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게 묻다

오후에게 묻다
김희진 지음 / 폭스코너 / 2025년 4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세상에 정의와 공정만이 존재한다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라 많은 사람들이 정의와 공정을 부르짓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기에 불가항력적인 지배까지 더해지면 그 문제의 당사자는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와야 할까?

김희진 작가님의 단편모음집 『오후에게 묻다』는 총 8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담아내고 있는데 첫 이야기이자 표제작이기도 한 「오후에게 묻다」는 한 남자가 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 어느 집의 주차장에 있는 것으로 시작된다. 

더운 날씨, 주변엔 여름 휴가로 자신을 구해줄 이가 없는 가운데 이 남자는 왜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일까? 설정부터 기이하기 짝이 없다. 이어서 남자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의 그려지는데 그 와중에도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걱정하는 남자의 모습은 남자의 상황을 더욱 힘들게 여겨지게 한다.

「헤어지는 중」은 마치 최후의 만찬을 떠올리게 하는 이혼의 목전에 둔 한 부부의 마지막 식사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어떤 외출」은 은둔형외톨이와는 차원이 다른 이유로 방에서 나가지 않았던 주인공의 10년 만의 외출을 그리고 있다. 「거슬림」은 뭔가 블랙 코미디 같은 이야기로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공이 신발을 훔치는 이유도 특이한데 그걸 다른 누구도 아닌 동네 꼬마에게 들킨 이후 보여주는 행동이 기발하게 그려진다.

「같은 일요일」은 매주 공항으로 향하는 배달원은 과연 어떤 이유로 그곳으로 향하는 것일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설렘과 그리움을 안고 오가는 공항이라는 공간을 이렇게도 그려낼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조금은 특이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요소도 담겨져 있는게 이 작품의 특징인데 「그들의 고전주의」는 방학을 맞아 아이스크림 공장에서 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직면하는 부조리한 현상이 현실감있게 그려졌던 작품이라 생각한다.

「늙은 밤」의 경우에는 아직은 어린 아이가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발생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으며 마지막 작품인 「방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마치 미스터리 스릴러의 단골 소재 같은 설정 속 남자가 상실된 기억 속 단서의 조각들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그려진다.

기이한 설정도 있고 너무나 현실적인 설정도 있으면 위트있는 이야기는 물론 미스터리한 이야기도 있다. 처참한 현실에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하고 슬픔이 배가 되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이유로 하나의 작품 속에 이토록 다양한 감상이 가능하도록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도록 대단한 김희진 작가님의 『오후에게 묻다』였다.

죽음과 크림빵

죽음과 크림빵 ㅣ 새소설 19
우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우신영 작가의 『죽음과 크림빵』은 죽음이라는 단어와 달콤함의 대명사 같은 크림빵의 조합이 부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자음과모음에서 선보이는 새소설 시리즈의 19번째 도서로 '뉴-어덜트'를 위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야기는 총 3인의 입장에서 쓰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함을 자아낸다.

특히 첫 장에서는 고산대학교의 국어국만학과 허자은 교수 본인상이 부고장으로 올라오며 가족장이라 조문을 사양한다는 문구가 눈길을 끄는데 이런 허자은 본인의 이야기는 두 번째 화자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먼저 이종수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듣고 허자은 본인의 이야기를 듣는 경우라 그 배치가 흥미롭게 느껴진다.

허자은이라는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 있는 화장실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괴이한 것은 머리를 변기통에 박은 채였다는 점에서 대학 내에 가십거리가 되고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온갖 이야기들이 뒷말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살아 생전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참담한 수준의 조롱과 비아냥, 무시가 이어진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데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도의도 없나 싶기까지 하다.  

이후 허자은의 지나온 삶에 초점이 맞춰지며 그녀가 세상이 요구하는 잣대에 맞추기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녀에게 있어서 공부는 세상에 인정받을 수 있는 하나의 기회이자 수단이였을거란 생각도 들고 그녀의 처지가 한편으로는 교수 임용에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는 점도 지극히 현실적인 부조리를 반영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자신이 가지지 못했고 가질 수 없었던 것들을 바랐던 그녀의 허황된 꿈은 인간의 욕망과 맞물려 묘하게 씁쓸함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런 욕망은 그녀로 하여금 섭식 장애로 이어지게 했고 이것이 결국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게 하는, 어떻게 보면 정신적인 허기가 그녀를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붙잡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 작품이였다.

드라이브

드라이브
정해연 지음 / &(앤드) / 2025년 3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자체에서는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일정 금액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준다고 하지만 법적으로 강제성의 띈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반응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는데 무작정 대책도 없이 운전을 못하게도 할 수 없으니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운전 미숙이라는 이름으로 치부하기엔 간혹 교통사고의 피해가 너무 심각하고 때로는 운전 미숙 보다는 급발진을 주장하기도 해서 진짜 급발진 의심 사례의 교통사고 건에도 좋지 않을거라 생각하는데 대체적으로 고령 운전자의 사고에서 피해자가 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가해자보다 나이가 어릴 수 밖에 없고 심할 경우 목숨을 잃기도 한다는 점에서는 분노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날 시리즈'로 유명한 정해연 작가가 이 소재로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을 썼다는 점에서 고령의 가해 운전자와 나이가 어린 피해자(와 유가족)의 입장을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했던게 사실이다. 

