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마리 개미
장영권 옮김, 주잉춘 그림, 저우쭝웨이 글 / 펜타그램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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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기전까지는 개미라는 단어로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라는 책이 떠올랐다. 하지만 난 이제 이 책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처음 책을 받은 순간 느낀 점이라면 이 책은 마치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제본된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책의 표지나 디자인을 통한 느낌이 개인 소장하기 위해서 주문의뢰하여 제작된 책인 것인 것 같은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흔히 요즘 힘없는 비주류를 대표하는 단어가 개미다.

 

이 책은 물론 그런 의미에서 쓰여진 책은 아니다. 하지만 묘하게도 요즘 전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한 실업인구가 증가하면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중국의 젊은 세대를 대변한다고 하여 더욱 유명해진 책이기도 하다.

물론 책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나는 한 마리 개미>라는 말이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데도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우리들의 눈으로 볼 때는 그저 한낱 곤충에 불과한, 무리 속의 하나의 점마냥 비춰지는 개미도 분명 모두 각각의 개체로서 인식되어 질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관점을 저자는 우리들에게 인식시키고 있다.

 

마치 아이들의 동화책 같은 무수한 여백이 상당히 인상적인 책이다.

실제 보통의 일개미의 크기를 그대로 그려낸 나머지는 거의 여백이고,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실생활에서 누군가의 배경이고, 어쩌면 그보다 못한 여백으로 밖에 인식되어지지 않았던 우리의 삶을 그려낸 것 같아 쓸쓸하면서도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개미의 눈높이에서 시작된다. 개미라는 개체의 감정과 시선을 따라서 마치 인간의 인생을 표방한 듯한 그의 인생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책 한가득 여백 속에 자그마한 개미 한 마리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하단에 적혀 있는 글 또한 여러 감상에 젖게 한다.




가끔은 누군가에게 밟힌 뻔한 위험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그 모습이 사뭇 비장하다.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이 결코 현명한 길이 아님을 알고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도 하는 개미의 인생에서 그보다 더 공감가는 우리내의 인생까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넓디 넓은 여백 속의 작은 자신의 모습만큼이나 춥고 외로웠던 개미 한 마리가 여러 과정을 걸쳐서 혼자라고 결코 외롭지만은 않다는 나름의 깨달음을 얻어가는 그 과정이 인간의 모습과도 대비되는 것 같아 담담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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