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지구인 - 인간 심리를 지배하는 행동경제학의 비밀
하워드 댄포드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왜 사람들은 알면서도 손해 볼 행동을 하지?" 라는 문구가 흥미롭다. 그러게 말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뻔히 보이는 결과이고, 또한 자신이 생각해도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는 행동을 어김없이 유지한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바로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행동경제학적 접근을 통해서 풀어나가고 있다. 호모 에코노미쿠스 별에서 지구조사원으로 파견된, 超합리적이라고 자부하는 우주인 "존스"의 눈에 비친 지구인들은 불합리한 모습 투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超합리적인 자신이라면 결코 선택하지 않을 대안을, 하지 않을 행동을 하는 지구인들의 모습이 존스의 눈에는 의문투성이일 수밖에 없다.

 

존스는 이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 책의 저자이면서 동시에 화자로 나오는 행동경제학자 댄포드에게 가차없는 질문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지구인들에 진짜 특성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다.


책은 총 7장에 걸친 대표적인 불합리적 행동들 이면에 숨겨진 행동경제학적인 비밀에 대해서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는 우리들에게 실제적인 문제를 제공한다. 흔히 우리가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도 했던 그런 문제들이다. 이런 선택지를 통해서 보통의 사람들이 보여주는 불합리성을 근거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실제로 학자들이 실험을 통해서 다루었던 사례들이다.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등장하는 이런 문제들을 풀어보는 것도 은근한 묘미다. 超합리적이라고 자부하는 우주인 "존스"를 따라잡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답을 보면 나의 선택이 불합리적임을 깨닫게 된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서 책에서는 여러 사례들만큼이나 다양한 행동경제학적 이론들이 나온다. 보시는 바와 같에 책의 한 귀퉁이에 이렇게 자세히 정리해 두기까지 했다.

 

 

행동경제학이라는 다소 전문적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게 쓰여져 있고, 쉽게 이해가 되도록 잘 쓰여져 있다. 이런 배려가 여기에 한 몫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든 책 속에서 소개된 행동경제학의 수많은 이론들을 굳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존스가 가장 의문스러워하는 지구인들의 불합리성에 대한 해답을 말하자면, 지구인들은 결코 경제적 이론으로만 설명이 불가능한 복잡한 심리 상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 이론으로 따지면 합리적인 해답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인간 심리가 첨가되는 순간 그 합리성은 제한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단순히 경제학적 이론으로 대입할 수 있는 합리성을 포기하는 대신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자신이 손해를 보는 불합리성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먼저 경제학적 이론으로 단정될 수 없는 인간의 超복잡다난한 심리이 먼저이기 때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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