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사(筆寫)가 관심을 받고 있다. 쉬운 말로는 베껴쓰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때 예쁜 글씨를 쓰기 위한 연습으로 베껴쓰기를 했던 것이 지금의 필사라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 때에는 마음에 드는 시를 예쁜 노트에
베껴쓰기를 했다. 제법 권수가 되는데 그때의 노트는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진다.
성경을 필사하거나 여러 책의 좋은 구절을 필사 할수도 있으며, 시만 모아서 필사를 할 수 있는
책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데 필사를 위한 원고지 노트까지도 판매되고 있으니 원고지 노트에 써보고 싶은 사람들은 이 점을 참고해도 좋을것
같다.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은 시인으로 등단해 서른 해쯤부터는 시인, 소설과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석주 신인이 추천하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책 속의 명문장 51개가 수록되어 있다. 각 문장들은 각각 '감정을 다스려주는 명문장',
'인생을 깨우쳐주는 명문장', '일상을 음미하게 해주는 명문장', '생각을 열어주는 명문장', '감각을 깨우는 명문장'으로 나누어서
소개된다.
저자에 대해 날마다 읽고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데카르트의 유명한 말을 빌려와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는 표현에서 더 나아가 '나는 쓴다, 고로 존재한다'는 표현까지, 저자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기도 할것 같다.
게다가 책 읽기를 현실도피의 한 방식이라고 말하는데 이보다 더 우아한 방식의 현실도피가 없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저자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책 읽기에 대한 정의는 아마도 진정으로 살기 위해서, 기적은 아니더라도 놀라운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저자가 읽었을 책들에서 발췌한 명문장 51개는 그 책들에 대해 궁금케
하고 나중에라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은 필사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필사는 느린 꿈꾸기이고, 나를 돌아보는 성찰이며, 행복한
몽상이다.”
아무래도 필사를 하다보면 빠르게 글을 써내려가기 보다는 천천히 최대한 예쁜 글씨로 써보려는
마음이 든다. 그 사이 마음은 차분해지고 한 자 한 자를 따라쓰다보면 글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어 필사는 또 하나의 독서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감정을 다스려주고 인생을 깨우쳐주며 일상을 음미하게도 해주고 생각도 열어주며 감각까지
일깨워주는 51개의 명문장을 읽고 책에 마련된 여백에 직접 명문장을 필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