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비든 앨리 - 골목이 품고 있는 이야기
전성호 외 지음 / 바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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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시 골목을 걷는다는게 요즘 같은 때에는 다소 안전에 우려되는 부분도 없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도 골목에는 그 동네의 정취, 진한 생활감, 때로는 변화하는 시간 속에서도 정체된듯한 분위기가 있기도 해서 골목 한 블럭만 들어가도 마치 도심과 단절된 듯 새로운 세상으로 온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그리고 걷는 걸 좋아하다보니 더욱 궁금해졌던 책이 『포비든 앨리』이다. 이 책은 외국인 사진 작가와 방송국 PD가 합작해 만든 부산 MBC 다큐멘터리 〈포비든 앨리〉를 책으로 담아낸 것이다. 

 

방송을 본 적은 없는데 외국인 사진작가의 눈에 비친 한국의 골목은 어떤 모습일까 사뭇 궁금해지기도 한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유럽의 골목은 정말 걸어보고 싶을 정도로 풍경이 참 아름답고 고즈넉해 보이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외지인의 이런 생각과 일맥상통하지 않을수도 있으니 말이다. 

 

책에서 담고 있는 도시는 부산을 필두로 서울, 대전과 청주, 경주, 광주, 제주, 목표이다. 책에 소개된 골목에는 대로변의 큰 길에 비해 덜 주목받는, 어쩌면 이제는 잊혀져 가고 있고 아니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숨겨진 역사가 있었다. 그리고 시대의 애환이 있었다.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조차 어쩌면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는 골목이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인데 여전히 그곳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누군가에겐 생활의 터전일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겐 일생이 녹아들어 있는 공간이기도 한 골목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울의 종묘와 지금 경주의 가장 인기있는 스팟일수도 있는 황리단길이 궁금해진다. 경주를 여러 번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못갔는데 딱 그 시기 동안 이 길이 유명해졌으니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탓이다. 

 

일제시대의 잔재이나 우리의 한 역사를 담아내기도 한다는 점에서 철거와 존치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오기도 하는 적산가옥도 있다. 생활감이 묻어나는 골목도,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골목도, 이제는 문화의 공간으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골목도 있다. 

 

각기 다른 모습의 골목이지만 그속에 공통적으로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리고 이런 골목의 모습은 무려 130여 점의 사진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과 공유되는데 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여 직접 못 가본 공간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볼 수 있었던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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