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에는 심각한 구제역때문에 지리산 겨울산행을 포기했다. 매년 겨울마다 거르지 않았던 산행이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과거의 소, 돼지들이 걸리지 않았던 이 병은 어디서 온 것일까? 자연 속에서 풀들을 먹었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인공사료로 고기의 양과 질을 높이는데에 급급하다. 바로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라는 경고의 메세지가 아닐가 생각해본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는 처음 이 책을 접했을때 대안학교 이야기인가 싶었다. 공지영 작가가 지은 대안학교? 이런 상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학교의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선생님, 학생 대신 정말 재미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버들치 시인, 낙장불입 시인, 함태식 옹, 고알피엠 여사, 수경연관도관스님, 얼씨구 지화자 좋다, 최도사, 강남좌파, 소풍주인, 강병규 사진작가, 섬진강변 옷가게 사장님, 쌍계사 앞 음식점 미녀 사장님, 시창작반 비너스 등..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지리산 속 사람 이야기...사람 사는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하루 하루 정신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부러움과 한편으로는 경험하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숙제를 던져주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유에 있지 않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높이 올라간다고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일까?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지리산에 들어온 사람들은 행복을 찾기 위해 들어온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포기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과연 그런 용기가 있을까? 

 모든 사람들의 삶의 목표는 행복이다. 20년 후의 행복한 삶을 위해 지금 20년을 희생하는 삶이 아닐 것이다. 5년의 행복을 위해 20년을 희생하는 삶, 그리고 25년을 행복하게 사는 삶... 그 누구도 25년을 행복하게 사는 삶을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진정 우리는 후자를 선택하면서 살고 있을까?  

 순간의 행복을 느끼면서 사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책속에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만났다. 자연속에서 작은 것에도 기쁨을 느끼고, 나눌 수 있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의 마음... 힘들고 어려움이 있다고 사람들이 투정을 부려도 늘 한품으로 안아주는 지리산...그래서 사람들은 지리산을 찾나보다.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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