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의 수염



 감독 : 이성구

 출연 : 강신성일. 윤정희. 김승호. 김성. 이일웅 등

 수상 : 1969년 제5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제7회 대종상 각본상 수상 등


 1968년에 제작된 영화로 이어령의 첫 번째 소설인 동명의 작품을 영화화했다.


 사진기자 김철훈이 자신의 침대에서 싸늘한 변사체가 되어 집주인에 의해 발견

된다방안에는 연탄난로의 뚜껑이 열린 채로 있는 점에 착안한 경찰은 타살을 전제로하여 변사자의 주변을 중심으로 그의 행적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한때 김철훈은 <장군의 수염>이라는 소설을 쓰려 했는데 그 내용은, 어느 나라에 독립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끈 장군이 있었는데 그는 독립군들과 함께 개선하면서 모두 멋진 수염을 달고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대중들은 그 모습에 열광하면서 하나, 둘씩 장군과 같이 수염을 기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온 나라의 남자들이 모두 수염을 길렀다. 그런데 단 한 사람, 소설 속의 주인공은 수염을 기르기를 거부하였는데 그로 인해 그는 회사에서

잘리고 말았다.


 결국 사회에 동화되지 못한 주인공은 경찰서로 가서 자신을 체포해 줄 것을 요청하지만 경찰은 수염을 기르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며 그를 돌려보낸다그리고 조사가 진행되면서 김철훈은 친구도 별로 없이 외톨이로 지낸 것 같았으나 동거생활을 했다는 여인이 있었는데......


 그렇게 이야기는, 시종일관 범인을 색출하기 위한 형사들의 조사와 김철훈이 살아온 행적의, 두 방향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관객의 호기심을 유인하는 동력이 저하되어 가는 느낌이지만, 영화 속에 또 다른 시도인 신동헌 화백의 애니메이션이 등장함으로써 한국 모더니즘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원작은 상당히 작품성을 인정받는 소설이었지만 영화는 그 작품성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후반으로 갈수록 통속적인 경향으로 흐르는 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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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스

(What Is Life Worth)



 감독 : 사라 코랑겔로

 출연 : 마이클 키튼. 스탠리 투치. 에이미 라이언. 테이트 도노반. 수노리 라마

         나단. 로라 베난티. 크리스 타디오 등


 2020년에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로 9.11 테러와 관련된 작품이다.


 2001. 9. 11. 전 세계를 경악시킨 뉴욕110층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펜타곤에 대한 항공기 테러가 발생했다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것은 남은 사람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엄청난 고통을 주었다.


 아이를 잃은 엄마의 이야기가 진행되고, 이어서 강단에 선 변호사 케네스 파인버그의 생명의 가치에 대한 물음이 학생들에게 던져진다.


 2001. 9. 22, 국회는 피해자나 가족들이 피해 보상을 청구할 경우 나라 전체가 파산하게 되고 그러면 결과적으로 테러리스트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결과가 될 것임을 염려하여 피해자들이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모든 합의를 이끌어낼 특별위원장에 케네스 파인버그를 임명하였고, 파인버그는 자신의 사무실 인력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이 일을 처리하고자 하는데......


 25개월이란 정해진 기간 안에 80%의 유족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사회적 지위나 소득 등의 조건이 다른데 어떤 기준으로 보상금을 책정할 것인지가 첫 번째 문제가 되었고 또 그것을 누구에게 지급하느냐도 문제였다.


 모든 청구인의 인적 손실을 값으로 매겨야 한다는,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인 발상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우리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였고 또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의 재미는 차치하더라도 관심을 집중하며 관람하게 되었는데


 과연, 그들은 기준을 만드는 것부터가 참으로 철저하고 치밀하다는 것을 느꼈다. 시행 중에 발생하는 이해의 상충들을 반영하는 것도 그렇고. 돈이 개입되니 인간의 추악한 면들도 나오는데 없는 이민자는 고마워하고 오히려 많이 가졌던 자는 굶주린 늑대 떼 같다.


 피해자들 역시 무조건, 막무가내로 소리 지르고 음모론에 입각하여 진실을 밝히라는 어느 나라와는 너무 차이가 난다. 이것을 이용하는 어떤 정치인도 없다. 당하게 요구하고 결과에 승복하고 협조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 준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피해자들을 면담하는 팀원들인데, 우선은 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존중과 이해와 공감으로 상담을 해 가는 모습들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감명을 주는 것 같았는데 무너지는 건물과 패닉 상태에 빠

진 시민들을 보면 너무 슬프고 가슴 아팠다.


 그런데 이렇게 슬프고, 가슴이 먹먹하고, 안타까운 이야기 가운데, 이전에 9.11을 이용한 사기꾼도 있었던 것이 기억 속에서 떠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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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10-04 16: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btv에서 찜해 놓은 것이 기억났어요. 감사합니다! ^^

하길태 2021-10-04 16:37   좋아요 2 | URL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피 막



 감독 : 이두용

 출연 : 유지인. 남궁원. 김윤경. 황정순최성호 등

 수상 : 1981년 제20회 대종상 영화제 남우주연상(남궁원) 수상, 17회 백상

         예술대상 감독상 수상 


 1980년에 제작된 영화로 토속적인 샤머니즘이 테마와 배경이 된다.


