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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평점 :
출간이 되기도 전에 화제가 되고, 일본 현지에서는 출간 당일 자정이라는 시간에 도쿄 시내의 유명 서점에서 이 책을 사려고 줄을 서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모르긴 해도 이 책이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될 당시에도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자 했음을 안다. 어느때부터인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작가가 되었다. 한편 일본에서는 ‘하루키 칠드런Haruki Children’이라 불릴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작가이니 국내팬들의 사랑 이상의 모습을 위의 기현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리라.
이러한 그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을 많이 읽어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유명 작가 하루키에 대해서 나의 개인적 감흥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제목이 우선 상당히 길다. 그리고 '색채가 없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색채가 없다는 건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싶기도 하고, 그런 다자키 쓰쿠루가 순례를 떠난 해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도 사뭇 기대되었다.
다자키 쓰쿠루는 도쿄의 철도 회사에서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지금까지도 그 진실을 알지 못하는 사건이 있다. 16년 전 네 명의 친구들과 소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가 고향을 떠나서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던 그때 친구들과 이유도 모른체 강제적으로 절교를 하기 때문이다. 이일은 다자키 쓰쿠루에게 견디기 힘든 시간을 선사한다. 죽음까지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가둬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자신의 여자친구인 기모토 사라에게 네 명의 친구와 그들과 함께했던 완벽한 공동체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고, 기모토 사라의 권유로 16년 전 그 일에 얽힌 진실을 찾기 위해서 그 친구들을 찾아갈 생각을 한다.
공동체라는 공간에서 쓰쿠루를 추방하고 그와 절교를 한 이유를 찾고, 잃어버린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떠나는 쓰쿠루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독자들은 진실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쓰쿠루 역시도 자신이 왜 네 명의 친구들에서 추방되었는지를 아는 동시에 친구들과 어울리던 당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발견하게 된다.
난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결코 가볍지도 않은 책이다. 그리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사실상 기억나는 작품으로는 이 책이 나에게는 하루키의 첫번째 책이라고 해도 좋을만한데 그런 의미에서 그 첫만남이 나쁘지 않아 앞으로도 기대할 작가가 아닐까 싶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