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신서경 지음, 송비 그림 / 푸른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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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지구에 대해 그려낸 영화를 보면 디스토피아 상황의 내용도 결론은 희망적이라는 것. 어쩌면 인간이 어떠한 상황 속에서 그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자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실제로 지구가 멸망하는 상황이 온다면 과연 무엇이 가장 크고 직접적인 원인이 될까 싶은 궁금증이 솔직히 더 크다.

 

영화 같은 이야기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외계인의 침공도 있고 행성과의 충돌, 아니면 지구온난화에 의한 서서히 죽음에 이르거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죽음까지... 참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이번에 만나 본 책은 이 모든 예상을 뒤엎고 지구가 스스로 멈추는 상황에 의해서 지구의 멸망이 일어나고 이때 살아남을 인구의 비율은 단 3%다.

 

한편으로는 그 3% 안에 어떤 사람들이 속할지는 나오진 않지만 현재의 인구수를 생각하면 결코 적은 수는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 책은 현재의 우리나라. 지구 멸망이 6일 정도 남은 상황이다. 지구 내부 물질 순환의 멈춤으로 지구를 둘러싼 자기장이 사라지면 인간은 보호막이 사라져서 엄청난 자기장과 방사능을 수반한 태양풍을 맞이하게 될 (p.10)것이라는게 설정이다.

 

이 가운데 먹방 BJ인 봉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아인것 같은 봉구가 어차피 죽을 수 밖에 없다면 남은 시간까지 먹고 싶은걸(맛있는 걸) 먹겠다는 생각에서 구독자가 보든 아니든 자신만의 방송을 하게 되는게 그 과정에서 학창시절 좋아했던 반장 하니를 만나고 조폭이라 생각했던 이웃과 친해지고 지구 종말 상황 속에서도 3%는 살아남는다고 하니 보험을 팔러 다니는 영숙 씨, 그리고 자신의 먹방에서 말 다툼을 하다 현실에서 한판 붙자고 했던 유저까지 자신이 집으로 초대해 그야말로 최후의 만찬을 즐긴다는 이야기다.

 

스피노자는 지구가 멸망한다면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지만 봉구는 어제보다 맛있는 사과를 먹겠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게다가 자신이 초대한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음식을 만들어 어떻게 보면 일주일 전까지 낯선 남이나 다름없고 동창이긴 했지만 연락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한 끼 식사를 하며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는 이야기.

 

과연 다음 이야기가 더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등장한 남자(봉구의 동창회 때 나왔던 남자 같다)의 등장과 멸망의 시간을 지나 다시 시작되는 삶을 보면 왠지 더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흔히 가까운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면 밥 한끼 먹자라고 이야기하는데 이 책은 한 끼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가 생각보다 크구나 싶어 인상적인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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