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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ㅣ 프리미엄 세계 명작선 1
안네 프랑크 지음, 한상남 엮음, 이주현 그림 / 지경사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의 일기는 단순한 개인의 일기가 아니라 역사적 기록이 되기도 한다. 안네 프랑크(Anne Frank) 바로 그녀의 삶이, 그녀의 하루 하루에 대한 흔적이 바로 역사이자, 세계인들에겐 희망과 용기의 상징인 것이다.
1942년 13세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이 이토록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리며 그들의 뇌리에 기억되리라고 안네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있었을까. 1942년 6월 12일은 안네가 태어난 날이면서 그녀가 선물로 받은 그녀의 일기장에 <안네의 일기>를 쓰기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 우리 나이로 치면 겨우 열 세살의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현실 속에서 그녀는 2년이 넘는 기간동안 일기장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독일군을 피해서 은신처에서 살아가면서 그속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안네는 자신들에 비해 독일군에 끌려 수용소로 끌려가는 유대인들의 삶과 그들의 고통을 위해서 기도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자신의 비밀과 자신의 마음 속 고민와 아픔, 당시의 상화 등을 포함한 이야기들이 그녀의 일기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가장 행복했을 순간에 받은 일기장이 그녀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다는 점이 동시에 애석해지기도 한다. 책장 뒤에 가려진 은신처에서 안네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녀의 일기장 속에서나마 그때의 심정과 상황들을 엿볼 순 있지만 우리가 이제는 알고 있는 나치군들의 만행을 생각했을 때 결코 그 순간들이 쉽지는 않았을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티라고 이름붙인 자신의 일기장에 좌절과 포기의 모습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실제 그녀는 그곳에서 자유를 동경함과 동시에 언젠가는 행복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후일 유일한 생존자였던 그녀의 아버지에 의해 안네의 일기가 책으로 출간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졌을 때 사람들은 단순한 감동만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곳에서 13살 소녀의 꿈과 희망, 지극히 혼란스럽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의연하고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마음먹고 노력하려고 했던 그녀의 영혼을 만났을 지도 모른다.
반세기가 흘러 지금은 그때의 사건들이 점차 잊혀져 가고 있는, 어쩌면 그때의 사건들을 알지조차도 못하는 우리의 13살 즈음의 아이들에게 우리가 <안네의 일기>를 억지로라도 읽히려는 이유는 아마도 사진 속 안내의 웃음을 우리아이들이 배우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고통과 아픔을 전혀 모르는 천진난만한 표정의 안네에게서 그녀의 일기가 어떤 의미로 지금의 우리에게 다가오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안네의 일기>를 읽고 그녀의 무덤을 찾아 추모를 하는 것 역시 우리가 결코 그녀를 잊지 않겠다는, 그녀가 꿈꾸던 자유에 대한 희망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