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한다는 것은 100% 좋다고만 할순 없는 것이 때로는 그 솔직함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은 물론 주변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말하는 자신은 시원할지언정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해서 여전히 무슨 말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주변을 생각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간접적으로나마 소위 사이다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게 열광하게 되는데 이는 일종의
대리만족과도 같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문제가 있습니다』는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서 저자인 사노 요코가 보여 준 모습
중에서도 가장 그녀답다는 이야기를 듣는 에세이로 거창한 주제의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삶 구석구석을 훑듯이 써내려간 솔직담백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자기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그중에서 저자와 그 주변인물들-가족이나 여러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도 담겨져 있다. 어떠한 삶을 살았기에 그런 사람은 의례 어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우리에겐 있을수도 있지만
사노 요코의 경우에는 그래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그 부분이야말로 용기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자신과 아버지의 치부일수도 있는 이야기 마저도 담담히 고백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학교에서 서양사를 가르쳤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는 외국인을 다소 낮춰 부르는 단어인 게토라 불렀고 저자가 독일에서 홈스테이를 했던
주인집 할머니가 흥얼거렸던 “슈바르츠 헤르츠”라는 ‘검은 마음’에 대해 스스로는 분명 아버지의 슈바르츠 헤르츠를 물려받은 것이라는 표현을 하기
때문이다.
완벽한 인간이란 없다.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표현처럼 문제 많은 인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스스로도 그런 사람이라고 고백하고 시작하는 것이기에 독자들은 그녀의 이야기에서 어떤 부분은 공감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어떤 소주제로 나눠지지도 않는다. 그래서인지 왠지 일간지에 매일 연재되는 글을 한
권의 책에 모아놓은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처음부터 읽어도 좋고 눈길을 끄는 이야기부터 읽어도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