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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풍경
마틴 게이퍼드 지음, 김유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월
평점 :
제목 : 예술과 풍경
작가 : 마틴 게이퍼드
출판사 : 을유문화사
읽은날 : 2021/03/19 - 2021/03/24
저자인 미술평론가가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여행다니며 작품을 이야기하고 작가를 인터뷰한 내용이다.
작가를 인터뷰하다 보니 현대 미술의 내용이 많고, 설치미술이 많다.
즉,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예술이야기가 많이 들어있다.
내용이 어렵긴 하지만 설치장소들은 한번은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20세기의 폐허를 구현해놓은 곳도 있고, 아이슬란드의 황량한 곳도 있다.
동북 아시아도 오긴 했는데 중국과 일본만 들렸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인터뷰를 할만한 예술가가 없다는 말일까? 아니면 무시하는 것일까?
살짝 기분이 안좋았다.
예술 작품을 보기 위해 여행한다는 건 얼마나 신나고 짜릿한 일일까?
부러운 직업이다.
p13 이 책은 내가 본 것과 내가 이야기를 나눈 사람, 즉 미술가에 관한 것이다.
p14 정도의 차이는 다소 있을지라도 모든 예술작품이 그렇다. 작품의 완전한 효과를 느끼려면 그 존재와 함께 있어 봐야 한다
p61 사람들은 사생활에서 연약함을 느끼고, 자존감이 낮은 일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생활해요. 하지만 퍼포먼스를 하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거대한 대중의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어요. 또한 원하는 것은 뭐든 할 수 있죠
p67 그런데 왜 스스로를 고문하는 작품을 주로 하는 걸까? "신체로 작품을 만들면 여러 두려움을 깨닫게 돼요. 고통의 두려움, 죽음의 두려움... 이러한 두려움들은 형식은 달라도 미술에서 항상 주제로 다뤄져요. 신체로 작업하려면 상처가 어떻게 보일지, 신체의 한계를 어디까지 밀어붙일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하죠
p83 가이드가 불을 끄고 전등을 휘두르며 이쪽저쪽을 비추자, 위쪽 벽에 그려진 동물들이 슬슬 움직이듯 보였다. 다시 말해 전등과 타닥거리는 소리를 내는 수지 램프이 빛으로, 당시 그림을 그린 사람들과 거의 유사한 환경에서 보니 거의 영화에 가까웠다
p84 크고 이글거리는 사자의 눈은 동굴 벽에 원래 박혀 있던 돌로 표현되었다. 나는 바로 이 부분에 빠져들었다. 사자의 눈과 들소가 이리저리 움직이듯 보이게 만든 돌의 굴절은 미술사가 홀로 만들어 낸 효과가 아니었다
p99 새빌은 "육체 자체"에 집중하는 자신의 작품만큼이나 "도살된 육체, 즉 고기 자체 완전히 집중"하는 수틴의 방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p108 어떤 16세기 자료에서는 라파엘로가 그린 인물이 신사라면, 미켈란젤로의 인물은 근육질의 짐꾼같다고 불평했다. 이는 귀족주의 시대에 걸맞은 시각이다. 미켈란젤로식의 다부진 타이탄은 21세기 개인주의 시대의 문화에서 더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p146 아이슬란드의 생활 물가는 비쌌다. 내가 도착한 토요일 밤에는 지역 주민들이 바에 가기 전에 집에서 보드카 몇 잔으로 속을 채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밖에서 술 마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p153 먼 북쪽을 향한 이번 여행으로 나의 관점은 바뀌었다. 로니혼의 날씨에 대한 집착은 처음에는 소수만 즐기는 기이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보편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p173 티치아노의 회화는 여러 컬렉션에서 볼 수 있지만, 틴토레토를 이해하려면 베니스로 직접 가야 한다
p176 호기심 낳은 기자가 된 우리는 스마트폰을 꺼내 기록하고 사진을 찍으며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잔해 옆에 섰다. 키퍼의 계획대로 대중에게 이 놀라운 장소가 개방된다면, 아마 안전거리 밖에서 이 탑들을 감상해야 할 것 같았다
p178 도 다르 ㄴ곳에는 납으로 된 전함이 마치 금속 상어 떼처럼 도사리고 있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나는 마치 먼 미래에서 온 시간 여행자가 되어 참담한 20세기의 고고학 유적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p182 우리가 이야기를 나눌 때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사진은 셔터가 열리는 그 순간만 보여 주는 반면, 회화는 순간만을 보여주지 않아요. 역사를 보여 주죠. 회화는 살아 있어요. 변화하고 깊이를 간직해요
p185 키퍼는 69세의 나이에도 활가차고 쾌활했다. 역사의 무게, 지적인 복잡함, 나치즘의 공포 등을 담은 자신의 작품과 꽤 달랐다.
