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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2 - 아홉 번의 시간 여행
차윤 지음, 송재정 극본 / 21세기북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나인>은 케이블 드라마에서 방영되었지만 공중파 방송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은 드라마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진부한 소재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디테일한 구성과 등장인물들의 얽힌 이야기는 막장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나인>의 종영은 그 드라마를 시청한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드라마를 이번엔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에 대해서 드라마를 본 사람들에게는 다시 한번 그때의 감동을, <나인>의 입소문을 들은 사람들에겐 처음부터 <나인>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의 중요 소재로 등장하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한다는 것은 어느 때 부터인가 영화의 단골소재로 쓰이고 있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장치를 보면 정말 그렇게 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질 정도로 첨단과학의 정수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특이하게도 향을 피우고 그것을 통해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얼핏보면 허술해 보일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그 향이 주는 특수함이 오히려 시간여행을 더 신비롭게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1권에서 선우가 향을 피워서 과거로 가서 조금씩 진실을 알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면 2권에서는 보다 충격적인 사실들이 등장한다. 시간여행으로 선우와 민영의 관계가 어긋나면서 민영이 조카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둘 사이는 서로가 간직한 추억을 통해서 민영은 선우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또다시 향을 피워서 과거로 가는 선우는 형을 통해서 현실을 바꾸려고 하지만 오히려 그 과거에서 창민의 칼에 찔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또다른 인물인 최진철이 선우가 가진 그 향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선우의 시간 여행을 혼란속으로 들어간다.
화려한 특수 효과를 쓰지 않으면서도 <나인>이 대중들의 공감대를 자아낼 수 있었던 것은 오히려 향초라는 존재가 주는 친근함이 과학기술보다는 더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 때문이다. 결국 선우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 죽음 이후에 보여주는 모습이 단순히 새드 엔딩으로 볼 수만은 없기에 그의 죽음을 너무 안타까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가서 과연 현재를 바꿀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내내 들었다. 어쩌면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변화가 오히려 현실과 미래의 또다른 것을 달라지게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게 본다면 결국 과거를 바꾸는 것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