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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셜록 - 그래픽으로 읽는 셜록 홈스 ㅣ 인포그래픽 시리즈
비브 크루트 지음, 문지혁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My Review MDCCCLXIX / 큐리어스 2번째 리뷰] 인포그래픽(infographics)는 '인포메이션 그래픽'의 줄임말이란다. 정보를 '시각화'하여 빠르게 인지할 수 있게 해주는, 한마디로 '한 눈에 쉽게 알아보게' 하는 그림 기술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인포그래픽 기법은 여러 방면에서 '쓰임새'가 확장되는 편인 듯 싶다. 그러나 '만들기'는 어려운데 '쓰임새'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지 않는 느낌도 들곤 한다. 왜냐면 '쉬워 보이는 것'들의 수명기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쉽다 못해 너무 가벼운 듯하게 만들면 만든 수고에 비해 '가치 비중'을 낮게 평가받기 십상일 듯 싶기 때문이다.
거두 절미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작가 코난 도일과 그가 창조한 명탐정 셜록 홈즈의 문학적 평가를 쉽게 내릴 수 있겠느냔 말이다. 전세계 수많은 '셜로키언(또는 홈지언)'이라는 열광적인 팬을 존재하는데, <셜록 홈즈>의 시리즈 하나하나에 품평을 내리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광적이고 두터운 팬층을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150년이 훌쩍 넘는 시공간을 꿰뚫는 '셜록 홈즈'의 명성을 가볍게(?)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수많은 팬층을 만족(?)시키고자 만들어진 '인포그래픽'이 결코 쉽게 만들어질리도 만무하다. 그런데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명탐정 셜록 홈즈'에 대한 명성이 바로 이해되고 덩달아서 '셜로키언'에 합류하게 될까? 그건 아니다. 이 책은 그리 매력적인 모습을 선보여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그건 우리가 '셜록 홈즈'에게 바라는 것은 명쾌한 추리를 통한 '감탄'이지, 그가 추리해낸 사건에 대한 총괄적인 '정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서 얻은 정보가 무익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닌 '명탐정'이란 수식어가 허투루 쓰인 것이 아니었다는 '가치'를 논하는 담론을 읽고 싶었다. 아니면 셜록 홈즈의 사건 추리 과정에서 일반독자라면 '당연히' 놓치고, 열렬한 광팬만이어야만 찾을 수 있는 '숨겨진' 뒷이야기가 궁금했단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감탄'스런 대목이 별로 없었다.
벌써 12월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올해 계획했지만 미처 다 읽지 못한 책들 가운데 아쉬운 한 가지를 꼽자면, '추리소설'이었다. 그래서 내년엔 '애거사 크리스티'와 더불어 '코난 도일'과 '모리스 르 블랑'의 책들을 섭렵할 원대한(!)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래서 우연히 발견한 이 책에 큰 기대를 품었는데, 읽자마자 아쉬움이 밀려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내가 기대한 것은 혹시라도 내가 읽지 못하고 '놓쳐버린 명장면'이었는데 말이다.
그렇지만 '인포그래픽'이라는 장르에 대해서 새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정보를 더 잘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제 연말이 되니 '온라인 서점'에서 한 해 동안 '책구매'한 내역과 '리뷰'한 기록이 바로 이런 '인포그래픽' 방식으로 정리될 것이다. 이때 부끄럽지 않은 기록이 되고자 매년 200편이 넘는 리뷰를 쓰고, 300권이 넘는 책을 읽어댔는데, 이제는 좀 유의미한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라도 닥치는대로 읽고 쓰는 습관보다 파고 드는 집요한(?) 면모를 선보여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남은 내 인생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고, '내가 남긴 기록'이 좀 더 유의미해질 것 같다. 이제 넓힐 만큼 넓혔으니 이제부턴 '집중'이다. 그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에서 귀띔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상쾌한 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