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집어든 이 책의 사진 - 정확하게는 각종 생선들의 회 사진 - 에 끌려 한 페이지, 두 페이지 읽다가 구매를 결정한 책이다.  산 다음날까지 한숨에 다 읽어버렸다.  그 정도로 어렵울 것은 별로 없는 책이고, 다만 사색을 원한다면 조금 더 천천히 마치 '빨간 양철지붕 아래'를 읽던 느낌으로 읽으면 좋겠다.   

한창훈님은 정말 다양한 인생을 경험하고 지난 4년전부터 낙향하여 고향인 거문도에 정착하여 낚시와 저술로 소일하는 전업작가인데, 독특하게도 본인을 '생계형' 낚시꾼이라 칭한다.  즉 잡아온 것, 정확하게는 죽인 것은 모조리 다 먹어없에는 것이 본인의 낚시법칙인데, 일견 매우 합리적이고 포식적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생명에 대한 그의 외경심을 볼 수 있다.  먹지 않을 것은 잡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는 것이 결국 그의 법칙일진데, 우리의 생명유지를 위해 보시하는 각종 생물에 대한 큰 고마움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한국에서 널리 먹히는(?) 대표적인 어패류와 해초들을 다루는데, 도입부마다 자산어보의 글로 간략한 소개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독특하다.  어떻게 보면 진정한 의미의 실사구시라는 생각도 좀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한창훈 이라는 작가에 대한 궁금증도 많이 생긴다.  리스트를 찾아 보았더니 상당히 많은 글을 써오신 듯 단행본으로 나온 책/글 외에도 각종 문학상 모음집에도 이름이 올라가 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내가 모르는 책/작가도 부지기수로 많은 듯.  하나씩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거문도에 가서 그와 낚시를 하고 그 자리에서 회를 떠 소주를 한잔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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