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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빛날래! ㅣ 쾌걸 공주 엘리자베트 3
아니 제 지음, 아리안느 델리외 그림, 김영신 옮김 / 그린애플 / 2023년 3월
평점 :
[My Review MCMLXXIV / 그린애플 6번째 리뷰] 프랑스 공주 엘리자베트 시리즈의 최종판이다. '순정동화'의 마지막답게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는데, 그건 바로 '프랑스 국왕 루이16세의 대관식'이었다. 물론 대관식이 열리기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늘 그렇듯 엘리자베트 공주에게는 쾌활한 소동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좀 스케일이 크다. 대관식에서 꼭 쓰이는 '성스런 보물들'을 훔쳐가려는 도둑 일당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도둑들이 훔쳐가려는 보물은 다름 아닌 '루이16세'가 대관식에서 왕위에 정식으로 등극했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샤를마뉴의 왕관'이었다. 무려 4킬로그램에 해당하는 금은보화로 장식된 화려한 왕관이었는데, 역대 프랑스 국왕이라면 대관식에서 꼭 그 왕관을 써야만 인정받았단다.
샤를마뉴 대왕이라면 그 유명한 '카롤루스 대제'이기도 하다. 다른 이름 같지만 '동일인물'이다. 프랑크 왕국의 메로빙거 왕조가 '서유럽 전체'를 통일했을 때가 바로 '사를마뉴 대왕' 집권기였기 때문이다. 이후 '베르됭 조약'에 의해 프랑크 왕국이 3개로 쪼개지면서 '서프랑크 왕국'은 프랑스로, '동프랑크 왕국'은 독일로 각각 역사 편입을 하면서 '프랑스 역사'에서는 샤를마뉴 대왕로, '독일 역사'에서는 카롤루스 대제로 부른다. 스펠링은 'Charlemagne'다. 흔히 서로마제국의 황제 '카롤루스 대제'라고도 많이 알려졌다. 서로마제국의 멸망이 '게르만족의 대이동' 때문이라고 볼 정도로 수많은 게르만족들이 서로마제국의 영토를 나눠먹었으나, 현재의 프랑스 지역이 일부를 '프랑크족'이 차지하고, 그 지역의 종교인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이면서 '메로빙거 왕조'를 열고, 과거 서로마 지역의 대부분을 '카롤루스 대제'가 차지하게 되면서 '서로마제국의 황제'라는 별칭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샤를마뉴 대왕이 죽자 왕국은 셋으로 쪼개졌고, 다시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했기에 '서로마제국 황제'라는 명칭도 자연스레 폐기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후 독일 제국이 그 명칭을 이어받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라는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었으나, 로마제국의 황제다운 강력함은 찾기 힘들었다.
암튼, 프랑스 왕정국가는 이후 대관식에서 '왕홀'과 '정의의 손'이라는 권위와 신성함을 상징하는 장식물 이외에 '샤를마뉴의 검과 왕관'을 대관식에서 선보이며 더욱더 화려하고 웅장한 대관식을 연출했단다. 현재 '샤를마뉴의 검'은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보관중이지만, '샤를마뉴의 왕관'은 도난을 당하거나 파괴되는 수모를 겪다가 루이16세의 대관식 이후 프랑스 혁명 때 잃어버리고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단다. 기록에 따르면 루비 16개, 루비를 떠받치는 사파이어 16개, 에메랄드 16개, 총 48개의 보석이 박혀 있고, 왕관 안쪽에는 진주를 덧댄 진홍색 벨벳 모자로 마감을 해서 무게만 해도 무려 4킬로그램에 달했다고 한다. 거의 금 10돈이 3750그램이니, 거의 금 11돈에 해당되는 무게이다. 그걸 반나절 동안이나 진행되는 대관식 내내 쓰고 있었다니 '왕관의 무게'가 정말 장난 아니었던 셈이다. 이런 물건이니 혁명의 시기에 혼란을 틈타서 사라져버린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동화속에서 엘리자베트 공주는 이런 중요한 보물이 도난당하지 않도록 친구들과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도난의 위기'를 헤쳐나가고 무사히 친오빠 루이 오귀스트가 '루이16세'로 등극할 수 있게 힘을 모았다. 이를 두고, 동화속에서는 '연대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서로서로의 힘을 모아 함께 책임을 지고,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것, 이것을 '연대'라고 말했다. 동화속에서는 '어린이'들이 연대를 해서 왕관을 훔쳐가려는 도둑들의 음모를 해결했고, 심지어 '외국인'들도 함께 참여해서 무사히 대관식을 치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위기는 몇몇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이고, 이웃 나라가 고난을 당하면 그 주변 국가들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남의 문제'로 치부하고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옳은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기에 '연대'는 우리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모든 인류가 함께 참여할 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연대를 하게 되면 못할 일도 없다.
그런데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겪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은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그건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인 '연대'가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건 꼭 전세계인들이 모두 '연대'를 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더구나 강대국이 벌이는 살육전쟁과 관세전쟁은 또한 어떤가? 연대는커녕 서로 못잡아 먹어서 안달난 것마냥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고만 있지 않은가 말이다. 더구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핵찬반 논쟁'은 도를 넘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이룩한 민주화이고, 어떤 희생을 치루고 피워낸 '민주주의'인데, 지금 그꼴이 어떤가? 이게 정녕 민주주의란 말인가? 서로의 생각과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존중해주는 기본 예절은 어디가고, 서로를 향한 막말과 욕설로도 모자라 '폭력과 위법'을 일삼느냔 말이다. 제발 부끄러운줄 알고 예의를 지키란 말이다. 그렇게 서로를 원수로 여기고 쌈박질하는 '남북갈등'에, 진보와 보수의 '남남갈등'까지 더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탄핵갈등'까지 덧붙여서 나라를 아주 망하게 만들려 작정했느냔 말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내몰아서 이득을 보는 것은 딱 한 명이다. 그 한 명만이 '다 죽은 목숨'을 연장시키고, 국민 모두를 악의 구렁텅이로 내몰아서, 저 혼자 잘 살면 땡 잡은 거고, 못 잡아서 죽어도 '개죽음'이 아니라 '본전'이니 막나가는 것이다. 거기에 놀아난 '동조범'들도 마찬가지 속셈이고 말이다. 왜 우리가 이런 죽어 마땅한 한 놈 때문에 나라꼴을 이모양 이꼴로 만들어야만 한단 말인가. 제발 정신 차리고 '딱 한 놈' 잡아족치는 연대를 보여줄 때다. 이 책의 제목이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우리 함께 빛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