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떤 글을 읽다가 기 드보르의 <스펙타클의 사회>의 한 구절을 읽었다. 내용이 음미해볼만한 부분이 있어서 몇 번 그 부분을 반복해서 읽다가, 예전에 여러 글에서 이름과 간단하게 요약된 내용만 접한 책이어서 이 참에 한 번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알라딘과 여러 다른 인터넷 서점을 뒤져 보았는데, 싸그리 절판이다. 요것봐라, 싶어서 검색 안테나를 총동원하여 여러 인터넷 중고서점과 헌책방 검색사이트를 뒤져보니 원래 책 가격인 6,800원의 4-8배 정도인 최저가 24,000원에서 49,000원 정도 사이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듯 하다. 절판된 책의 가격이 원래 가격의 수배로 뛰는 것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나, 막상 읽으려고 생각한 책이 이러고 보니 '깊은 빡침'이 생겨 중고책이라도 살까 했던 마음을 접고 알라딘에는 재출간 알림 신청을 하고, 여러 가까운 도서관을 뒤져 보다가 잠이 들었다. (덕분에 좋은 다른 정보를 하나 알게 되기는 했다.) 

 

오늘 낮, 멍하니 있던 도중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그래 밑져야 본전이지 싶어, 출판사인 '현실문화연구'에 전화를 걸어 책에 대해 문의했다. 그러니 왠걸, 직원이 재고가 있으며 구입에 문제가 없다지 않은가. 그래서 인터넷 서점에 모두 절판인걸요, 했더니 자기가 인터넷 서점에 조치하고 다시 전화를 준댄다. 잠시 후에 다시 걸려온 전화에서 하는 말이 이게 출판사 저작권이 만료되어 서점을 통해서 팔 수가 없댄다. 그럼 아무튼 책은 있다는 건가 싶어서 개인적으로 읽으려고 하는데, 한 권만 보내줄 수 없겠느냐고 하니, 그럼 택배비와 책값을 보내면 책을 보내주겠단다. 아싸라비야 싶어서 마음 바뀌기 전에 재빨리 입금.

 

그런데 오늘 저녁에 뜬금없이 알라딘에서 문자가 왔다. "알림 신청하신 <스펙타클의 사회>가 입고되어 판매를 시작합니다." 응? 싶어서 알라딘에 들어가보니 말 그대로 판매 시작. 근데 이상한 건 교보나 YES24는 아직도 절판이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다른 건 잘 모르겠고, 알라딘에서는 현재 기 드보르의 <스펙타클의 사회>, 이 책 구매 가능합니다. 혹시 읽으시려다가 중고책 가격을 보고 저처럼 '깊은 빡침'을 경험하셨던 분은 마음 바뀌기 전에 재빨리 구매하시길.

 

 

덧.

혹시 이 참에 사서 재테크 하시려는 분들은 제발 넣어두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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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3-03-2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 이곳저곳에서 '제목만' 들어봤는데 ^^
도서관에는 드문 책인가봐요. 검색 풀가동했는데 없네요.

2013-03-23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습니까 ? 전 중고가격 보고 신나서 잠을 못 잔 1인입니다.
다시 발매되면 안 되는데..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중고책 가격 시세 중 가격 대비 가장 비싼 책은 카메라루시다'였어요.
초판은 1700000인가 거래가 되더라고요. ( 아닌가 ? 제가 잘못 보았을 수도..ㅎㅎ )

맥거핀 2013-03-23 14:25   좋아요 0 | URL
제가 본의아니게 곰곰생각하는발님의 사업구상을 방해했군요.ㅋ 근데 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뭐든지 실물을 손에 쥐어야 안심하죠.ㅋ

저도 이것저것 검색해보다가 알게되었는데, 비싼책들이 참 많더군요. 옛날 라이트노벨이나 로맨스소설 같은 거 절판된 책들 중에 정말 비싸게 거래되는 것들이 꽤 있어서 놀람. 그래도 설마 170을 정말 실거래 목적으로..?