p200 나는 우리가 사진에 직접 등장해서 관객에게 이건 지겨운 예술 작품이 아니라 미적 체험일 뿐이라는 점을 상기해 줄 수 있다면 아주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들에게 무언가 말하는 사람은 우리거든요
p210 우리는 컬러 사진으로 된 메뉴판에 의존했지만, 사진에 보이는 것이 애초에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각적으로 얻은 정보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p216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이 디자인은 그 자체로 미니멀리즘 예술 작품이었다. 우리는 몇 개의 돌을 조심스럽게 배치해 교토의 정원처럼 꾸민 긴 복도와 안뜰을 지나 걸었다
p218 나는 일렁이는 그림에서 또 다른 그림으로 소리를 죽이고 이동하면서, 클로드 모네가 얼마나 동양적인지 깨달았다. 무엇보다 그는 식당 전체에 일본 판화를 걸어 두었던 일본 판화 수집가이자 애호가였다.
p225 이 곳은 오래전부터 대승 불교의 주요 성인인 문수보살의 설법지로 알려졌다. 2천 년 전의 경전인 화엄경에는 우타이산이 청량산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p242 당시에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약혼자가 전사한 영국인 소녀들이 프랑스에서 보모로 많이 일했다고 한다.
p245 사진에서 결정적 순간은 사진가가 변화무쌍한 삶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표현적인 형태를 촬영하게 도는 찰나의 순간이다. 그 순간을 만나면 반드시 셔터를 눌러야 한다. 순간을 놓치면 영원히 사라진다.
p250 나의 실수는 계획을 고수한 데 있었다. 인생이 즉흥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따르지 않았던 것이다.
p274 그는 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구겐하임 기금을 받아서 미국 48개주를 돌았다. 그리고 결국 83장의 사진을 골라서 지금까지 발간된 사진집 중 유명하기로 손꼽히는 미국인들을 출가했다.
p290 밝고 즐거운 시작 뒤에는 어려움이 따른다.(여행과 글쓰기를 포함해 너무나 많은 것이 가진 진실이다)
p293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모더니스트가 아니다라는 말은 교황은 카톨릭 신자가 아니다라는 말만큼 어불성설처럼 느껴진다.
p298 그리고 아인슈타인이 틀렸는지 누가 알겠는가? 그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또 다른 위대한 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이렇게 답했다. "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시오"
p311 여기에 또 다른 교훈이 있다. 미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보는가와 비평가나 역사학자가 이해하는 것은 정반대일 수 있다는 것
p315 그중에서 유독 큰 작품들, 특히 제단화는 전시로 돌리기에는 너무 크고 깨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보러 가야 한다. 시간과 인내와 운이 따라야 한다
p326 복되신 동정 마리아는 너무 특이할 정도로 유별나서 베니스와 같은 세계적인 대도시까지 잘 전달되지 못했다. 그리고 로토는 그곳에서 거의 영업을 하지 않았다
p340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저자는 미술을 직접 경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애써 시간을 들여 미술이 존재하는 곳에 가서 미술과 같은 시공간에 함께 있어 보는 일이 바로 미술적 행위의 완성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