다."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바로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는 첫번째 조언이 등장하는데 이는 통제요인을 명확히 분석할 수 있는 판단력이다. 평정의 마음과 바꿀수 있는 용기를 분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76페이지) 그리고 이는 명확한 목적의식으로 연결된다. 사실, 처음에 등장한 기업은 목적이 없었다. 그냥 돈을 벌수 있겠다. 우리가 해온대로 그 산업에 진출하면 1등을 할수 있겠다 라고만 생각했지, 어떠한 미션이나 비전조차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케아는 달랐다. 명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고, 잦은 위기 속에서도 목적의식을 통해 전략을 수립해 나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온 산출물들이 지금이 이케아를 있게 했고.

 

하느님, 제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평정의 마음과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그 둘을 분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이어서 등장하는 중요한 개념이 바로 목적을 현실로 바꾸는 가치창출 시스템의 구축이다. 이는 희소성이라는 개념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말뿐인 "목적"이 아니라 행동을 수반하며,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략적 행위"로 나타나게 한다. 179페이지에 등장하는 전략바퀴는 저자가 추천하는 전략수행 툴인데, 이를 통해 우리는 목적과 전략을 구체화 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실행하고, 직접 경험해보고, 모든 것을 적어보라고 강조하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전략바퀴"역시 자꾸 그려봐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변화와 끊임없는 개선의 중요성도 언급하고 있다. 이는 애플의 사례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시시각각 변화는 시장환경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요소였다. 즉, 한번의 전략의 성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생활하하고 항상 그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와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인생에 대해 과연 - 무늬만이 아닌, 진짜 - 전략적 사고와 행동을 해 왔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무엇보다 차별화된 우리만의, 그리고 나만의 특성이 있는가? 내가 그리고 우리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이 사회가 그리고 이 조직이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돌아간다면 어찌할 것인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삶의 태도와 인생관, 그리고 마인드가 간단 명료하며, 구체적인 목적과 함께하는가? 당신의 회사는 분명하고 강력한 목적을 가지고 가치창출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행동하고 실천하고 있는가?

 

마크 트웨인은 30페이지짜리 소설은 이틀만에 쓸수 있지만, 2페이지짜리 소설은 30일간 써야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동안 여러번 인생의 미션과 비전, 목적과 방향에 대해 써보고,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었던 것 같다. 그리고, 거창하진 않지만 나만의 캐치프레이즈도 만들었고.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공통적인 요소와 서로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도 대략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이젠 저자가 말한 것처럼 간단하고 명료한 목적을 만들고, 나만의 전략바퀴를 돌려봐야 겠다. 여러번 꾸준히 써보자. 퇴고와 덧칠의 흔적은 너저분함이 아닌 진정한 [simple] 일수도 있으니.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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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2 10: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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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2 12: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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