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
김진명 지음, 박상철 그림 / 새움 / 2017년 1월

흔히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을 한다.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역사도 국제 관계나 자신의 국익과 관련해서 왜곡되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어렵지 않게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변에서 비록 역사를 왜곡할지라도 우리가 이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고 지속적으로 이것을 알리려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가운데 지금까지 다양한 역사소설로 많은 국내팬들을 보유하게 된 김진명 작가는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을 통해서 한국사에서도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대내외적인 관계에서도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7가지의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부단한 노력으로 파헤치고 있다.

무려 25년간 비밀리에 추적한 한국사의 핫이슈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인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한국의 한(韓)은 어디에서 왔나?'에 대한 의문은 말 그대로 한국의 근간이 되는 대한민국 국호 한(韓)의 비밀을 밝혀가는 끈질긴 노력이 독보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역사 속에서 가장 먼저 한(韓)이 등장한 것을 찾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던 중 사서삼경 중 《시경》〈한혁편〉에서 '한이라는 나라의 임금'이라는 뜻의 '한후(韓侯)'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후 중국 동한 시대의 왕부가 쓴《잠부론》〈씨성편〉의 기록에서 '한후의 자손은 위만에게 망해서 바다를 건너갔다'는 대목을 발견하게 되는데 여기서 위만에게 망한 사람은 우리가 배운대로 고조선의 준왕이며 그들이 건너간 바다가 바로 서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아주 작은 궁금증에서 시작한 국호 한(韓)에 대한 실마리가 한반도 내가 아닌 지금의 주국 대륙에 있었다니 놀랍기 그지없다.

두 번째는 광개토태왕비문과 관련해서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을 파헤치고 있는데 일본은 그동안 비문에 쓰인 글을 통해서 한반도의 침략을 정당화해 왔다. 이는 비문에서 사라진 세 글자를 일본이 임의적으로 해석했기에 가능한데 김진명 작가는 추적을 한 끝에 호태왕비와 관련해 중국 측 권위자인 왕건군의 저서를 발견하게 되고 그속에서 안 보이는 글자 중 첫 자가 동녘 동(東)임을 알게 된다.

결국 끝내 밝혀지지 않을것 같던 앞의 두 글자(마지막 글자는 신(新)이다) 중 첫 글자에 東(동)을 넣게 되면 일본의 주장과는 완전히 다르게 '백제가 동으로 신라를 쳐서 신민으로 삼았다'는 이이야기가 되며 이는 다음 구절인 '병신 6년에 대왕(광개토대왕)은 수군을 거느리고 백제를 토벌했다'와 맞아떨어진다고 한다. 이에 대한 주장을 근거로 『몽유도원』이라는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외에도 명성황후의 죽음과 관련해서 익히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더욱 잔인하고 참혹한 진실이 숨겨져 있음을 <이시즈카 에조 보고서>를 통해서 밝혀내며 1979년 10월 26일 발생한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관계, 최근 발생한 김정남 살해사건으로 한반도 정세가 다시금 출렁이는 가운데 북한의 절대권력이라 불리는 김정은에 대한 이야기, 고사성어로도 유명한 함흥차사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태조 이성계가 아닌 태종 이방원에 주목해야 함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끝으로 한자의 발명과 관련해서 은허의 발굴에서 이 한자를 사용한 이가 한족이 아닌 동이족(東夷)족임을 주장하는 놀라운 근거까지 소개된다.

이처럼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은 어쩌면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한듯이 배워왔던 한국사나 관련 국가들의 주장이 그 역사에 더욱 깊이 파고들었을 때 우리가 알게 될 진실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줌으로써 결국 역사를 바로 세우는 길은 그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논리와 고증으로 지속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바꿔나가야 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