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어제, 반장이 되었다고 기분 좋아하며 학교에서 돌아온 손녀가 물었다. “할아버지 아리스토텔레스가 뭐 한 사람인데?”하고. “,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의 제자고 인간은 정치적(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한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다. ?” “오늘 선생님께서 내한테 물었다.” “그래 뭐라 했노?” “, 유명한 사람이라 했다.” 그래 선생님이 왜 유명하다고 생각하냐기에 유명 안 하면 선생님께서 묻겠습니까?”했단다. ! 나는 뿜었다.ㅋㅋㅋ ’80년대 개그를 거침없이 시전하다

, 손녀, 싹수가 보인다.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아파트 화단의 목련꽃은 그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고 시민공원의 성질 급한 벚꽃은 반나마 활짝 피었다. 멀리, 산정을 따라 흐르는 능선이 이루는 스카이라인이 봄 아지랑이에 아롱거린다. 따스한 햇볕이 발걸음을 한결 활기차게 하는데, 덩달아 두꺼비 연못의 올챙이들도 새까맣게 무리지어 앙증맞게 꼬리들을 흔들어댄다.


 물이 빠진 하천 하류에는, 기웃거리던 왜가리가 제 주둥이 길이의 물고기를 쪼아 물고 하천 언덕으로 날아오르고, 작년 가을에 날아왔던 철새 중 게으른 몇 마리는 날아갈 의사가 없는지 열심히 물풀을 쪼고 있다.


 가고 싶으면 가고, 내가 싫으면 말고. 만끽하는 자유와 포근함. 그래서 봄이 좋은가?


 목에 맨 줄이 갑갑한지 댕댕이 한 마리가 유채 밭에 들어가 몸을 뒹굴더니 한 쪽 다리를 발라당 들고, 기댈 기둥이 없으니 허공을 향해 오줌을 찍찍 갈기며 영역 표시를 한다. ㅋㅋㅋ 저놈 하는 짓을 보니 댕댕이 몰고 나온 아가씨 부끄럽겠다.ㅋㅋㅋ


 어제는 드론 관리 어쩌구하는 조끼를 입은 젊은 남녀의 모습이 보였는데 아마도 요즘 말썽이 되고 있는 드론을 이용하여 남의 집의 사생활을 불법 촬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감시 요원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근데 오늘은 보니 노인 두 명이 더 늘어나 있어 인원이 네 명인데, 어라이번에는 그들이 드론을 날리고 있다. ,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 어리둥절 @.@ 

에이ㅉㅉㅉ(공공근로였구만ㅉㅉㅉ)


 반환점을 돌아 휘적휘적 올라온다. 앞에 가는 아주머니 왼손에 찐 고구마를 들고 오른손으로 정성스레 껍질을 벗긴다. 갑자기 내 앞으로 젊지도 늙지도 않은 한 사람이 휙-하고 지나더니 아주머니의 오른쪽 어깨를 툭 친다. 아주머니 오른쪽으로 돌아보는 순간 왼쪽 손에 든 고구마를 한 입 싹뚝 베어 물고 가버린다. 와우, 전 고수다.ㅋㅋㅋ


 아주머니 내 얼굴 한 번 쳐다보고, 고구마 한 번 쳐다보고, 앞서 간 남자 한 번

쳐다보고, 어이없어 한다.ㅋㅋㅋ


 ㅎㅎㅎ 이렇게 또 유쾌하게 하루, 봄날은 간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7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새파랑 2021-03-25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녀분의 센스가 대단하네요. 봄날의 기운이 물씬 느껴집니다^^

하길태 2021-03-25 21:24   좋아요 2 | URL
예, 손녀의 아재 개그 때문에 크게 웃었습니다.ㅎㅎ
좋은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얄라알라 2021-03-25 1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구마 에피소드가 실화인거죠? ^^,,,,

하길태 2021-03-25 21:26   좋아요 1 | URL
ㅎㅎㅎ 예, 저는 실화만 취급합니다.ㅎㅎ

북다이제스터 2021-03-25 2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밤 가기 전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는 꼭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하길태 2021-03-25 21:28   좋아요 1 | URL
일부러 노래 찾아서 들어 봤습니다. 영화도 있었네요.^^

얄라알라 2021-03-25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구마 에피소드는 핑크팬더에나 나올법한 에피소드 같아요^^ ㅎ

하길태 2021-03-26 06:4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세상엔 재미있는(?) 사람 많더라구요.^^

붕붕툐툐 2021-03-25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고구마 에피소드 대박인데요? 이걸 포착하시다니~ㅎㅎ
손녀분 반장된 거 축하드립니다!ㅎㅎ

하길태 2021-03-26 06:4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시장통에서 어깨 너머 아이의 아이스크림 핥아 먹는 사람은 봤어도 이렇게 과감하게 고구마를 베어 먹는 고수는 난생 처음 봤습니다.ㅋㅋㅋ
축하 감사합니다.^^

mini74 2021-03-26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머감각은 반장감이 아니라 학생회장 ! 감입니다.ㅎㅎ 축하드려요.

하길태 2021-03-27 07:5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칭찬과 축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