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 그래픽노블
머라이어 마스든 지음, 브레나 섬러 그림, 황세림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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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빨강머리 앤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소위 말하는 나의 최애 캐릭터이다. 어릴적 TV 만화로 보았던 <빨강 머리 앤>이 내 눈에 참 멋져 보였던 것이다. 보통 그 당시의 여자 주인공은 예쁘고, 게다가 공주님 같은 옷을 입고 멋진 집에서 살았다. 아니면 능력이 뛰어나 지구를 구하거나.

 

그런데 앤은 일단 고아다. 또 드물게 빨강 머리에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고 본인의 꿈을 이루지만 그것은 뭔가 위대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노력을 통해, 스스로의 노력으로 주변의 편견을 깨트리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킨 인물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앤이 좋았다. 누군가는 그녀를 지나친 몽상가라 할 지도 모르지만 앤은 누구보다 긍정적이였고 자신의 꿈과 목표가 있었고 실제로 노력 끝에 쟁취했다.

 

농장일을 도와 줄 남자 아이가 필요한 매슈와 마릴라 남매 집에 어떤 오류에서인지 여자아이인 앤이 도착한다. 처음에는 돌려보내려 하지만 결국 앤은 자신이 첫눈에 반한 초록지붕 집에 남게 된다.

 

지나친 상상력은 지극히 현실적인 마릴라의 눈에 뜬구름 잡는 아이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실수 연발에 주변을 당혹하게 만들기도 한다. 평생의 벗이 된 다이애나를 취하게 하기도 하고 목사님 부부를 초청한 자리에 음식을 잘못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에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알고 누구보다 주변 사람들을 소중하게 대한다. 또한 자신과 싸운 길버트와의 인연도 지금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오히려 못 살게 구는 그 또래 아이들의 엉뚱한 마음의 표현이지 않았을까 싶다.

 

문학 소녀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그래서 누구보다 아이들을 잘 가르칠것 같은 교사가 된 앤은 무뚝뚝한 매슈와 다소 냉정해 보이던 마릴라까지 변화시키며 비록 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온전히 가족의 형태를 띄며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그래픽노블로 다시 태어난 『빨강 머리 앤 그래픽노블』은 빨강 머리 앤의 감동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다만, 앤이 조금 못 생기게(?) 그려져서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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