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one 우리가 하나였을 때』는 분명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에세이 같은,
누군가의 실제 이야기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 묘하게 더욱 몰입하게 되었던 책이다. 그건 아마도 마치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것 같은
표현 방식 대문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의 화자는 샴 쌍둥이 중 한 명인 그레이스다. 대체적으로 그레이스의 이름은 잘 나오지
않는다. 올해로 열여섯살이 된 그레이스는 태어날 때부터 피티와는 샴쌍둥이로 둘은 상체는 둘이나 하체가 하나의 몸이다.
이에 대해 삶을 공유한다라고 표현하기까지 하는데 말 그대로 모든 것에서 그레이스와 피티는 함께
해야 할 운명공동체이다.
대학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정리해고를 당하고 어머니가 은행에서 초과 근무를 하게 되면서
홈스쿨링을 하던 쌍둥이는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자 사립학교에 가게 된다. 처음으로 가는 학교에 긴장하지만 야스민과 존이라는 같은 반 친구로 인해
조금씩 적응해가지만 여전히 주변 친구들은 둘을 마치 괴물처럼 쳐다본다.
남들과는 다른 삶, 더욱이 그 삶이 자신이 원해서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음과도 직결되는 다름이라면 그들에게 있어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함'은 축복일 것이다. 이런 표현은 존이 평범함에 대해 불평을
할 때 그레이스가 하는 말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는 건강할 때 건강함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처럼 샴쌍둥이로 태어난 두 소녀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기에 알지 못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평범함의 범주를 한참이나 벗어난 두 소녀의 삶을 바라보는 평범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때로는 잔혹하기까지 한
호기심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마치 언제라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올리겠다는듯이 이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전화기를 들고
직시하며 상처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 가운뎅서 보통의 그 또래 아이들이 겪는 사랑의 감정도 경험한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당사자가 가장 힘들겠지만 주변의
사람들은 자기 삶의 우선순위 마저도 아픈 이에 맞춰야 하고 대체적으로 힘들어도 참아야 하고 견뎌야 한다. 두 소녀의 여동생인 드래건 역시도
그러하고 생계를 책임지다시피하는 엄마의 피로하고 지친 모습이 그러하다.
여기에 해직을 당한 후 취직하기 위해 노력하나 번번히 실패한 채 술에 절어 사는 아빠의 모습도
사실 많이 힘겨워 보인다.
그러던 중 그레이스의 몸이 아프게 되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본 결과는 심장이 점점 더
비대해져 그대로 두면 둘 다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결국 둘은 분리수술을 결정하게 되고 그레이스는 심장이식수술을 위해 대기자 리스트에 올라가게
된다.
그레이스는 이에 자신이 없어지더라도 피티에게 앞으로 계속해서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기를
부탁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힘겨운 수술 후 남겨진 이는 그레이스다. 수술 과정에서 출혈이 심했던 피티는 예후가 좋지 않았고 결국 태어나기
전부터 생의 모든 순간을 하나로 살았던 그레이스와 피티는 이제 그레이스 하나의 삶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책의 종반부에는 이런 일련의 일들을 담아내고 있는데 피티를 잃은 그레이스가 좌절하는 모습이
그려져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진다. 시종일관 담담함으로 무장한 채 이야기를 이어가는듯 하지만 삶의 공유한 한쪽을 잃은 그레이스의 절규가 잊히지 않아
소설이나 마냥 소설같지만은 않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