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크러시 1 - 삶을 개척해나간 여자들 걸크러시 1
페넬로프 바지외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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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간다는 것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너무 거창하게 들리지 않나 싶기도 하겠으나 여전히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데 있어서 어떤 걸림돌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면 아마도 『걸크러시』 시리즈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나 이 책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젠더교육이나 페미니스트와 연결지어서 읽어봐도 좋을 것이고 '걸크러시'라는 제목처럼 어쩌면 여성들이 더 그녀들의 삶에 주목하고 또 그들의 도전정신에 감탄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꼭 여성/남성으로 나눠서 누군가의 특정 이야기로 구분짓기 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삶을 살았던 한 사람의 인생으로서 접근하는 것이 어쩌면 진짜 젠더 감성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최근 이런 화두들로 인해서 사회가 극단적인 대립을 하기도 하고 마치 여성과 남성의 생각은 공존할 수 없는 것마냥 극과 극으로 치닫는것 같아 안타깝기도 한데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1권에 소개된 걸크러시의 주인공은 모두 15명이다. 이들 중에서는 겉모습은 남자로 태어난 그 이외의 모든 것은 여자였던, 그래서 자신이 가진 자신의 내부에 자리한 정신의 괴리에서 오는 고통을 겪다. 덴마크로 옮겨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해나갔던, 그래도 지금에서라면 덜 충격적였겠으나 확실히 그 시대에서는 세간의 흥미로운 관심거리였기에 더 힘들었을지도 모를 크리스틴 조겐슨도 나오고 무민 엄마로 불리며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생애에 걸친 철학과 행복을 고스란히 담아냈던 토베 얀손도 소개된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뛰어난 교육을 받아 능력면에서도 남자 못지 않았으나 그에 따른 최고의 자리가 후궁이였던 무측천이 결국 자신의 왕조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은 역사적으로 해석이 다를 수 있기에 이를 두고 개척자나 걸크러시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분명 계속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자신의 개인적으로 보나 사회적/역사학적으로 충분히 그 분야의 개척자로 불리면서 여자가 더 열광하는 매력을 선보이는 걸크러시의 전형 같은 인물들도 나오는데 이 책의 부록으로 함께 온 브로마이드의 주인공이기도 한 개인적으로는 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 '인어가 된 소녀' 편의 '애넷 켈러먼이였다.

 

6세에 척수성 소아마비에 걸려 무거운 보조 기구까지 착용해야 했던 그녀는 의사의 권유로 근력을 키우기 위해 수영을 하게 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훗날 지역 수영대회의 자유형 챔피언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게다가 영국해협 횡단을 세 번이나 도전했고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한 스포츠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고 그 당시로서는 혁신적이게도 여성용 수영복을 연구하고 직접 만들어 입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재판까지 받았지만 이는 오히려 그녀의 수영복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삶은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자신의 신체적 아름다움을 책으로 쓰기까지 해서 인기를 얻었으며 어린이 책도 썼고 89세가 될 때까지 수영을 했다고 한다.

 

애넷은 단순히 세간의 미의 기준에 의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건강한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더 중요시 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더 의미가 있었고 그 당시 여성이기에 하면 안된다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 오히려 여성에게 자신의 몸을 해방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것이다. 어찌보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탈코르셋의 시초가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이외에도 특이한 외모(털이 나는 여자)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당당히 보이며 누구보다 인생을 즐겁게 살았던 클레망틴 들레, 모두가 예뻐보이려 할 때 오히려 무서운 역할에 자신이 제격이라는 것을 알고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배우 마거릿 해밀턴(실제로 그녀는 오즈의 마법사에서 마녀 역활을 통해 미국 영화 연구소가 뽑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인 캐릭터 4위에 선정되었다-참고로 1위부터 3위까지는 한니발 렉터, 노먼 베이츠, 다스베이더라고 한다)의 사례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독재에 맞서 싸우다 생을 마감했던 도미니카 공화국의 마리포사 자매, 무용가로서의 삶을 살았으나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미국을 떠나 정착한 프랑스에서 나치 점령 이후에는 레지스탕스의 비밀 정보원으로 활동했고 해방 후에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공군 여군 소위라는 훈장을 받기도 했으며 고아들을 보살폈던 조세핀 베이커의 이야기도 나온다.

 

마틴 루서 킹의 편에 서서 공민권운동과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했던 그녀의 삶은 훗날 금성에 있는 분화구 하나에 이름이 붙여졌을 정도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상과 같이 (세부적으로나 몇몇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차별과 사회적 냉대, 남들과 달랐던 것에 오는 결핍과 아픔 등을 경험했던 사람들이였기에 누구보다 그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 대해 동변상련의 마음이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가진 힘을 스스로를 위해서만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쩌면 진정한 개척자 정신을 가졌고 또 한편으로는 걸크러시의 면모를 보이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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