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의 심리학 - 화가들의 숨겨진 페르소나를 심리학으로 읽어 내다
윤현희 지음 / 문학사상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명 화가들의 작품들 중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은 확실히 다른 작품들과는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어느 시점, 어떤 순간, 어떤 모습으로 그렸는지에 따라서 당시 화가가 처했던 상황이라든가 심리적인 상태 등도 함께 알아볼 수 있고 그런 사실적인 내용들이 과연 그림 속에는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화상에 얽힌 심리를 다룬 책, 『자화상의 심리학』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였던 자화상의 주인공은 빈센트 반 고흐와 프리다 칼로이다. 두 사람만큼 살아생전 절망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이 있을까 싶다. 반 고흐가 살아생전 내내 정신적으로 불안한 심리를 보이며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프리다 칼로의 경우에는 주변인들로 인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고 그 모습을 어떻게 보면 가장 적나라하게 자신의 작품으로 그려낸 사람이기 때문이다. 

 

 

책을 보면 역시나 두 사람의 자화상도 나오는데 그외에도 다양한 화가들의 자화상이 그려진다. 그중 얀  반에이크는 확실히 그림 분위기가 독특하다. 인물들의 모습을 마치 사진 같이 그려내는데 색감도 상당히 강렬해서 눈길을 끈다.

 

그중에서도 1498년 완성된 이탈리아 방문을 기념하며 그린 자화상은 굉장히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차림새에 시선을 이쪽으로 돌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 이런 그림들에도 여러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화가에게 있어서 그림은 단순한 표현의 장이 아닌 자신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백 마디 말이 아닌 한 장의 그림으로 곳곳의 여러 장치를 활용해 보여주는 중요한 매개체라는 생각이 들게하고 어떻게 보면 이런 메시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보통의 작품이 아닌 자화상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리고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였고 동시에 눈길이 갔던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이였는데 보통 고흐의 자화상하면 마치 요즘의 증명사진처럼 캔버스 가득 고흐의 얼굴이 들어찬 그림들을 떠올리게 될텐데 이 책에서는 자화상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자신의 전체 모습을 담아낸, 그리고 자신이 화가라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한 그림 한 점이였다. 

 

「타라스콩으로 가는 길 위의 예술가」라는 제목의 1888년 작품으로 화구를 어깨에 메고 손에는 캔버스와 도구를 들고 모자를 쓴채 걸어가는 모습인데 자신의 직업이 화가라는 것으로 고스란히 보여주는 그림으로서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것 같아 그가 이런 자화상을 그렸다는 점이 흥미롭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마치 위대한 화가라기 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어느 이름없는 화가가 지나가는 순간을 사진으로 포착한것 같은 묘한 느낌도 들어 계속해서 그림을 들여다보게 된다. 고흐는 이 그림을 그리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고나 할까...

 

그림이란 모르고 봐도 크게 문제는 없다. 자신만의 감상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때로는 그 림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보면 그렇지 않았을 때 발견하기 힘들었을 부분들이 그림속에서 보여지기 마련이다. 많은 주제의 그림들 중에서도 자화상은 가장 그런 작업이 필요한 그림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되면서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남긴 자화상을 통해 그속에 그들이 무엇을 담아내고자 했는지를 만나보는 흥미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