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를 지배한 여인들 - 천하는 황제가 다스리고, 황제는 여인이 지배한다
시앙쓰 지음, 강성애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과거 중국 왕조 시대의 황제는 막강한 절대권력을 자랑하던 시절이였다. 불로초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진시황제의 무덤만 보더라도 그의 권력이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마지막 황제>가 떠올랐다. 100년도 더 지난 1908년 3살의 어린 나이로 황제로 등극한 푸이의 자서전적 영화 속을 보면 황후나 태후, 후궁 등 황실의 여인들을 책에서 소개된 모습을 연상케하는 장면이 간혹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의 황제나 역사에 대해 조명한 책은 상당히 많이 존재했었지만 이렇듯 황제나 역사에 가려서 집중받지 못했던 황제의 여인들에 대한 글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정말 많은 여인들이 나온다. 흔히 알고 있는 서태후와 양귀비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약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사에 정통하면서도 단순히 호기심 어린 내용으로 치부해 버리지 않도록 잘 쓰여져 있는 책인 것 같다.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남자지만 그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흔히 말하는 배갯머리 송사가 이루어지는 중국의 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면서 황제의 여인으로 살았던 많은 여인들의 희노애락이 동시에 담겨있는 책이기도 하다.

 

권력의 상징이자 실체인 황제의 총애를 받기 위해서 고군분투했던 여인들의 이야기와 그런 사랑을 받지 못해 쓸쓸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여인들, 황제의 애정을 탐하다 처참하게 생애를 맞이하거나 동성애라는 탈출구를 찾은 여인들, 그리고 황제의 사랑을 넘어서 황제의 자리를 차지한 여인들까지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더불어 중국 황실의 은밀한 성생활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함께 읽을 수 있기도 하다. 태어날 때부터 귀한 신분으로 황제의 여인이 된 경우도 있지만 비천한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황제의 여인으로 거듭난 경우도 있음을 알 수 있다.

 

황제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서 암투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사실을 보면 드넓은 궁에서 오로지 한명의 황제만 보고 사는 그녀들의 애달픔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에 결론적으로 보자면, 방대한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한 황제와 황제의 여인들에 대한 농밀하면서도 사실적인 성생활에 대한 접근과 그속에서 중국 황실의 문화까지도 엿볼 수 있는 희귀하면서도 동시에 아주 흥미로운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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