드팀전 2013-03-23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소식이네요.몇 달 전에 지하철에서 한 학생이 재본한 거 들고 다니는 거 본 적 있는데. 제가 본 책이랑 표지가 다르긴 합니다. 노란 색인데 언제 나온 건지.. 집에가서 한번 확인해봐야겠군요ㅎㅎ 토요일인데 인제 퇴근이네요.홍홍홍

맥거핀 2013-03-25 00:45   좋아요 0 | URL
오..드팀전님의 이름을 제 서재에서 볼 줄이야. 토요일날 이리 늦게 퇴근하셨는데, 일요일은 잘 쉬셨는지 모르겠군요.

저도 도서관에서 몰래 빼돌려서 제본이라도 해야되나 싶었는데, 뭐 이렇게 읽게 되어 다행입니다.

드팀전 2013-03-25 10:47   좋아요 0 | URL
즐찾이었는데...인사가 늦었습니다. 꾸버억.3월 마지막주가 시작되었군요.제가 사는 부산은 이번 주면 벚꽃 절정이 될 것 같습니다.

맥거핀 2013-03-25 15:04   좋아요 0 | URL
저도 드팀전님 즐찾이었는데, 저야말로 인사가 늦었습니다. 부산의 벚꽃은 역시나 좀 빨리 오는군요. 서울에는 아직도 멀어보이는데, 벚꽃이 찾아오면 가까운 여의도라도 나가봐야겠습니다.

넙치 2013-03-24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있어요, 라고 자랑고싶네요.ㅎㅎ
절판된 책을 구할 수 없을 때 찾아드는 의욕과 오기로 책을 손에 입수한 후 정작 그 책을 애타게 찾았던 게 소유욕 때문인지 지적 호기심 때문인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어요. 얼마 전에는 서점에서는 이미 절판이고 아트시네마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는 책을 냉큼 샀는데 그 책 제목도 기억이 안 난다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제가.ㅠ

맥거핀 2013-03-25 00:52   좋아요 0 | URL
으하하. 저도 이 책에 대한 넙치님의 리뷰를 이미 봤습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보려던 책의 몇 권에서 이미 넙치님의 리뷰를 몇 번 봤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그래요. 맞아요. 이게 일단 수집하고 나면 독서의 쾌감이 수집의 쾌감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면서 읽지도 않았는데, 이미 읽었다고 착각하는 책들이 태반이구요. 이거 병이죠, 병. 차라리 그돈으로 맛있는 거나 사먹었으면 살이라도 찌지...아트시네마에서 사신 건 스즈키 세이준 책? (저도 얼마전 영상자료원에서 비슷한 이유로 하길종 전집 샀는데 아직 하나도 안 펴봤음.-_-)

넙치 2013-03-26 14:38   좋아요 0 | URL
네, 스즈키 세이준 책 맞아요. 댓글 달고 책을 찾아봤어요.ㅋ 스즈키 세이준 영화는 거의 안 봐서 책이 무용지물일 듯;;;
전집을 지르시다니 통 크시군요.하하.

맥거핀 2013-03-26 18:16   좋아요 0 | URL
근데 전집이라봤자 달랑 3권이예요.^^ 그것도 뭐 할인받아 샀으니까. 원래 책 사는 목적이 안 보고도 본 척 하려고 사는 겁니다. ㅋ

cyrus 2013-03-24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 학기에 회화과 현대미술론 수업을 듣고 있는데(전공은 행정학입니다 ^^;;) 수업교재 내용 중에 드로브의 인용문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땐 드보르라는 이름이 생소했고 국내에 번역된 책이 있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마침 저의 궁금중의 답을 맥거핀님의 글에서 찾았네요 ㅎㅎㅎ 책이 또 언제 절판될지 모르니까 얼른 장바구니에 담아 봅니다. ^^

맥거핀 2013-03-25 00:56   좋아요 0 | URL
근데 왜 행정학 전공 학생이 회화과 수업을 듣나요? ㅋㅋ (저도 예전 학교 다닐 때 맨날 전혀 상관없는 타과 수업 듣고 그래서 동질감 느껴서 하는 말입니다. 교수님들이 그럴 때 묻는 거 짜증나지 않아요? 자네는 이걸 왜 듣나? 그럴 때는 교수님을 야릇하게 보면서 교수님이 좋아서요, 그러세요.)

