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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스토리 靑
노하린 지음 / 서울문화사 / 2011년 6월
평점 :
얼마 전 매스컴에서 한 정치인의 도서 출판회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항간에서는 선거를 염두에 둔 사전 선거 운동이라고 말하기도 했고, 실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법 위반인지에 대해 조사를 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솔직히 이 책을 처음 보고선 김문수 경기 도지사 역시도 대권을 의식한 자기 홍보용 사전 선거운동의 일환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누가 뭐래도 그는 현재 여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자 중의 한명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제목에서 다시 한번 나의 이런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靑"
난 이 漢字 한자를 두고 청와대를 떠올렸다.
그래서 이젠 뭐 대놓고 나 청와대 갔겠다 뭐 이런 말인가?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물론 나의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근데 이런 생각 과연 나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해본다.
그러면서 동시에 궁금했다.
그의 행보가 이렇듯 사람들의 입과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알고 있던 김문수는 2010년 야권 통합 후보이자 노풍의 유시민 후보를 상대로 경기도지사로 재선한 정치인 정도였다.
그래서 그의 인생에 대해 알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그가 과연 대권 주자로 나설지 아닐지는 추후의 문제지만,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경북 영천의 몰락한 양반의 자제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가족의 일보다 문중의 일에 더 발벗고 나서는 종손 아닌 종손이였고, 당연히 집안의 경제적인 문제나 7남매를 키우는 일은 오로지 김문수 도시자의 어머니 혼자 몫이였다.
그의 집안은 어려웠다. 지금의 그의 모습을 보면 정말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이 어울릴만큼 극빈층이였다고 봐도 좋을 만큼 정말 지독히도 어려웠다.
가난에 대한 열등감과 좌절을 느껴 보았던 그 시절의 경험이 어쩌면 그의 인생 경로와 인생관을 결정짓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가 노력 끝에 서울대에 합격했을 때 문중에서는 말 그대로 잔치 분위기였다.
문중 어른들은 그가 문중을 일으켜 세울 인물이라고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출세와 영화가 보장된 길을 택하는 대신 노동자의 삶을 택했다.
대학도 여러 사회 운동과 노동운동으로 두번이나 제적을 당했고, 수배자 생활 때문에 숨어 사는 도망자 신분일 때도 있었고, 잡혀서 말로 표현 못할 고문과 고초를 겪기도 했다. 결국엔 투옥도 당해서 인간 이하의 비참하다는 말로도 표현 못할 생활도 견뎌야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부모님을 먼저 떠나 보내야 했고, 형을 잃었으며, 자신의 가정을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고, 하나뿐인 딸과 함께 있어 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결코 자신의 신념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가 재야활동을 거쳐 처음 제도권으로 발을 들였을 때 많은 재야인들과 운동권 동료, 선후배들이 그를 변절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이 변했기에 변화된 세상에서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대한민국의 모습을 실현하기 위해서 그 방법을 달리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선택에서 신념을 잃을 것이 아니기에 주변의 비난을 견녀 낼 수 있었고, 참아 낼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당시 대통령이던 김영삼 정권에 입당하여 그후 3선 국회의원을 거쳐 경기 도시사를 두번 거치는 동안 자신의 신념에 맞게 정직하지 않은 거래는 하지 않았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자 노력했다.
그가 그토록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모두들 그의 진정성을 꼽는다.
처음 그를 보는 눈빛은 모두가 그냥 일회성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꾸준히 그리고 계속했다.
누가 뭐라던 진지하게 일관되게 노력하고 애썼다.
그 노력의 힘이 그에게 보상한 것이다.
아니, 그의 진정성을 부천 시민들이, 경기도민들이 알아봐 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목에 왜 "靑"이 들어 갔는지를 알았다.
그의 인생이, 그의 삶이, 그의 정치가 바로 "靑"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에 대해서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같이 비리, 부정, 부패 등이 판을 치는 정치판에서 그의 모습은 신기할 정도다.
그가 대권 주자로 나온다면 어떻게 될지 난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그와 같은 "靑"이 어울리는 정치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은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