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 명작 30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혜연 그림, 송윤섭 글 / 은하수미디어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초등학생 논술수업을 준비하다 발견한 책인데 초등학생들도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유명한 작품이었다. 특히 <베니스의 상인>의 줄거리와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이 창가에서 나눈 '유명한 대사'를 읊으며 따라하는 모습을 보며 흐믓해했다.

 

  그렇다면 초등학생들도 '사랑'을 안다는 것일까? 적어도 '연애'는 아는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여자아이들이 책 속의 삽화를 보면서 '등장인물'들의 외모 순위를 매기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미오'보다 로미오의 친구인 '머큐쇼'에게 더 큰 호감을 보였다. 그러다 '머큐쇼'가 로미오를 대신한 결투에서 케풀렛가의 '티볼트'에게 칼을 맞아 죽는 장면에서 오열을 하는 장면도 보았다. 잘 생긴 남자가 죽는 장면에서 여자아이들은 한결 같이 대성통곡을 했더랬다.

 

 

  반면에 로미오의 외모순위는 상당히 낮아졌다. 그러면서 영화배우 '디카프리오'를 얘기했다. 얘네들이 태어나기도 전인 1996년도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을 본 적도 없을 텐데, '검색'을 통해서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선생님이랑 디카프리오를 비교한다면 어떨 것 같냐면서 포즈를 취했더니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알려줬다. 디키프리오랑 선생님이 호랑이띠 '동갑'이라고 말이다. 그랬더니 실망실망 대실망을 하길래...하도 괘씸해서 디카프리오의 육덕진 사진을 보여줄까 하다가 말았다. 소녀 감성에 스크래치를 낼 수는 없으니 말이다.

 

  암튼, 로미오의 인기순위는 생각보다 아래였는데, 그 까닭은 로미오가 처음 등장하면서 '줄리엣'이 아닌 '로잘린'에게 사랑고백을 했다가 차였다는 장면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줄리엣'에게 사랑고백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대실망을 하고 말았단다. 요즘 아이들도 '쉽사빠'는 매력적이지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이 불 같은 사랑에 타오르고, 결혼을 하며 사랑이 이루어지는 듯 했다가, 끝내 죽음으로 이어지는 비극적인 장면을 보면서 굉장히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역시나 아이들 감성에는 '해피엔딩'이 제격인 셈이었다. 허나 아이들도 느끼고 있었다. 너무 뻔한 '해피엔딩'보다는 비극적 결말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더 크다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아이들이 그걸 직접 표현하기에는 너무 어려울테지만 말이다.

 

  아쉽게도 이 책은 '희곡'은 아니다. 다시 말해, '원작'이 아니라 원작에 가깝게 쓴 '소설'인 셈이다. 아직 초등학생들에게는 대사로만 구성된 '희곡'이 그닥 읽기 쉬운 책은 아닐 듯 싶어서 '줄거리'가 잘 드러난 책을 골라서 논술수업에 활용하였다. 이렇게 '줄거리'를 알고 나면, 언젠가는 원작 '희곡'도 즐길 수 있게 될 거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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