뭐 cyrus님의 지식충족욕구에 조금이라도 부응했으면 만족합니다.^^ 졸업반이시라는 얘기 언뜻 봤는데 요즘 여러모로 정신없으시겠네요. 힘내세요.

아이리시스 2013-03-2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 저는 보고싶을 때 품절이면 맥거핀님 책을 빼았으면 되겠어...라고 안심. 제 사전에 품절될까봐 미리(!) 구입해놓는 그런 호사는 없으니까..

맥거핀 2013-03-25 17:39   좋아요 0 | URL
으하하..아이리시스님에게 양심껏 지인DC하여 두 배로만 팔겠습니다. 흠..그렇다면 저도 품절된 책을 읽고 싶게 되면 아이리시스님에게 연락을 드리면 되겠군요. 아마도 저보다는 품절책이 훨씬 많으실 듯 하니.

아이리시스 2013-03-25 20:05   좋아요 0 | URL
빼았으면 -> 빼앗으면

이봐이봐 맞춤법도 틀렸어.. 없을걸요, 품절책. 저는 이제부터 제대로된 책을 좀 사볼까 하는데요. 서른이전에 산 건 쓸데없는 책 뿐이에요. 진짜라니까요. 어쩌면 이렇게 심미안이 없어, 사람이!

맥거핀 2013-03-26 18:18   좋아요 0 | URL
그럼 이제 좋은 책 살 일만 남았군요. 쓸데없는 책을 많이 사봤으니 이제 안사겠죠.^^ 저도 잔뜩 있는 앞으로 절대 보지 않을 것 같은 책들을 알라딘에 팔아야지, 팔아야지 그러고만 있고, 결단을 못 내리고 있네요.

응..근데 '빼앗으면'이 맞아요? 난 몰랐음.

아이리시스 2013-03-27 20:36   좋아요 0 | URL
뺏으면이겠죠, 빼앗으면 자체가 이상한 맞춤법이긴 해요. 되게 많이 틀리는데 저는 항상 맞춤법 국어사전 검색해보는 버릇이 있어서, 공부도 해야 하고, 여러가지로 국어는 진짜 어렵죠. 예전에 KBS 입사할 때 필요한 거 있잖아요. 한국어인증시험. 무급이 나왔어요. 아니, 내가 한국어문학부에서 글쓰겠다고 문창과(국문과도 있었음)에 다녔는데 제일 하급도 줄 수 없다며 무급수를 주는데 어찌나 어이없던지요. 심지어 일본어도 급수자격증이 있었는데 으흙흙.

맥거핀 2013-03-27 23:24   좋아요 0 | URL
미안한데 조금만, 아주 조금만 웃어도 됩니까..? 무급, 이거 왜 이렇게 웃기죠. 근데 아이리시스님이 그렇다는 건 왠만한 한국사람이면 그럼 다 무급 나온다는 얘긴데..도대체 그럼 그 시험에서 급수를 따는 사람은 누군가요? 아나운서들? 그들도 그렇게 국어실력이 좋아보이지는 않던데.

맞아요. 국어가 조금 파고들면 어렵죠. 저도 국어교육 부전공해서 잘 압니다. 진짜 제대로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어려워지는 게 국어...

근데 말씀하신 '빼앗으면'을 생각해봤는데, '빼앗다'라는 말이 '뺏다'와 '앗다'가 합쳐진 말 아닌가요? 그러니 '빼앗으면'의 준말을 '뺏으면'이라고 봐야하는 게 아닐까..그러니 두 개 다 맞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확신이 없어요. 찾아봐도 마땅한 정답을 모르겠는데..)