 물안개가 가득하게 피어오르는 황해도 수리골로 전국에서 수많은 무당들이 몰

려든다명문 강진사댁의 장손이 원인 모를 병이 들어 사경을 헤매는데 진맥을 하던 의원은 고개를 잘래잘래 흔든다.


 의원이 돌아가고 본격적으로 굿이 시작되는데, 전국의 무당들이 돌아가면서 굿판을 벌이지만 환자는 차도가 없다. 그런데 그때, 지붕에서 뱀이 떨어지고 무당들과 구경하는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는데 한 여인이 나서서 뱀을 잡아 대문 밖으로 놓아준다.


 그녀는 무당 옥화였는데, 그 집에 누군가의 원혼이 귀신이 되어 붙어 있다며 다

른 무당들을 모두 돌려보내고 큰 굿을 해야 한단다.


 밤새 당산나무에서 치성을 드리던 옥화는 환자에게 엑소시즘을 행하였고 마을 밖 송림에 묻혀있던 주둥이가 깨어진 호리병을 발굴해 내는데......


 남자들이 단명하여 떼과부들만 우글거리는 집안의 장손이 원인 모를 큰 병에 걸렸다니 큰일은 큰일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샤머니즘을 신봉하는 것 또한 작은 일은 아니다. ‘전설의 고향정도에 나옴직한 이야기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이 샤머니즘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하다.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에 비해 스토리는 너무 비과학적이고, 앞뒤가 연결되지 않는 뜬금없는 설정과 구성 또한 엉성하여 빈틈이 너무 많다. 참신한 유지인을 보게 되었지만 그녀의 연기는 신인 티를 벗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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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개


 감독 : 김수용

 출연 : 신성일. 윤정희. 이낙훈. 이빈화주증녀 등

 수상 : 1967년 제6회 대종상 영화제 감독상, 편집상

         1968년 제15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감독상, 4회 백상예술대상 신

          인연기상(윤정희)


 1967년에 제작된 영화로 김승옥의 진기행을 영화화한 한 작품이다.


 제약회사 상무인 윤기준은 격무에 시달리며 회사 생활에 권태를 느끼는 것 같

그는 제약회사 사장의 딸인 미망인과 결혼하여 상무가 되었는데, 그의 지친 모습을 본 아내가 그에게 고향인 무진으로 휴가 여행을 다녀오라고 권유한다. 그 동안 자신은 윤기중의 전무 승진을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단다.


 윤기준의 고향, 무진. 바다가 있다고 어촌도 아니고 그렇다고 넓은 농토가 있는 농촌도 아닌, 명산물이라곤 안개 밖에 없는 무진. 무진에 도착한 윤기준은 병역

기피자였고 폐병환자였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그런대로 서울에서 출세한 축에 드는 윤기준은, 무진 출신으로 가장 성공했다는 세무서장 조한수의 집에서, 세무서 직원들과 화투를 치고 있는, 서울에서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무진에서 학교 선생을 하고 있는 하인숙을 만나게 되는데......


 원작은 한국 현대문학 사상 가장 탁월한 단편소설 중의 하나로 꼽힌다는데, 영화에서는 러닝 타임이 너무 짧아서인지, 그런 탁월함을 느끼기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양손에 떡을 쥐고 고민하는 윤기준. 결국은 현실로 돌아가는데, 안개 속에 가려

져 방향을 잃고 갈등했던 하인숙과의 짧은 불장난은 순간의 일탈에 불과했다.


 윤정희의 젊었을 때 모습이 너무 예쁘다. 1960년대 후반의 영화가 흑백이라 좀 놀랍기도 했고, 시외버스가 고장 나 승객들이 미는 장면 등 정겨운 장면들이 여럿 보인다. 그때는 왜 그렇게 시외버스들이 고장이 많이 났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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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19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진기행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시도 자체가 굉장히 용감한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요? ^^

하길태 2021-08-19 07:02   좋아요 0 | URL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가끔씩 남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상상력을 발휘할 때가 있더라구요.^^
 

겨울 여자



 감독 : 김호선

 출연 : 장미희. 강신성일. 김추련. 선우용여 등

 수상 : 1978년 제14회 백상예술대상 감독상, 남자최우수연기상(강신성)

         상 등


 1977년에 개봉된 영화로 19751월 1일부터 12월까지 중앙일보에 연재된 조해일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여고생인 이화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로부터 연애편지를 받고 속상해 한다.

하지만 그런 편지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는데 이화가 대학 시험에 합격하는 날

요섭이라는 남자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가까워진 두 사람은 함께 요섭의 별장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이화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요섭이 자살하고 이화는 또 이화대로 그 일로 충격을 받는다.


 겨우 충격에서 벗어난 이화는 대학의 신문 기자인 석기와 만나 사랑을 하지만 그 역시 군에 입대한 후 교통사고로 죽게 되는데......


 기구한 운명의 여인이다. 만나던 사람마다 죽다니, 옛날 사람들은 그런 여자를 팔자가 세다고 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또 얼마나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겠나?

ㅉㅉㅉ


 개봉 당시에는 상당히 파격적인, 막장 드라마 수준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58만여 관객을 동원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그 이전의 미워도 다시 한 번이 가졌던 관객 동원 신기록을 깼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완성도에서는 약간 떨어지는 작품인 것 같이 느껴졌다. 반복되는 이유 없는 우연의 연속 등으로 인해서.

장미희의 출세작 쯤 되는데 연기력보다 어린 나이의 풋풋함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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