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이름으로만 보면 백가지 물건, 많은 물건을 파는 가게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
백화점은 호화로움과 일맥상통하게 되었는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최근 서점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리버커 에디션으로 원래 두 권으로 나눠져
있는 것을 한 권으로 합본해놓았다는 점도 좋고, 2권이였던 도서가 19세기 유럽의 모습을 살짝 담아두었다면 합본된 리커버북은 금빛과 연보랏빛을
적절히 사용해 백화점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아주 잘 어울려 오히려 지금 도서가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출간되는 소설들을 덜한 편이나 개인적으로 프랑스 고전문학은 난해하게 느껴지는 면이 많은데
이 책은 프랑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에밀 졸라라는 프랑스 문학의 거장이 선보이며 또 19세기 유럽의 문화, 사회, 풍속도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사실 우리나라에 백화점이 언제 최초로 개점했는지도 모르는데 유럽이라고 다를까마는 130여 년 전의 파리에
존재한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어찌보면 백화점이라는 거대한 무대장치가 주인공이고 오히려 그속에 있는 사람들이 조연처럼 느껴질 정도로 책
속의 백화점은 단순한 배경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책의 마지막에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다는 봉 마르셰 백화점의 당시 풍경이라든가 여러 부서의
직원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상당히 신기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상업주의, 자본주의의 상징은 자유무역 그리고 자유로운 상거래에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제 스무 살이 된 드니즈가 남동생들과 함께 파리로 올라와 어쩌면 큰아버지의 직물 전문점의 경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백화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곳을 찾는 많은 여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은 그녀가 처한 상황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더욱이 어쩌면 지금의 명품숍 같은 화려함이 넘쳐나는 공간 속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 그들
중 한 사람이기도 한 드니즈가 허영심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모습은 유지하는 것은 더욱 그녀를 눈에 띄게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영국에서는 BBC ONE에서는 드라마로 제작해 방영된 바 있기도 하고 국내에 DVD로도
출시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했을지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