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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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스펙와 재력이 어느덧 부의 대물림이라는 이름으로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생겨나게 만들었고 소위 집안의 능력이 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는 출발선에서부터가 차이가 난다.

 

정말 특출난 재능이 있다면 모를까? 그저 노력만으로도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제대로된 자리 하나 잡기도 힘든 요즘 『아무렇지 않다』를 보면 정말 아무렇지 않아서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라 스스로 괜찮다 위안을 삼는게 아닐까 싶어 씁쓸해진다. 작품 속에는 3명의 여성이 나온다. 프리랜서 작가, 대학의 시간강사, 그리고 화가까지.

 

 

프리랜서 작가 김지현은 다른 사람의 작품에 그림을 그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목표는 자신의 이름이 인쇄된 책을 쓰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러한 가운데 분명 그림은 자신이 그렸는데 출간된 책에는 글작가의 이름만 새겨져 있고 출판사는 계속해서 그림에 대한 지적재산권 양도 계약서에 넣는다.

 

『구름빵』작가님의 어찌보면 황당하고 억울했던 사건이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직은 입지도 약하고 경제적으로 어렵고 또 다른 작가들과도 다 그렇게 계약을 한다며 설마 자신들이 지현의 그림을 다른 용도로 쓰겠다는, 만약 지적 재산권 양도 조항을 빼면 계약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는 결국 지현을 현실에 굴복하게 만드는 듯 하다.

 

그러나 서점에 본 예전에 만난 적 있던 한 작가의 출간도서를 보고 더이상 자신이 그린 그림이 자신의 이름을 붙이지도 못한 채 출간되는 일은 하지 않기로 한다.

 

 

시간강사 강은영은 석사 출신이다. 외국 유학도 다녀오지 않았고 박사학위도 없다. 게다가 집안 사정이 어려워 공부와 아르바이트, 학자금 대출로 석사도 겨우 마친 경우라 박사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아무리 강의를 잘하고, 이런 이유로 학교에서 표창장을 받아도 교수 채용은 힘들어 보인다.

 

게다가 새학기 그동안 맡던 강의까지 하지 못하게 되면서 경제적 상황이 곤란해지자 결국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게 되는데...

 

화가인 이지은은 원래를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어 전업화가가 되었지만 늘 특선만 할 뿐 딱히 수상 경력이 없어 보인다. 재료비도 만만치 않은데 집에서는 돈을 보태달라는 전화가 수시로 걸려온다.

 

예술인 창작지원금을 신청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 지은은 결국 경제난에 아르바이트를 알아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결국 지은은 고민한다. 회사를 그만둔게 옳은 선택이였는지...

 

세 작품 속 여성들은 불안한 경제 상황에 놓여 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 비록 여성으로 그려지곤 있지만 꿈과 현실 앞에서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인물의 표상 같다. 어떻게 보면 과연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진짜 나에게 능력인지, 아니면 괜한 미련으로 붙잡고 있게 하는 것인지 고민할 수도 있을것 같다.

 

그나마 김지현의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자신의 책을 출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끝나는 경우라 응원하고 싶어지고 이지은은 결국 현실에 굴복한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화가라는 꿈이 직장에 다닌다고 못 꿀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강은영의 상황이 참 안타까운 가운데 어떻게 보면 자신이 가진 능력치보다 여러 분야의 만연한 인맥, 부모덕이 작용하는 현실을 담아내기도 한것 같아 한편으로는 읽고 나서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절대 사이다일 수 없는, 절대 아무렇지 않을 수 없는 그런 현실의 한 면을 보게 된 작품이였던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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