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책방 - 잠 못 드는 밤을 위한 독서 처방전
조안나 지음 / 나무수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달빛책방>을 만나기 얼마 전 남편이 내게 묻는다.

 

"책 읽는 게 그렇게 좋아?"

 

이건 무슨 의도로 해석해야하나 싶어 잠시 삐뚜름하게 쳐다본다. 이 남자 진심이다. 진짜로 궁금해하는 표정이다.

 

"응. 요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건 책 밖에 없어. 읽고 있으면 머리 아픈 게 다 잊혀지잖아."

"그럼 자기도 한번 써봐. 서평 같은 거 써서 책으로 묶어서 낼 수도 있지 않나?"

 

남편이 말한 책이 바로 <달빛책방> 같은 책이다. 그래, 나도 그러고 싶다. 책이 좋아 책을 읽기 시작했고, 소싯적엔 글 좀 쓴다는 소리도 들었고, 도서관 대여카드(영화 러브레터에 보면 나오는 딱 그런 때가 있었단 말이지...)에 내 이름 적는 재미로 시립 도서관을 참 많이도 다녔더랬다. 좋은 구절은 써놓기도 하고, 재밌게 읽은 책은 돈을 모아 사기도 했었다.

 

작가가 독서량과 필력에 비하면 아직 꼬꼬마 수준이지만 그래도 언제가는 나의 서평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함께 읽은 책들을 나누는 그런 시간을 갖고 싶다. 약 7년 동안 천권의 책을 읽었다는 저자는 여러 이유를 들어 책읽기를 멀리하는, 책과 멀어진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책을 읽어 주는 것 같다.

 

젊은 시절 책과 함께 온전히 그 시간을 보낸 작가는 자신의 취미를 직업으로 삼은 행복한 사람이고 내가 제일로 부러운 사람이다. 순수하게 독자의 입장에서 읽었던 책을 이제는 편집자가 되어 다시 바라본다면 분명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저자는 모두 6가지 목적書로 책을 나누고 있다. 읽는 독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골라 읽어도 좋고, 그냥 아무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좋은 그런 편안한 책이다.

 

책을 읽는 데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평을 적어 본 사람이 한번쯤은 생각할 것이다. 서평 잘쓰는 사람들은 어쩜 저렇게 잘쓰나 하고 말이다. 그런 궁금증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글쓰기의 노하우를 저자의 서평을 통해서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하는 36권의 책들을 나의 감성으로 찾아 읽어 보는 것도 이 책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책을 단순히 읽는다는 개념에서 자신의 삶과 철학으로 받아들이고 철저히 자신의 관점으로 재해석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인생에 어찌 A급만 있겠는가? 그와 마찬가지로 <달빛책방>에서도 6가지 목적書 외에 따로 몇권의 책이 더 소개되고 있다. 무려 천여권의 책을 읽었다는데 36권으로만 간추려내기엔 저자 자신도 많이 아쉬웠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엔 저자가 소개한 책들을 리스트로 정리한 페이지가 나온다. 달빛드는 책방에서 밤이 새도록 탐독하고픈 책들이 제법 들어가 있다. 책읽기에 적당한 때란 없는 것 같다. 그냥 읽을 뿐이다. 세상은 넓고 읽을 만한 책은 너무 많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 궁금한 사람이라면, 책 많이 읽어 본 저자가 고르고 골라 추천한 책들이니 이 중 한권으로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연말연시 세우는 많은 계획들 중 독서 계획 하나 추가해 보자. 독후감상문까지는 쓰지 않더라도 메마른 감성과 지친 영혼을 달래줄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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