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네요. 대학생때는 광주 망월동에 찾아가 참배도 하고 아픈 역사를 생각하며 울기도 했어요. 하지만, 갈수록 무뎌지는 마음에 씁쓸하고 안타까워요. 오랜만에 누리집에 들어가 영상도 보고 글도 살펴봐요. 대문글이 마음에 와 닿네요.

 

 “진실을 말하지 않고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사회가 돌아가는 판을 요즘에는 손전화로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그래서 종이신문을 좀처럼 잡기 어려워요. 주마다 오는 시사잡지라도 보려고 애쓰죠. 그런데 기사를 읽으면 이 ‘등’이라는 말이 많이 나와요. ‘등’을 쓰지 않으면 글을 못 쓰겠다 싶죠. 쓴 것 말고 더 있을 때 주로 써요. 저도 많이 쓰지요. 고치려고 해도 잘 안 고쳐져요.

 

 등(等)은 일본사람들이 쓴 한문글자 ‘等’을 그대로 읽고 쓰는거예요. 일본사람들은 ‘나도(など)’라고 자기 말로 읽구요. ‘나도(など)’라는 말은 ‘들’, ‘따위’란 뜻이예요. 이오덕 선생님도 ‘등’은 살아 있는 말이 아니다 라고 하셨지요.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라고 말하지 “사람 등이 많이 모였다.”라고 말하지 않죠. “봄이 되어 쑥이나 냉이 같은 나물이 많이 돋았다.”라고 말하지 “봄이 되어 쑥이나 냉이 등 나물이 많이 돋았다.”라고 하지 않아요. 둘레 글들을 살펴보며 적바림해봅니다. 글은 ‘우리글 바로쓰기 4’와 ‘시사인 시사잡지(2015.4.4.)’를 살펴보았어요.

 

*프랑스 교사 등 20만 시위 → (들)
*비전향 장기수였던 김명수, 한장호씨 등이 1일 오후 대전시... → (들이)
*검찰은 이 과정에 포스코건설 정동화 전 부회장 등 고위 임원들이 개입한 흔적을 포착하고 이들을 상대로 비자금... → (같은)
*그는 이상득 전 의원,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 등과 함께 볼리비아를 여섯 차례나 드나들었다. → (들과)
*대선 자금과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 대한 의혹은 → (들에)
*사절단에는 최수현 당시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서진원 신한은행장 등이 포함돼 있다. → (들이)
*국방·법무·외무·재무·내무 장관 등 그리스 정부 각료가 잇따라 → (같은)
*종친인 이상득 전 의원 등과 돈독한 친분 관계를 맺기도 했다. → (과, 흐름상 빼기)
*중국·브라질·러시아·인도·남아공 등 이른바 ‘브릭스(BRICS)’신흥 경제 5국에 더 많은 투표권을 주자는 것이다. → (흐름상 빼기)

 

 쓴 대상보다 많을 경우 ‘들’, ‘~와 같은’을 쓰면 되요. 글을 찬찬히 살펴보면 버릇처럼 뒤에 붙일 때도 있어요. 마지막 보기에서 보면 다섯 나라를 가리킨 후 뒤에 등을 붙여요. 세 사람을 가리켜 글에 다 썼는데 뒤에 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럴 때는 ‘등’을 빼야겠죠. 

 

 ‘등’이라는 말 대신 ‘따위’라는 말을 쓸 수 있어요. 우리가 나쁜 뜻으로만 알고 있지만 원래 뜻은 세 가지 뜻이 있어요. ‘따위’를 붙이면 나쁜 뜻이라는 굳어진 생각은 우리가 ‘따위’를 넓게 쓰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요.

 

<따위>
1. 앞에 나온 것과 같은 종류의 것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말
 <보기> 텃밭에 상추, 호박, 고추 따위를 심었다.
2. 앞에 나온 종류의 것들이 나열되었음을 나타내는 말
 <보기> 냉장고, 텔레비전, 세탁기 따위 가전제품들.
3. 앞에 나온 대상을 낮잡거나 부정적으로 이르는 말
 <보기> 너 같은 놈 따위가 뭘 안다고 남의 일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냐?

 

*서울시 부시장 3명이 호남 출신이라는 점 등을 물고 늘어졌다. → (따위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영돈 PD는 → (따위)
*조종을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잘 융합시켜야 → (따위)
*텐트 내 난방을 위해 전기장판, 가스난로 등을 사용하게 되는데 → (따위를)
*난방시설 이외도 냉장고와 텔레비전 등 각종 전기·전자 기기가 즐비하다 → (따위)
*과거 일본 각료들은 “팔굉일우 등의 역사교육을 부활시킬 생각은... → (같은)
*임차료 900만원 외에도...식자재비 960만원 등이 매달 지출되었다. → ( 따위가)
*훈련 중인 군인들이 풀 등으로 위장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 (따위로)

 

 이런 말도 많이 보셨죠? 기타 등등(其他 等等). 한자말 기타(其他)는 ‘그 밖의 또 다른 것’을 뜻하고, 한자말 등등(等等)은 ‘그 밖의 것을 줄임을 나타내는 말’을 뜻한다고 해요. ‘기타 등등’은 ‘그밖에’, ‘이밖에’를 쓰면 되겠죠.

 

*수박, 토마토, 딸기, 기타 등등 → 수박, 토마토, 딸기, 그밖에

 

(2015.05.18. 민들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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