흥미롭게도 작품은 반을 나눠서 가해 운전자 노균탁과 그로 인해 중학생인 딸을 잃은 피해 유가족인 엄마 김혜정의 입장에서 써내려 간다. 

어느 누구의 편을 들고자 함이 아닐 것이다. 다만, 각자의 사정이라는게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의 시작 혜정은 남편으로부터 딸 연희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딸의 시신을 확인한다. 그리고 연희를 죽인 교통사고 가해자가 70대 노인이라는 것을 알고 분노를 금치 못한다. 

죽으려면 자신이 죽지 왜 미래가 창창한 자신이 딸이 죽느냐고.... 

균탁은 아내의 죽음 이후 딸 내외와 함께 살며 손자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있다. 운전을 하는게 걱정스럽지만 새로 이사한 집과 학교가 멀어진 탓에 버스를 타고 다니기도 쉽지 않아 결국 조심해서 운전을 하려고 하지만 그날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여중생을 죽이고 만다. 

뉴스는 70대 노인이 운전하는 차에 치여서 10대 청소년이 사망했다고 연일 보도하고 딸은 변호사를 만나 방어의 목적으로 운전미숙을 주장하며 공탁금을 걸자고까지 한다.

균탁은 자신이 죽을 죄를 지었고 그에 대한 합당한 댓가를 받고 싶지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딸 앞에서 그런 말을 꺼낼 수가 없다. 

균탁을 옹호하고자 함이 아닐 것이다. 다만, 이런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을까. 딸과 함께 살지 않았다면, 그날 운전을 하지 않았다면... 모든 게 후회되지만 딸을 잃은 부모 앞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고 심지어는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 상황도 믿기지 않는다.

특히 변호사를 통해 고령에, 초범에, 운전미숙에, 반성을 하고 있고 공탁금까지 걸었다는 등의 조건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너무나 낮은 죄값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신을 원망하듯 말하는 딸 내외의 부부싸움 등은 그를 더욱 견딜 수 없게 한다. 

작품의 결말에 대해 의견이 갈릴 수 있을것 같다. 누군가는 비겁하다 할 것이고 누군가는 법이 왜 이 모양이냐고 할 것이다. 작가 역시 어느 누구의 편을 들지 않으며 혜정과 균탁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그 사이에 해당하는 책의 중간 즈음 작가의 말을 담고 있다. 읽고 나서도 이게 정답인가 싶은 생각, 이야기는 끝났지만 남겨진 사람들에겐 이게 끝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다소 극적인 장면을 있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설정에 한편으로는 가슴 답답해지기도 했던 이야기였다.

펀펀 리딩 플러스 100

펀펀리딩 플러스 100 - 독해력 UP
전은지 지음 / PUB.365(삼육오) / 2025년 3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영어 공부를 할 때 어느 한 부분만 열심히 해서는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문법, 어휘, 독해, 회화까지 전반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중에서 독해의 경우에는 최근 지문이 길어지는 경향도 있고 그로 인해 하나의 지문에 문항이 여러 개인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서 제대로된 독해를 해야만 관련 문항 전체를 모두 맞힐 수 있기에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길어지면 그만큼 빠른 독해를 통해 시간을 줄여나가야 하는 부분도 신경 써야 하는데 이는 결국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즉, 빠른 독해와 정확한 독해를 신경써야 하는 것이다.

『독해력 UP 펀펀 리딩 플러스 100』은 제목 그대로 100개의 흥미로운 독해 지문을 실어서 학습자들이 보다 재미있게 영어 독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특히 이 책을 통해서라면 문법과 어휘, 듣기까지 학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아마도 수험서에서 한번쯤 들어 봤을 AII-in-One 교재인 것이다. 

책은 먼저 이 책을 활용한 학습법이 자세히 소개되니 참고해서 보다 효율성을 높이는 학습이 이뤄지도록 하면 좋겠고 이어서 목차를 보여주는데 100개의 독해지문이 총 10개의 주제에 따라 분류되어 있다. 

한 개의 주제 당 10개의 지문이 실려 있는 셈인데 Health, Food, Beauty, People, Animals & Nature, Myth Or Fact, The Supernatural, Interesting Stories, The Amazing Records, Proverbs & Idioms 라는 주제가 그것이다.

각 주제들 속에 실린 지문을 보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도 있지만 상식을 위해 알아두면 좋을 유용한 정보도 있다. 

지문의 수준도 너무 높거나 낮지 않고 지문에 나온 단어와 표현은 하단에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 어휘 공부도 할 수 있고 지문과 관련한 질문은 영어로 제시되어 실제 시험 준비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듣기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앞선 지문에 빈칸을 제시하고 그 빈칸에 들어갈 말을 직접 써보도록 하기도 한다. 먼저 학습자가 독해를 해보고 문제를 풀어봤다면 이에 대한 풀이는 다음 장을 넘기면 문법적 설명이 자세히 나오기 때문에 초급자가 아니라면 독학으로도 학습이 가능할 것 같은데 중급 정도라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말 해석 역시 이어서 나오기 때문에 자신의 독해 내용과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이 풀어봄으로써 문장 구조나 문법에 익숙해지고 어휘도 늘려갈 수 있고 독해 실력 향상과 함께 듣기 학습도 가능한 책이라 AII-in-One 교재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100자평] 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 개정증보판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통해 유구한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